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5. 10. 5. 선고 2005나580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6, 7호의 각 1 내지 46, 갑 제8호증의 1 내지 21, 갑 제9, 10호증의 1 내지 15, 갑 제11호증의 1 내지 22, 갑 제12 내지 15호증의 1 내지 20, 갑 제16, 17, 18호증의 각 1 내지 21 갑 제19호증의 1 내지 20, 갑 제20, 21, 27호증의 각 1, 2, 갑 제28호증, 을 제1호증의 1, 2, 3,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내지 6, 을 제4호증의 1, 2, 3, 을 제5, 6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8호증의 1 내지 8,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3,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 13호증, 을 제14, 15호증의 각 1, 2, 3, 을 제16호증, 을 제21호증의 1 내지 6, 을 제23호증의 1 내지 6, 을 제24호증의 1, 2, 3, 을 제36호증의 1 내지 46, 을 제37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B, C, D, E의 각 증언 및 제1심법원의 F 노동조합 부산지부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26호증, 갑 제31호증의 2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원고 G 에 대한 본인신문결과는 믿지 않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 H, I, J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및 망 K (이하에서 이들을 가리킬 때에는 '원고 등'이라고 한다)는 별표 '입사일'란 기재 일자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8. 1. 13. 각 명예퇴직하였고, 망 K 는 2000. 3. 8. 사망하여 그의 처 원고 H 과 자녀들인 원고 I, J 이 망인을 상속하였다.

나.

원고 등이 피고 회사에 근무중이던 1992년 당시 시행되던 피고 회사의 급여규정(이하 '종전급여규정'이라 한다)에 의하면, ① 만 1년 이상 근속한 사원이 퇴직한 경우에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퇴직할 당시의 '평균월급여'에 퇴직금지급월수(근속기간에 따라 누진제로 정해져 있다)를 곱한 금액으로 하고, ② 급여의 종류로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직책수당, 대우수당, 물가수당, 직무수당, 면허수당, 위험수당, 시간외 근무수당)을 두면서, 상여금의 지급에 관하여는 별도의 상여금지급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되어 있었고, 당시 피고 회사 상여금지급규정에 의하면, 상여금의 지급기준은 기본급과 직책수당을 합친 금액에 상여금지급률을 곱하여 산정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피고 회사에서는 1990. 7. 31. 피고 회사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약에서 연간 700%의 상여금과 별도로 경영실적에 따른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래 매년 700%의 정기상여금과 200%의 특별상여금(창사기념일 100%, 추석 50%, 여름휴가비 혹은 체력단련비로 50%)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여 왔다.

다.

피고 회사는 1993. 1. 1.자로 종전급여규정과 상여금지급규정을 통합한 새로운 보수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하였는데, 위 보수규정에서 만 1년 이상 근속한 사원이 퇴직한 경우에 지급하는 퇴직금은,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에 근속년수에 따른 퇴직금지급월수(그 누진율은 종전과 동일)를 곱한 금액으로 하도록 되어 있었고, 이때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을, 기본급, 정기상여금(퇴직전 최종지급액을 기준으로 정기상여금 700%를 12로 나눈 금액), 제수당 중 직책수당, 직무수당, 물가수당, 면허수당, 위험수당, 고지수당과 식대 및 교통비를 합한 금액으로 정하였다.

한편, 당시 상여금으로는 정기상여금과 후생적 복지비의 두 종류로 구분하면서, 정기상여금은 기본급과 직책수당을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연 700%를 해당 월의 15일에 지급하며, 후생적 복지비에 대하여는 그 지급률 및 지급대상을 따로 정하도록 하였는데, 피고 회사는 후생적 복지비로 종전의 특별상여금과 동일한 시기에 창사기념상여금, 추석상여금 및 세찬금 등의 명목으로 동일한 비율의 금액을 정기적으로 계속 지급하였다.

라.

