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 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을 각하한다.
피고(반소원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그 나머지는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토목, 건축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2014. 12. 1. 상법 제520조의2에 따라 휴면회사로서 해산간주되어 2014. 12. 10. 그 해산등기가 마쳐졌다. 피고는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C은 2001. 7. 3.경부터 원고가 위와 같이 해산간주될 때까지 원고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N이 2018. 10. 22. 원고의 청산인으로 취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원․피고 사이의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 및 피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경료 피고는 2011. 3. 14. 원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00,000,000원, 채권자 겸 근저당권자 피고, 채무자 겸 근저당권설정자 원고로 하는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고 한다)을 설정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부산지방법원 2011. 3. 14. 접수 제14218호로 위와 같은 내용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위 각 등기를 합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라고 한다)를 마쳤는데,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 명의의 차용증 작성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소송 진행 도중 원고 회사 명의로 작성된 차용증(을 7호증, 이하 ‘이 사건 차용증’이라고 한다)을 제출하였는데, 그 작성일자는 ‘2014. 11. 3.’, 금액은 ‘300,000,000원’, 본문은 ‘차용인 원고는 대여인 피고로부터 상기 금액을 차용한 것이 틀림이 없으며 변제기일은 정하지 않고 채권자가 변제를 요구할시는 언제던지 변제하기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말미에 ‘차용인 원고 대표이사 C’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그 옆에 원고 대표이사의 직인이 날인되어 있다.
이 사건 부동산 및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관련 소송의 경과
G은 2015. 3. 12. 피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5가단208722호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그 취소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다.
위 소송과정에서 피고는 일관되게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피고를 비롯한 원고 직원 5명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 합계 275,075,588원에 대한 담보로 제공받은 것이어서 선의라는 취지로 항변하여 왔고, G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그 등기가 통정허위표시에 의하여 마쳐진 것임을 이유로 원고를 대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주위적 청구로 추가하였다.
제1심법원은 2017. 11. 23.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인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G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고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부산지방법원 2017나62334호로 항소하였고, G이 항소심 소송계속 중인 2018. 6.
소를 취하하여 소송이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현저한 사실, 갑 3, 4호증, 을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보조참가신청의 적법 여부
원고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고 한다)의 주장 요지
보조참가인은, ① 이 사건 부동산의 공사에 참여한 하도급업체들의 대표 주식회사 O과 사이에 점유보조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에 2,2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2,200만 원 상당의 약정금 채권을 가지고 있고, ② 원고 회사에 대한 채권자들로부터 양도받은 합계 6억 7,000만 원 상당의 양수금 채권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③ 위 채권에 기하여 원고를 상대로 2019. 12. 19.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부산지방법원 2019가합52337호)를 제기하여 진행 중인 상태이므로,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다.
판단
특정 소송사건에서 한쪽 당사자를 보조하기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면 그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이해관계란 사실상․경제상 또는 감정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그 소송의 판결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을 당연히 받는 경우 또는 적어도 그 판결을 전제로 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는 자의 법률상의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1999. 7. 9. 선고 99다12796 판결, 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우선 보조참가인의 ①, ②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설령 보조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그 주장과 같은 채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 주장은 보조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금전채권자로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원고 소유 부동산에 마쳐져 있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따라 원고의 일반재산이 증감할 것이라는 정도의 이해관계에 불과하여 단순한 사실상․경제상의 이해관계에 그칠 뿐 법률상의 이해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다. 더욱이 보조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실제로 보조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그 주장과 같은 약정금 채권을 갖는다거나, 보조참가인이 양도받았다는 원고에 대한 채권이 존재한다거나, 또는 그 양수금 채권으로써 원고나 제3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음 보조참가인의 ③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보조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그러나 설령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가 패소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마쳐진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보조참가인의 법률상 지위가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좌우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이 사건 소송에서 확정될 법률효과와 논리적으로 의존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조참가인이 주장하는 이해관계란 결국 원고가 승소할 경우 자신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위 소송을 통하여 장차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부동산을 이전받을 수 있는 이익이 있다는 정도의 이해관계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금전채권자로서 원고의 일반재산이 증가할 것이라는 정도의 이해관계로서 법률상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다기보다는 경제상의 이해관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보조참가인이 주장하는 참가이유만으로는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보조참가신청은 부적법하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C은 원고가 제3자로부터 강제집행을 당할 것을 우려하여 피고와 가장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것이므로 피고는 무효인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는 원고에 대한 임금채권이나 수익권증서상의 양수금채권, 체당금(대여금)채권 등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설령 임금채권이나 대여금채권 등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3년의 임금채권 소멸시효 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 기간을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성립되었다는 근거로 들고 있는 이 사건 차용증은, 그 날인된 인영이 원고의 인감이나 사용인감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차용증에 기한 채권은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의 유효한 피담보채권이 될 수 없다. 설령 그 인영이 원고의 인장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차용증은 C과 피고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이 사건 소송계속 중에 허위로 작출한 문서이므로 무효이다.
