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2. 5. 선고 2024노2772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합계액 7,098,764원의 절반인 3,549,382원을 미지급한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부분(이하 편의상 '연차수당'이라 한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피고인만 위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다(피고인은 미지급유급휴일수당내역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하지 아니하였다). 이 경우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위와 같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도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과 함께 항소심에 이심되기 는 하나,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 · 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으므로 이 부분을 다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9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이유 무죄 부분은 사실상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연차수당의 절반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지급의무가 없는데, 피고인은 F 등 근로자 4명에게 연차수당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연차수당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3.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D에 있는 E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3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지2 표 기재와 같이 F 등 4명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합계 3,549,382원을 2022년 1월 또는 2월 각 임금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4.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로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등 참조).

2)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요지

원심은,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이 모두 격일제 근로자임을 전제로 ① 격일제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 1일을 사용하여 근무일과 다음 날을 연달아 헌 경우에는 2일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실제사용일의 2배수를 차감하여 잔여연차를 계산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상 타당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도 같은 계산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 ② 같은 이치에서 격일제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남은 잔여 연차1일당 미사용 수당은 '근무일 기준 통상임금의 절반'으로 산정함이 타당한 점, ③ 이는 격일제 근로자의 근무일 1일치 통상임금은 실질적으로 근무일과 근무일에 이어 헌 날을 합한 2일치 임금에 해당하기 때문이고, 만일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잔여연차 1일당 '근무일 기준 통상임금 전액'을 보상하게 되면 과다보상이 되어 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연차수당을 잔여연차 1일당 '근무일 기준 통상임금의 절반'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격일제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 1일을 사용하여 근무일과 다음 날을 연달아 헌 경우에 2일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실제 사용일의 2배수를 차감하여 잔여 연차를 계산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가)

당심 법원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수 산정 관련'에 대하여 '통상적인 격일제 근로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기존 행정해석에 따라 1근무일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청구시 2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차감하면 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산정 관련'에 대하여는 '통상적인 격일제 근로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유급주휴시간은 1근무일의 소정근로시간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으로 보아야 할 것임'이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나)

통상적인 격일제 근로란 24시간 연속근무를 2역일에 걸쳐 반복하여 근무하고 전일의 근무를 전제로 다음 날에 휴무일이 주어지는 형태를 의미하는데, 원심은 E 근로자들이 격일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원심 및 당심에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E 근로자들이 격일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통상적인 격일제 근로에 해당하지 않는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다)

그렇다면 F 등 근로자 4명에 대한 연차수당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의 절반인 4시간으로 계산해서 지급할 수 있는데, 피고인은 2022. 1. F에게 954,000원을, 김신희에게 1,060,000원을 각 지급하였고, 2022. 2. H에게 820,308원으로, I에게715,077원을 각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연차수당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라)

또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에게 근로자들에 대한 연차수당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서 연차유급휴가 차감 방식 및 연차수당 산정에 대한 합의 내용이 여러 차례 변경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감독관 J은 원심 법정에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1/2로 차감하여 지급한 것이 위법인지, 합법인지에 대한 행정해석이 현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원심 증인 J 녹취서 5면 참조)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는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피고인에게 연차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2)

다만 원심은 위와 같이 판단하면서도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산정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3,549,382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제출한 증제1호증(수당지급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산정한 연차수당 합계 3,549,382원을 해당 근로자에게 모두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나아가 원심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서 설령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에 잘못이 있다 하여도 이를 두고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의 '직권조사사유'에 해당되거나 같은 법 제364조 제2항의 '직권심판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대법원 1986. 7. 22. 선고 84도2248 판결 등 참조),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취지에 반하여 유죄로 인정할 수도 없다.

4.

결론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