피고 회사는 1995. 11. 1.자로 보수규정을 개정하였는데,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에 포함될 수당 중에서 위험수당과 고지수당을 직무수당에 흡수·폐지하는 대신 근속수당과 휴가보상수당을 신설하여 포함시켰고, 후생적 복지비의 지급률, 지급시기 및 지급대상을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하였는데, 위 보수규정의 개정 후에도 피고 회사는 종전과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비율의 후생적 복지비를 정기적으로 계속 지급하였다.

마.

그런데, 피고 회사는 종전 급여규정 및 상여금지급규정이 시행되던 당시 퇴직한 L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함에 있어 상여금 중 정기상여금 700%만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월급여에 포함시키고 특별상여금 200%는 제외하였으며, 1993. 1. 1.자 보수규정의 제정·시행 이후 퇴직한 M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함에 있어서도 위 보수규정에 따라 상여금 중 정기상여금 700%만을 퇴직금산정의 기초임금에 포함시키고 후생적 복지비 200%는 제외하였는데, 위 L 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소송의 상고심(대법원 1997. 10. 28. 선고 96다13415호 판결)에서 종전 상여금지급 규정에 의한 200%의 특별상여금도 정기상여금과 마찬가지로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월급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이 확정되어 위 L 에게 차액분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 후 위 M 등이 1997. 12. 말경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의 상고심(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에서도, 피고 회사가 1993. 1. 1.자 보수규정의 시행이후 지급한 후생적 복지비는 종전의 특별상여금과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비율로 지급된 것이어서 그 명칭만 달라졌을 뿐 실질에 있어서는 동일한 것이므로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이 확정되어 위 M 등에게도 차액분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바.

피고 회사와 F 노동조합 부산지부(이하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전국 20개 N 와 F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1997. 9. 11.자 공통협약 제76조(근속년수 1년 이상의 퇴직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의 산정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각 사별 보충협약에서 정하도록 한다)에 터잡아 1997. 11. 28. 단체협약인 보충협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에 관하여 "회사는 근속년수 1년 이상의 조합원이 퇴직할 경우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별첨 지급률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제46조)하는 한편, 명예퇴직제를 시행함에 합의하면서 "명예퇴직에 관한 사항은 별도의 노사협의에 따른다"고 규정(제25조 단서)하였다(피고 회사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12조 제2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협의사항으로 하고 있어 단체협약 사항도 노사협의회 협의사항으로 되어 있으며, 실제 관행적으로 노사협의회에서 단체협약 사항도 협의하여 왔다).

사.

1997. 11. 28.자 보충협약 제25조 단서에 따라, 피고 회사가 선정한 사용자위원 5명(대표이사 포함)과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 선정한 근로자위원 5명(노동조합 대표자 포함)으로 구성된 노사협의회는 1997. 12. 20.을 전후하여 명예퇴직제의 시행에 따른 세부사항을 논의한 끝에 1997. 12. 24. 3개 조문으로 된 단협 보충협약 부속합의서(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0 과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B 이"A 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O"과 "F노동조합 부산지부장 B"으로 기명되어 있는 옆에 각 서명하였다.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제1조에서 명예퇴직 대상자 및 명예퇴직금 산정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제2조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에서 "단협 보충협약 제46조의 평균임금은 보수규정 제28조의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조 [적용범위]에서는 "위 1조 및 2조는 본 부속합의서 체결 이후 퇴직 또는 명예퇴직하는 자부터 적용하기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는 당초 노사협의회의 협의사항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피고 회사가 신설되는 명예퇴직제의 시행시기가 1998. 1.경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여 위 보충협약 제4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균임금을 보수규정상의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으로 명시함으로써, 향후 퇴직자들에 대한 퇴직금산정을 둘러싸고 발생할지도 모를 분쟁을 사전에 차단할 의도로 대표이사의 사전 지시에 따라 협의사항에 포함되었고, 그에 대해 근로자위원들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합의함에 따라 이 사건 부속합의서에 포함되게 되었다.