피고
이 사건 근저당권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체불임금채권 및 수익권증서 상의 1억원 상당의 양수금채권,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지출한 체당금(대여금)채권 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고, 이 사건 근저당권이 설정된 이후에도 추가로 임금채권 및 체당금채권이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C이 2014. 11. 3.경 피고의 임금채권, 양수금채권, 체당금채권 등을 3억 원으로 인정하여 이 사건 차용증을 작성하고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로 확정하여 준 것이다. 이는 일종의 준소비대차에 해당하고, 이 사건 차용증에 따른 약정금 또는 준소비대차로서의 대여금도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포함되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유효한 등기이다.
이 사건 차용증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300,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반소로써 그 지급을 구한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판단의 순서
근저당권은 그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하여 설정하는 저당권으로서(민법 제357조 제1항), 계속적인 거래관계로부터 발생하는 다수의 불특정채권을 장래의 결산기에서 일정한 한도까지 담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정되는 담보권이다. 따라서 근저당권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저당권설정행위와는 별도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있어야 하고, 근저당권의 성립 당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존재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72070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7408 판결 등 참조). 또한 금전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 있어서 채무자인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원인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는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에 관하여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하고, 이는 원고가 근저당권이 담보하는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부존재확인의 대상이 되는 청구를 특정하여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다677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성립․존재하지 아니하거나 소멸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져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피담보채권이 실제로 성립하여 존재한다고 추정할 수는 없고, 그 존재를 주장하는 피고가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으로서 그 주장의 채권들과 아울러 이를 준소비대차의 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차용증에 따른 채권이 성립하여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우선 이 사건 차용증에 따른 준소비대차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피고가 주장하는 임금채권, 양수금채권, 체당금채권 등이 성립․존재하는지 여부에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이 사건 차용증에 따른 준소비대차의 성립 여부
민사소송법 제358조는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란 그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행위가 본인 또는 대리인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졌다는 것(날인의 진정)을 의미하고, 위 규정의 대리인은 대리권이 있는 대리인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대리인이 작성한 문서가 위 규정에 의하여 진정한 사문서로 추정을 받으려면 문서의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적법하게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어야 하고(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65956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기관이 본인인 법인 등의 명칭과 대표관계를 표시하고 대표기관으로서 날인하여 작성한 사문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을 7호증의 기재 및 을 9호증의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차용증은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C이 원고의 대표기관의 지위에서 본인인 원고의 명칭과 대표관계를 표시하고 작성한 원고 명의의 문서인 사실, C은 자신의 의사에 기하여 이 사건 차용증의 “차용인 원고 대표이사 C” 다음에 원고 대표이사의 직인을 날인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원고가 이 사건 차용증은 C과 피고가 사후에 작성한 문서로서 그 작성 당시에는 C에게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정성립을 부인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차용증 전체의 진정성립을 추정받기 위해서는 C이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 당시에 작성명의인인 원고를 대표할 적법한 권한이 있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차용증이 C의 의사에 기하여 작성되었다거나, 대표기관의 표시 옆에 날인된 인영이 2014. 11. 3. 무렵에 사용되던 원고 대표이사 직인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차용증이 실제로 그 작성일자로 기재된 2014. 11. 3.에 작성되었다거나, 그 작성 당시 C에게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당연히 인정되거나 추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차용증이 실제로 작성된 시기에 관하여 보건대, C이 이 사건 차용증을 2014. 11. 3. 작성하였다는 피고 주장에 직접 부합하는 증거는 C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인 을 9호증의 일부 기재가 유일하나, 위 서증의 기재는 아래 4)항에서 보는 사정들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그 밖에 을 8,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제1심 소송계속 중에 이 사건 차용증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 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검사가 2020. 3. 23.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한 사실, 보조참가인 등이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채권이 없음에도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는 등의 이유로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검사가 2020. 12. 31. 협의없음 처분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차용증이 실제로 위 일자에 작성되었다거나, 또는 현재의 원고 대표자인 N이 청산인으로 취임하기 이전에 작성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기록상 명백하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6, 을 2,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차용증은 작성일자로 기재된 2014. 11. 3. 작성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관련 소송이 종료된 이후의 어느 시점 또는 이 사건 소송의 진행 도중에 작성된 것으로 추인된다.
