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노1219 판결

주문

1.

제1, 2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2.

피고인을 징역 2년 4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주식회사 F(이하 '주식회사' 부분은 모두 생략한다)이 AS 및 L과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나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제1, 2 원심판결에 대하여)

원심의 형(제1 원심판결 : 징역 10월, 제2 원심판결 : 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상소권회복(제1 원심판결)

1)

기록에 의하면, 제1 원심판결의 원심법원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2021. 11. 11. 원심 판시의 형을 선고한 사실, 피고인은 위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된 후인 2023. 2. 21.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위 원심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상소권회복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이러한 사건의 진행 경위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제1 원심판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항소이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경우 항소심법원은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을 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제1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나.

경합범 처리 누락(제1 원심판결)

피고인은 2022. 9. 22.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 및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아 2023. 8. 22.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에 대한 제1 원심 판시 사기죄와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등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제1 원심 판시 사기죄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제1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

법령적용의 잘못(제2 원심판결)

1)

제2 원심은 2023. 1. 27. 자 및 2023. 2. 7. 자 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아, 도로교통법(2023. 1. 3. 법률 제19158호로 개정된 것, 2023. 4. 4. 시행) 제148조의2 제1항 제3호, 제4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런데 2회 이상 음주운전에 관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은 그 개정 전 규정(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되고, 2023. 1. 3. 법률 제19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2022. 5. 26. 자 위헌결정[2021헌가30,31, 2022헌가9(병합)]이 있은 이후 위헌성을 해소하기 위해 개정된 것으로, 도로교통법 부칙(2023. 1. 3.) 제1조 단서에 따라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인 2023. 4. 4.부터 시행된다. 그런데 위 각 음주운전 범행(혈중알코올농도 0.101%, 0.035%)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이 시행되기 전의 것이어서 위 개정규정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단순 음주운전 처벌 규정인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제2호 내지 제3호를 적용할 여지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을 적용한 제2 원심에는 법령의 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병합심리(제1, 2 원심판결)

피고인에 대하여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항소 내지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고, 이 법원은 대법원의 토지관할의 병합심리결정(2024초기866호)에 따라 위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제1, 2 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2 원심판결은 이러한 측면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마.

소결론

결국 제1, 2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되어야 할 것이나,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제1 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다음과 같이 살펴본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4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정상적으로 아파트를 분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토지를 편취하였고, 편취의 범의도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AT은 1997. 11. 7. 천안시장으로부터 천안시 서북구 G 등 지상에 H아파트를 건축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사업을 시행하였는데, 이후 사업시행자가 AT에서 F, S, AU 등으로 변경되었다. 이 사건 사업시행자는 2016. 7. 19. L로 변경되어 L이 위 아파트 건축을 마치고 2017. 12.29. 이에 대한 사용검사를 받았고, 피고인은 2017. 3. 22. 과거 이 사건 사업시행자였던 F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자이다.

❷ 피고인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F이 2017. 5. 12. AS과 사이에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이 H아파트 I호 및 J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피해자에게 분양할 권리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약정 체결 시점에 이 사건 사업시행자는 L이고 AS이 아니었으므로, AS이 단독으로 F과 사이에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어떠한 약정을 체결할 만한 지위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L의 대표이사였던 O은 당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AS과 L 사이에는 채권채무관계만이 존재할 뿐, AS이 이 사건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F과 AS 사이에 체결된 공동사업약정 제4항 역시 'F은 이 사건 사업에 대하여 분양 및 사전청약에 관한 권리를 최우선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AS과 L은 이에 동의하기로 한다'고 하여 L의 동의를 분양권 행사의 전제조건으로 정하고 있는데, O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위 약정서를 본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어서 L이 F의 분양권 행사에 동의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F이 AS과 사이에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에 기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할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AS과 O이 2018. 7. 6.경 O이 H아파트 중 140세대를, AS이 72세대를 각 나누어 가지기로 약정하였는데, 위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가 O에게 넘어가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하여 주지 못하게 된 것일 뿐, 피해자와 약정을 체결할 당시에는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였다. 살피건대 이 사건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에 의하면 L이 2016. 4. 26. AS과 AV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등기를 이전받은 후2018. 7. 6.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O에게 다시 이를 이전하여 준 사실은 확인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이전받을 당시에는 아직 AS과 O 내지 L 사이의 채권채무관계 등이 정리되지 않아 이 사건 아파트의 권리관계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었고, 피고인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피해자가 이러한 사정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조차 확인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를 이전하여 주지는 않았을 것이고,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와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가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권리관계가 복잡하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 사건 토지와 이 사건 아파트를 교환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라는 수사관의 질문에 '예, 그건 그렇습니다'라고 수긍하기도 하였다.

❹ 피고인은 F이 2018. 10. 1. L과 사이에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고, 피고인이 2018. 12. 10. L로부터 H아파트의 분양대행을 위임받은 M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를 피해자에게 분양할 권리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은 2018. 7. 6. 이미 L의 전 대표이사였던 O에게 이전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이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거나<1> M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고 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하여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보인다.

❺ 피고인은 2018. 6.경 이 사건 토지와 이 사건 아파트를 교환하자며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토지를 이전받았음에도 피해자가 2019. 5.경 피고인을 고소하기 전까지 '옥천에 있는 공장을 주겠다, 안성에 있는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주겠다'는 등의 말을 하였을 뿐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해 주지 못하였고, 2019. 11. 27. 피해자에게 피해 변제조로 5천 만 원을 지급한 외에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회복시켜주지도 못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한 항소는 이유 없으나, 제1, 2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이를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2>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제1, 2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범

죄전력]' 부분을 다음과 같이 고치는 외에는 모두 제1, 2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공통되는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5. 10. 16.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 10월을 선고받고 2015. 12. 19. 대전교도소 논산지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고, 2022. 9. 22.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 및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2023. 8. 22.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