아.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부속합의서가 작성되기 전인 1997. 12. 23. 이사회의 결의로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명예퇴직금에 관한 조항(명예퇴직금으로, 정년퇴직시 지급받을 수 있는 퇴직금 차액과 정년까지 근무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총액을 합한 돈의 현재가치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함)을 신설하고 같은 날부터 시행하였다.

자.

피고 회사는 원고 등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 및 1997. 12. 23.자 보수규정을 적용하여 연 200%의 후생적 복지비 및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서 제외하고 계산하여, 원고 등에게 각 별표 '수령한 퇴직금'란 기재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차.

1988. 5. 16. 설립신고를 마친 피고 회사 노동조합에는 이 사건 부속합의서가 작성된 1997. 12. 24. 당시 피고 회사의 임직원 244명 중 노조가입대상자 193명의 과반수인 127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었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1993. 1. 1. 이후 제 · 개정한 보수규정에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산입되던 후생적 복지비와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제외하도록 한 것은 종전의 근로조건보다 불이익한 변경이고, 그와 같은 변경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 원고 등의 퇴직시까지 동의한 바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후생적 복지비와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포함하여 계산한 원고 등의 정당한 퇴직금과 원고 등이 기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보수규정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인지의 여부

(1)

피고 회사의 종전급여규정에서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을 '평균월급여'라고 규정하고, 급여의 종류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지칭하면서 (특별)상여금을 급여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피고 회사에서는 매년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액수의 정기상여금과 특별상여금을 계속적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종전급여규정에서 '상여금에 대하여는 별도 상여금지급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급여규정 자체에 상여금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고, 또한 피고 회사에서는 종전부터 정기상여금에 대하여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의 종전급여규정에서 말하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월급여'에는 특별상여금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 회사가 1993. 1. 1.자 보수규정 제정·시행 후 지급한 후생적 복지비는 종전의 특별상여금과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비율로 지급된 것이어서 그 명칭만 달라졌을 뿐 실질에 있어서는 동일한 것인바, 후생적 복지비 역시 특별상여금과 마찬가지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할 것이어서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찬가지로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이 종전급여규정에서 정한 평균월급여에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명확하게 정하여지지 아니하였으나,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은 근로자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월차휴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근로하였을 때에 지급되는 것으로서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임금이라고 할 것이고, 특별히 종전급여규정에서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평균월급여에서 제외하기로 한 바 없는 이상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은 종전급여규정상의 평균월급여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1993. 1. 1. 이후 제·개정된 피고 회사의 보수규정 중 후생적 복지비와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서 제외한 부분은 종전급여규정 등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2)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 회사는, 1993. 1. 1.자 보수규정의 제정 ·시행전에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월급여에서 특별상여금을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간의 묵시적 합의나 관행이 있었고, 위 보수규정은 그와 같은 합의 내지 관행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갑 제23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F 노동조합 부산지부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만으로는 그와 같은 노사간의 묵시적 합의나 관행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 회사는, 1993. 1. 1.자 보수규정이 종전급여규정상의 '평균월급여'에 포함되지 않으나 은혜적인 차원에서 퇴직금산정에 포함시켜 주었던 정기상여금(700%), 식대 및 교통비를 명문으로 포함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1993. 1. 1.자 보수규정 제정시 및 1995. 11. 1.자 보수규정개정시에 각 신설된 고지수당과 근속수당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시켜 주었던 것이므로, 근로조건의 유리한 변경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종전의 상여금지급규정에 따른 상여금은 정기상여금 및 특별상여금을 불문하고 모두 종전급여규정상의 '평균월급여'에 포함되어야 할 성질의 것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0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1988. 9. 2.자 단체협약에서 조합원 모두에게 월 5만원의 급식비를, 직원 모두에게 월 3만원의 교통비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후 계속하여 근로자들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식대 및 교통비를 지급해 온 사실, 피고 회사는 1993. 1. 1. 보수규정의 시행전에도 위 식대 및 교통비를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월급여'에 산입하여 퇴직금을 산정 · 지급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된 식대 및 교통비는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성질의 것인 점을 종합해보면, 위 보수규정은 식대 및 교통비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산입된다는 것을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지 종전에는 산입하지 않던 것을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새로 산입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1993. 1. 1.자 및 1995. 11. 1.자로 제 · 개정된 보수규정에서 후생적 복지비,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서 제외한 이상, 신설된 고지수당 및 근속수당을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포함시켜 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종전급여규정 등에 따른 근로조건이 보다 유리하게 변경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 회사는 다시, 1997. 12. 23.자 보수규정 개정을 통해 명예퇴직제도가 새로이 도입됨으로써, 명예퇴직대상이 되는 근로자들의 경우 명예퇴직금을 합하면 종전 급여규정에 의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므로, 위 보수규정의 개정은 전체적으로 보아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3호증의 3, 4, 5, 을 제5호증, 을 제23호증의 1 내지 6, 을 제24호증의 1, 2, 3, 을 제25호증, 을 제26, 28호증의 각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명예퇴직금제도의 도입은 10년 이내에 정년에 달하는 근로자들에게, 그들이 정년퇴직할 경우 받을 기대퇴직금과 조기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받게 되는 퇴직금의 차액 및 정년퇴직시까지 계속 근로하여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보수액 중 각 일부를 명예퇴직금의 형식을 빌어 보상함으로써 자진 퇴직을 유도하여 점차 고령화 · 고임금화하는 인력구조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이를 통하여 과감한 경영혁신을 이룩하여 경쟁적으로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에 의하면, 명예퇴직금 제도의 도입은 퇴직금산출의 기초가 되는 임금의 범위축소와는 대가관계나 견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는 별개의 것이어서, 명예퇴직금을 지급한다고 하여 일반 퇴직금지급에 관한 보수규정의 변경이 불이익하지 않다고 할 수 없으니,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불리한 근로조건 변경에 대한 동의

