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3. 8. 10.경 대전 유성구 C 소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의 지붕 물받이 일부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에서 추락하여 상해를 입은 사람이다(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피고는 위 건물에 거주 중인 자로,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08:53경 원고에게 파손된 물받이 사진을 첨부하여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수차례 통화를 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보낸 연락을 받고 D와 함께 현장에 방문하여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사건 사고 당시는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의 영향이 존재하였고 비가 내리는 상황이었다. 원고는 사다리에 올라가 물받이 일부를 제거하던 중 사다리에서 떨어져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증인 D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피고 사이 계약 관계가 성립되었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는 피고에게 소속된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태풍의 영향으로 위험 상황에서 원고에게 구체적 작업 요청을 하였고, 안전장비 및 보호조치 없이 작업을 지시하였으며 작업 중 현장을 이탈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위와 같은 과실로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거나, 적어도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도급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부담하는 도급인의 의무를 위반하였다(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중증 외상 및 사지마비의 상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지급책임을 부담한다.
판단
쟁점 및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 존부에 관한 판단
계약 체결 및 구체적 작업 지시 여부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물받이 보수작업을 도급받아 수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도급계약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즉,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증인 D의 증언 포함) 및 피고가 인정하고 있는 사정들, 즉, 피고가 원고에게 연락하고 통화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이 체결되거나, 계약 체결 후 구체적 작업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증인 D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이 체결되었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구체적 작업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할 뿐 아니라, 사고 당시 상황에 관한 진술 역시 그 객관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워, 다른 객관적 증거의 뒷받침 없이 그 진술 내용만으로 피고의 과실을 추단할 만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원고가 피고의 일용노동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는 자신이 피고에게 고용된 일용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사용종속적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이 소유한 차량을 이용하여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주하였고, D 역시 원고에게서 일당을 정산 받는 구조였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에 비추어 원고는 독립된 지위에서 사업을 수행한 자로 보일 뿐이다.
원고가 스스로 작업도구(사다리 등)를 준비하여 현장을 방문하고, 원고는 관련 분야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한 자로서 경험과 기술을 갖추고 있던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구체적 계약 사항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는 비전문가로서 작업을 의뢰할 지위에 있었을 뿐이었던 점 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구체적 과실 여부
설령 양 당사자 간에 단순한 작업 요청 또는 수리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접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물받이 제거 작업을 명확히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피고는 현장에 도착한 원고와 잠시 대화한 후 현장을 떠나 있어 작업 당시 이에 관여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바, 피고의 주장에 반하여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
원고는 원고가 스스로 사다리를 설치하고 올라가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기상 상황에 유의하고 작업보조자를 두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관한 주장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볼 근거가 부족하고, 피고가 구체적 보호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위 가.항에서 든 각 이유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계약상 손해배상 책임 내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위 판단과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세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