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3. 10. 선고 2025노2463 판결

사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할 당시에 편취 범의가 없었고(사기죄 관련), 근로자 I의 사용자는 피고인이 아닌 J이므로(근로기준법위반죄 관련)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개월)은 너무 무겁거나(피고인) 가벼워서(검사)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 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상세한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에다가, 적법하게 채택되어 조사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거나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그러한 판단은 지극히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사기죄 관련

(1)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400만 원을 차용할 무렵, 피고인은 이미 금융기관에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그 채무 중 상당액은 이미 2019년경부터 연체가 발생한 상황이었으며, 신용점수 또한 321점으로 하위 3%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2)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변제할 수 있는지 여러 차례 확인하기도 한바, 만일 피해자가 위와 같은 피고인의 재정 상태 또는 신용점수를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400만 원을 차용한 후인 2022. 10. 중순경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으로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상계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공사대금채권의 존부가 객관적으로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곧 사기죄가 성립하므로(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등 참조), 설령 피고인이 사후에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은 이 사건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나)

근로기준법위반죄 관련

(1)

피고인은 수사 당시, I가 피고인의 사업장에 전속되어 근무하였냐는 질문에 "그건 맞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2)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B이 고철을 매도하면서 주식회사 K에 교부한'고철 매도내역'에 액산 180만 원, 인건비 1,000만 원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주식회사 B에서 I 등 근로자의 인건비와 절단작업에 필요한 액산 비용을 부담하되, 매수인인 주식회사 K로부터 받을 매매대금에 이를 포함해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1)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한 피해 합계가 2,700만 원에 가깝다. 이 사건 각 범행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여태 피해자들의 피해를 온전히 회복해 주거나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 피고인에게는 동종 전과를 비롯하여 다수의 범죄전력이 있다.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원심 판시 확정판결 전과의 범죄와 동시에 처벌받았을 경우와의 형평도 따져야 하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C을 위해 1,100만 원을 공탁한 점(위 피해자가 그 수령 의사를 표시하였다)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겁다고 볼 수 있게 되었다.

2)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