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2. 19. 선고 2024노1438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전시 중구 B오피스텔관리단 대표로서 상시 1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오피스텔 관리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5. 1.부터 2022. 9. 3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C의2022. 5. 임금 3,200,000원을 비롯하여 총 14,4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 2022년 5월 3,200,000원, 6월 3,200,000원, 7월 3,200,000원, 8월 3,200,000원, 9월(2022.9.1.~2022.9.15.) 1,600,000원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과 사실에 의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B오피스텔관리단의 적법한 '관리인'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근로기준법에 따른 금품청산의무위반 범죄(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는 '사용자'를 주체로 하는 신분범이다.

②

피고인은 2022. 2. 25.자 임시관리단집회에서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나, B 오피스텔의 구분소유자들은 위 관리단집회의 결의의 하자를 문제삼으며 피고인의 관리인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C이 관리사무소장으로 임명되기 이전부터 피고인의 관리인 지위에 관하여 문제가 제기되어 대전지방법원 2022가합102684호로 임시관리단집회결의 무효확인의 소송이 제기되어 있었다. 위 법원은 2023. 9. 21. 피고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한 2022. 2. 25.자 임시관리단집회의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③

B오피스텔관리단은 무효인 위 2022. 2. 25.자 임시관리단집회결의 이외에 피고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한 적은 없다.

3.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은 2022. 2. 25. B오피스텔 관리인으로 재선출된 후 사실상 관리행위를 하여 왔으므로, 관리인 선임 결의가 무효라는 사후적 민사 판결과는 별개로 금품청산 의무위반에 관한 형사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집합건물법의 관리인 및 근로기준법에서의 사용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관계를 오인하여 무죄를 선고한 위법이 있다.

4.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가 정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고,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2)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여 퇴직한 근로자에게 금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위반하여 C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❶ B오피스텔 관리규약 제23조 제1항은 '구분소유자들은 상가 집합건물의 관리및 사용에 관한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한 관리단을 구성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26조 제1항은 관리단이 수행하여야 하는 사무로 관리규약에 따른 직원의 고용, 관리비 등의 징수 · 지출 · 적립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위 관리규약 제49조 제1항은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입되거나 해임된다'고 하고 있고, 제54조 제1항은 '관리인은 제26조 제1항의 관리단 사무를 집행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고 하고 있다.

❷ 피고인은 임시관리단집회에서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앞서 살펴본 관리규약의 내용에 따라 B오피스텔 관리단을 대표하여 관리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 실제로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관리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관리단의 책임과 권한을 실질적으로 수행하여 온 피고인은 사업경영 담당자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사용자에 해당하고, 사후에 피고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한 임시관리단집회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10392 판결 참조).

❸ 피고인은, C이 피고인이 아니라 피고인과 법적 분쟁 중인 관리위원회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인이 C에게 업무지시를 내리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C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B 오피스텔 관리규약 제76조 제3항은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이하 '관리사무소장'이라 한다)의 채용은 관리위원회 구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임명한다'고 하여 관리위원회를 관리사무소장의 채용 주체로 정하고 있고, B오피스텔 관리위원회는 C을 관리사무소장으로 채용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C이 실제로 관리사무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록 C이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은 적은 없으나 C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이는 피고인이 C을 관리사무소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였기 때문인 점, C은 B오피스텔 관리규약 제62조 제1호에 따라 관리인의 사무집행을 감독하는 관리위원회로부터 직접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관리위원회와 법적 분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C에 대한 임금 지급을 거절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