G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관련소송은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일자로 기재된 2014. 11. 3. 이후인 2015. 3. 12. 제기된 소송으로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거나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청구원인으로 한 것이다. 피고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G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면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실제로 존재하고 자신이 선의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이 원고 직원이던 피고와 H, I, J, K 등 5인의 원고에 대한 합계 275,075,588원 상당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한 것이되, 다만 채권최고액은 장차 체불임금이 변제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를 합한 3억 원으로 정하였다는 취지로 일관하여 주장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이 법원에도 증거로 제출된 체불임금확인원 등을 제출하였다.
이 사건 관련소송의 청구원인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차용증은 피고의 입장에서 자신의 선의나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증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이다. 그런데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일자로 기재된 날부터 불과 4개월 가량 지나서 이 사건 관련소송이 제기되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관련소송 진행 과정에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 피고 등 5인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만을 주장하였을 뿐, 이 사건 차용증을 서증으로 제출하거나 그에 기한 채권 또는 이 사건에서 내세우는 나머지 채권들에 관한 주장은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관련소송의 제1심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5인의 임금채권임에도 피고가 단독으로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경위나 근로계약의 구체적 내용 및 임금체불내역에 대한 증명의 보완을 촉구하는 석명준비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 서증으로 제출한 C 작성의 진술서에도 피고 주장의 체불임금에 관한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차용증이나 그밖의 피고 주장 채권들에 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관련소송의 제1심에서 패소판결을 선고받은 이후 그 항소심에서 소 취하로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도 이 사건 차용증을 서증으로 제출하거나 그에 관한 내용을 주장한 바 없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이 통정허위표시에 기하여 마쳐진 것임을 이유로 그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이후에도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와 같이 자신의 임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취지의 C의 사실확인서(을 2호증)를 제출하였을 뿐 이 사건 차용증을 서증으로 제출하거나 그에 관한 존재조차 언급하지 아니하다가, 소송대리인의 선임 이후인 2019. 7. 23.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비로소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 사실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피고는 제1심 제2회 변론기일 이후인 2019. 8. 30. 이 사건 차용증을 서증으로 제출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는 주장하지 않았던 체당금채권도 피담보채권이라고 새롭게 주장하는 한편, 2019. 10. 18. 이 사건 차용증에 기한 반소를 제기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20. 6. 30. 이 사건 차용증에 날인된 인영은 C이 2014년 당시 사용하던 원고의 사용인감을 날인한 것이라는 취지의 C 작성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고, 제1심 제8회 변론기일부터는 양수금채권까지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기 시작하였으며(2020. 8. 18.자 준비서면 참조), 이후 위 채권들 모두 이 사건 차용증에 기한 준소비대차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차용증은 이 사건 관련소송은 물론 이 사건 소송에서도 그 증명의 대상이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적 요증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극히 중요한 증거임에도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되거나 그 존재에 대하여 언급조차 되지 아니하다가 이 사건 소송에서 뒤늦게 제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피고가 이 사건에서 새롭게 주장한 체당금채권이나 양수금채권 역시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관련소송의 제기 이전에 성립된 것들임에도 이 사건 차용증이 제출된 후에 비로소 그 차용금액의 결정 경위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새롭게 주장되기 시작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 법원에서 제출한 P 작성의 진술서(을 19호증, P은 이 사건 부동산이 속한 주상복합아파트의 시공권을 원고에게 양도한 Q 주식회사의 전 대표이사이다)에는, “P이 2011. 3. 초순 R커피숍에서 원고 대표이사(C), 피고와 만나 피고의 체불임금에 향후 3년간의 임금 및 비용 등을 포함한 3억 원의 차용증을 작성하고, 며칠 후에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차용증 외에 다른 차용증의 작성 사실을 주장한 바가 없는 이상 위 진술서의 ‘차용증’은 이 사건 차용증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하는데, 위와 같은 차용증의 작성장소 및 작성시기는 2014. 11. 3.경 S 커피숍에서 작성하였다는 C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8호증)에 따른 작성경위나 피고 주장의 작성일자와는 크게 어긋나서, 위 진술서의 내용이나 C의 진술 모두 선뜻 신뢰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 회사가 2014. 12. 1. 해산간주되었다가 현재의 대표자가 청산인으로 새롭게 취임하였음을 고려하면, 종전 대표이사인 C이 해산등기가 마쳐지고 청산인이 취임한 이후까지도 잔무처리 등의 명목으로 대표이사 직인을 보관하여 왔을 개연성도 크다.