(1)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이 사건 부속합의서의 체결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 즉 피고 회사 노사협의회는 노사 같은 수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근로자측 위원은 노동조합장을 비롯하여 모두 단체교섭위원이기도 하며, 사용자측 위원은 대표이사가 포함되어 있는 점,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명예퇴직에 관한 사항은 별도의 노사협의에 따른다"는 1997. 11. 28.자 보충협약 제25조 단서에 따라 작성되었던 점,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는 당초 노사협의회의 협의사항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피고 회사가 퇴직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소송에서 패소하여 그 무렵 후생적 복지비를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에 포함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고, 명예퇴직제의 시행시기가 1998. 1.경으로 예정되어 있어, 보수규정상의 퇴직금산정기준 임금으로 명확히 하여 향후 퇴직자들이 제기할 지도 모를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현실적 필요성이 상당하였고, 이를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를 거쳐 이 사건 부속합의서에서 정리하였던 점, 이 사건 부속합의서의 명칭은 '보충협약 부속합의서'로 되어 있고, 노사협의회 위원 10인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정식의 노사협의회를 거쳐서 피고 회사 대표이사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각 서명하여 작성된 점, 나아가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정식의 단체교섭절차가 아닌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를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서명 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 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를 단체협약으로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피고 회사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 합의가 이루어져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를 작성하여 서명한 것으로서 단체협약으로 봄이 상당하다(이 사건 부속합의서에 날인은 되지 않았으나, 합의내용을 서면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단체협약의 내용을 명확히 함으로서 장래의 분쟁을 방지하려는 것이고, 서명날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은 체결당사자를 명확히 함과 아울러 그의 최종적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진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기명 옆에 서명만 하였다 하더라도 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퇴직금산정 기준임금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여 무효이던 피고 회사의 보수규정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작성하면서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소급적으로 유효하게 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피고 회사 노동조 합의 동의는 이 사건 부속합의서 작성 당시에 피고 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원고 등에 대하여도 미치므로, 결국 피고 회사가 위 보수규정에 따라 원고 등에 대한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후생적 복지비와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을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에서 제외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2)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가 작성될 당시 상위규범에 해당하는 피고 회사와 그 노동조합 사이의 1997년도 단체협약 제6조에서 피고 회사는 기존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1997. 11. 28.자 보충협약 제46조에서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을 평균임금으로 각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는 위와 같은 상위규범에 반하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 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는바(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1다36504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은 후생적 복지비, 연월차휴가보상수당의 성격, 그 지급경위, 노사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부속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부속합의가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나는 합의라고 인정되지는 않으며, 한편 위 단체협약과 보충협약의 조항이 관련된 노사간 단체협약 모두에 우선하는 효력을 가진 조항이라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들은, 비법인사단의 대표자로서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으며,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하여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항 제3호에서 단체교섭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 결권한에 대한 법령상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는 이 사건 부속합의에 앞서 조합원총회 또는 그에 갈음하는 대의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부속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나, 위 법률 규정들이 노동조합 대표자의 대표권 내지 단체협약체결권에 대한 법령상의 제한을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은, 앞서 본 피고 회사와 그 노동조합 사이의 1997년도 단체협약 제6조와 1997. 11. 28.자 보충협약 제46조는 노동조합의 대표자로 하여금 노동조합 총회의 의결 없이 동의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며, 피고 회사 노동조합 규약에 의하면 단체협약에 관하여 노동조합 총회의 의결이나 대의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총회 의결이나 대의원회 의결 없이 피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렀으므로, 이 사건 부속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1997년도 단체협약 제6조와 1997. 11. 28.자 보충협약 제46조가, 단체협약의 체결에 있어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1다36504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단체협약이나 노동조합규약에 대표권의 제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조합을 대표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인 이 사건 부속합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원고들은, 피고 회사 노동조합 대표자가 이 사건 부속합의를 한 것은, 노동조합이나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인 피고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서 그 대표권을 남용한 것이고, 피고 회사는 그 남용행위를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부속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부속합의의 체결 경위에 비추어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이 사건 부속합의를 한 것이 오로지 피고 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없다.

