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 등의 지위
파산자 주식회사 A(이하 '파산회사'라 한다)은 각종 의류제조 및 판매업, 고무제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2013. 2. 19. 부산지방법원 2013하합1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같은 날 원고는 파산회사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D은 2000년경부터 파산선고 당시까지 파산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피고는 은행업이 정하고 있는 은행업에 관한 모든 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파산회사와 피고 사이의 퇴직연금 자산관리신탁계약의 체결 등
파산회사는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이하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라 한다)를 운영하기 위하여 2009. 1. 1. 피고와 사이에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자산관리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울러 파산회사는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무렵에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의 실시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확정급여형 퇴직연금규약(이하 '이 사건 연금규약'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는데, 이 사건 연금규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파산회사의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 폐지신고 등
파산회사는 2013. 1. 25.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에 이 사건 계약에 의한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 폐지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한다)를 하였고, 이 사건 신고는 2013. 1. 30. 수리되었다.
이 사건 계약에는 파산회사의 대표이사인 D도 가입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가 폐지된 2013. 1. 30.을 기준으로 수익자를 D으로 하는 신탁금액은 568,809,036원(이하 '이 사건 신탁금'이라 한다)이었다.
피고는 2013. 7. 1.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의 폐지로 인한 이 사건 계약의 중도해지를 이유로 피고에 개설된 D 명의의 계좌로 퇴직급여 574,262,360원을 지급하였고, 2013. 7. 4. 피고의 D에 대한 연대보증채권의 일부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D의 피고에 대한 위 예금채권 전액과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상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파산회사는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기 위하여 2009. 1. 1.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파산회사의 대표이사이던 D도 이 사건 계약에 의한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다. 그 후 파산회사의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 폐지신고가 2013. 1. 30. 수리되었고, 그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수익자 D의 퇴직급여로 산정된 금액은 이 사건 신탁금 568,809,036원이었으며, 현재까지 피고에게 신탁되어 있었다.
그런데 D은 파산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계약상의 수익자가 될 수 없었고, 이에 따라 D은 피고에게 이 사건 신탁금의 반환을 청구하지도 아니하였다. 게다가 D은 2017. 3.경 원고에게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신탁금에 관한 권리를 양도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신탁금은 파산재단에게 귀속되어야 할 금원이라고 할 것임에도,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신탁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부당이득의 반환으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신탁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6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신탁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D은 이 사건 계약에 의한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수익자로 지정되었고, 이후 이 사건 신고의 수리에 의하여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가 폐지되었으며, 이 사건 이 사건 계약서 제17조 제2항 및 제4항에서는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의 폐지 등의 사유로 이 사건 계약이 중도해지되었을 경우 수탁자인 피고로서는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신탁금을 수익자에게 금전으로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이 사건 계약서 제22조 제1항에서는 수탁자는 위탁자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중도해지 당시까지 적립된 이 사건 신탁금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그 수익자인 D에게 귀속되고, 피고는 D에게 이 사건 신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퇴직하는 근로자나 대표이사 등 임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고 은행 등 퇴직급여법 제14조가 정하는 퇴직연금사업자와 퇴직연금의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을 때, 재직 중에 위와 같은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다가 퇴직한 대표이사 등 임원은 그러한 퇴직연금사업자를 상대로 퇴직연금채권을 가진다고 할 것인 점(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연금규약서 제8조 제2항에서는 대표이사 등 사업장 내의 직책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받는 자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대표이사 등 임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 퇴직급여를 지급받는 이상 이 사건 계약에 의한 퇴직연금의 가입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한 점, D이 이 사건 계약에 의한 퇴직연금에 가입함에 있어 어떠한 이의나 문제제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D이 파산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상의 수익자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갑 제6호증에는 D이 2017. 3.경 원고에게 이 사건 신탁금의 수령권한만을 위임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신탁금에 관한 권리를 양도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갑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2017. 3.경 D으로부터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신탁금에 관한 권리를 양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게다가 피고는 2013. 7.경 이 사건 퇴직연금제도의 폐지로 인한 이 사건 계약의 중도해지를 이유로 피고에 개설된 D 명의의 계좌로 퇴직급여 574,262,360원을 지급하는 한편, 피고의 D에 대한 연대보증채권의 일부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D의 피고에 대한 위 예금채권 전액과 대등액에서 상계하였고, 달리 피고의 D에 대한 위와 같은 변제가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볼 때, D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신탁금에 관한 권리가 소멸되지 아니한 채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담(재판장) 김재형 심활섭
각주1) 파산회사는 파산선고로 인하여 기한이익이 상실된 상태에서 2013. 7. 1. 기준으로 피고에 대하여 11,289,283,169원 상당의 대출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그 당시 D은 포괄근보증계약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근보증한도액 17,035,031,000원 상당의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각주2) 제14조(퇴직연금사업자의 등록)
각주3)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퇴직연금 사업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재무건전성 및 인적·물적 요건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어 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각주4) 1.「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 또는 집합투자업자
각주5) 2. 보험업법 제2조제5호의 규정에 의한 보험회사
각주6) 3. 은행법 제2조제1항제2호의 규정에 의한 은행
각주7) 4. 삭제
각주8) 5.「신용협동조합법」제61조제1항에 따른 신용협동조합중앙회
각주9) 6.「새마을금고법」제54조제1항에 따른 새마을금고연합회
각주10) 7.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6호에 준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
각주11) 실제로도 D은 2018. 6. 28. 피고를 상대로 하여 부산지방법원 2018가단318927호로 자신이 피고에 대한 퇴직연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그 소송이 진행 중이다.
각주12) D의 피고에 대한 퇴직연금채권은 D이 파산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퇴직연금채권의 양도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퇴직급여법 제7조가 적용되지 아니하여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5다244333 판결 등 참조), D의 피고에 대한 퇴직연금채권 중 1/2에 해당하는 금액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본문의 채권으로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여 민법 제498조에 의하여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가 금지되지만,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채권에 대하여 더이상 압류금지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기 때문에 그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8. 12. 12.자 2008마1774 결정 등 참조), D 명의의 계좌의 예금으로 입금된 이 사건 신탁금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의 위 상계는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