이 사건 부동산이 속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의 하도급인이었던 T는, “이 사건 관련소송의 제1심판결 선고 후에 피고가 T와 함께 G을 대리한 법무법인을 찾아가 사무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무장으로부터 ‘피고가 항소심에서도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이 사건 근저당권이 말소되더라도 체납세금 등으로 인하여 G 역시 회수할 돈이 없을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을 실행하여 받을 돈을 G과 나누기로 합의하면 된다, 피고의 채권에 대한 근거로 원고 명의의 차용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C으로부터 차용증을 받아올 수 있다’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 그 후 피고와 G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이 사건 관련소송이 취하되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갑 6호증). 이에 따르면 이 사건 차용증은 적어도 이 사건 관련소송이 진행될 동안까지는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앞서 본 사정들과 합하여 보면 사후에 작성일을 소급기재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차용증이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에 작성된 것이거나, 적어도 그 작성일자로 기재된 날짜 이후로서 이 사건 관련소송의 종결 이후에 작성된 것이고, 달리 믿기 어려운 을 9호증의 일부 기재 외에는 실제로 작성된 날짜에 C에게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C에 의하여 작성된 원고 명의의 이 사건 차용증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차용증에 기한 준소비대차가 적법하게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 주장의 이 사건 근저당권 피담보채권의 존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차용증에 기한 약정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나 채무자이자 근저당권설정자인 원고가 피담보채권의 부존재 또는 소멸을 이유로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그와 별개의 문제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임금채권의 존부
임금채권의 성립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장이 2013. 3. 5. 발급한 체불금품확인원에는 피고의 2012. 2. 3.자 진정에 따른 조사결과 피고의 근로기간 중 2008.
9.분부터 조사 당시인 2012. 2.분까지의 임금 합계 100,800,000원이 체불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2014. 6. 26. 발급한 체불금품확인원에는 피고의 2014. 2. 17.자 고소에 따른 조사결과 2012. 3.분부터 피고가 퇴직한 2013. 3. 4.까지의 임금 일부 및 퇴직금 등 합계 43,351,621원이 체불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② C은 원고나 보조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고소에 따른 수사과정에서 임금체불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고, P도 원고의 임금체불 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서를 작성한 점, ③ 달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아무런 채무가 없음에도 이 사건 근저 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어야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특별 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각 체불임금확인원 상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 합계 144,151,621원(= 2013. 3. 5.자 체불임금확인원 상 100,800,000원 + 2014. 6. 26.자 체불임금확인원 상 43,351,621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의 소멸시효 항변
원고는 피고의 위 임금 및 퇴직금채권이 모두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살 피건대,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그 소멸시효기간이 3년인데, 체불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의 피고의 이 사건 반소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3. 3. 18.부터 3년이 지나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위 체불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이 사건 반소 제기 이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반소가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일인 2014. 11.부터 5년이 경과되기 전에 제기되었으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하나, 이 사건 차용증이 그 작성 당시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는 C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어서 원고에 대하여 효력을 미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재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없고,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체당금(대여금)채권의 존부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피고가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당시 대표이사인 C의 승인 또는 지시를 받아 2007. 2. 15.부터 2012. 12. 29.까지 20회에 걸쳐 피고의 돈 합계 47,750,000원을 U, 원고, V, W, X, Y, Z, AA, AB, AC 등에게 입금하는 방법으로 원고를 대신하여 비용을 지출하였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을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주장의 일자에 피고의 처 AD 명의의 계좌에서 피고 주장의 사람들에게 그 주장과 같은 금액이 송금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금전을 이체하는 등으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이므로, 위 인정사실과 같은 송금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금액이 C의 승인 또는 지시 아래 원고가 지출할 비용을 피고가 대신하여 지출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수금채권의 존부
살피건대, 을 12,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L 주식회사가 피고 등과 사이에 AE주식회사가 발행한 수익권증서상 우선수익자로서 원고에 대한 90억 원 상당의 채권 중 1억 원을 피고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2008. 12. 1.자 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하여 2009.2. 5. 확정일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주장과 같은 채권이 인정된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령 위와 같은 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 주장에 의하면 그 채권은 2009년 이전에 발생한 L 주식회사의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이라는 것이고(2020. 8. 18.자 피고 준비서면), 이 사건 반소가 그로부터 3년의 단기시효 또는 5년의 상사시효가 지나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위 채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원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은 그 피담보채권이 소멸하였거나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존속기간 내지 결산기의 정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담보채무의 확정방법에 관한 다른 약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근저당권설정자인 원고로서는 근저당권자인 피고를 상대로 언제든지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함으로써 피담보채무를 확정시키고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차용증이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차용증에 따른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한다.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박준용(재판장) 최환 최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