(마)

원고들은,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이 사건 부속합의를 한 것은 현저하게 신의칙에 위반한 배신적이고 정의에 반하는 행위이거나 반사회질서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이 사건 부속합의의 경위나 내용에 비추어 피고 회사 노동조합 대표자의 행위가 현저히 사회질서에 반한다거나, 배신적이고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바)

원고들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가 일반 퇴직금에 관한 것이 아니라, 명예퇴직금의 산정에 관련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는 '퇴직금산정 기준임금'에 대한 것임을 명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 퇴직금 산정문제로 소송을 당하고 있던 피고 회사에서 그 분쟁해결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속합의에 이른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부속합의서 제2조를 명예퇴직금의 산정에 한정된 합의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사)

원고들은, 불리하게 변경된 피고 회사의 보수규정이 이 사건 부속합의의 체결로 유효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위 보수규정이 원고들의 종전 재직기간까지 소급적용되지는 않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입사일부터 위 보수규정이 유효하게 되기 전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하여는 종전급여규정을, 그 다음날부터 퇴사일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하여는 변경된 보수규정을 각 적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동조합이 사용자측과 사이에 변경된 퇴직금조항을 따르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기득이익을 침해받게 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의 퇴직금조항이 적용되어야 함을 알았는지의 여부에 관계 없이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변경된 퇴직금조항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고(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참조),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계속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어서, 변경 전후의 근속기간을 분리하여 변경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 종전의 퇴직금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우성만(재판장) 박준용 김동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