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시정지시의 경위
원고는 도로의 설치·관리 및 이와 관련된 사업을 통해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국도로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공법인이다.
원고는 2006. 7. 24. A(민자고속도로)의 관리·운영주체인 B 주식회사와 ‘민간투자사업 관련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2007. 7.경부터 A 및 그 부속시설의 유지·보수·점검 및 통행료 징수 등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2009. 3. 2.부터 2020. 12. 31.까지 C 주식회사(원래 원고가 100% 출자하여 설립된 회사이나, 2002. 1. 민영화된 이후로 그 상호가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로 각 변경되었다가, 2013. 3. 다시 ‘C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 이하 ‘C’이라 한다)에 A의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을 도급주었고, 그에 따라 C은 위 기간 동안 A의 교통관리시스템(FTMS), 요금징수설비(TCS), 하이패스시스템 등 정보통신시설의 예방 점검, 고장 수리, 장애 복구, 품질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피고는 2020. 11. 30. 원고를 상대로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수시 근로감독(이는 고용노동부장관이 2020. 7.부터 2020. 12.까지 전국 45개 민자고속도로 운영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법파견 여부에 관한 수시 근로감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21. 3. 10.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직접고용 이행 및 결과보고 등의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시정지시’라고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쌍방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시정지시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38조 제2항과 고용노동부훈령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12조 제2호의 수시감독 점검 결과에 따른 사후 조치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가 이에 위반할 경우 원고에 대한 수사가 개시·진행되고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변동을 초래하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제1주장).
원고는 C과의 도급계약에 따라 도급인의 권한 범위 내에서 용역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요구를 하였을 뿐이고, 노무제공 방식에 관한 지시·감독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그와 같은 지시·감독권을 행사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시정지시를 하였으니, 이 사건 시정지시는 사실관계를 오인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제2주장).
피고
원고는 당초 이 사건 시정지시 중 ‘직접고용 이행의 시정지시’ 부분에 대하여만 소를 제기하였고 ‘결과보고 등의 시정지시’ 부분에 대하여는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가, 2021. 9.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제출·진술을 통해 위 ‘결과보고 등의 시정지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였으나, 그와 같은 청구의 추가는 허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소기간도 도과하였으므로, 위 ‘결과보고 등의 시정지시’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제1주장).
이 사건 시정지시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여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제2주장).
판단
피고의 제1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진술한 소장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의 각 기재 내용, 그리고 원고가 제출한 2021. 9.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각 기재 내용 및 원고가 위와 같은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원고가 당초 ‘결과보고 등의 시정지시’를 포함한 이 사건 시정지시 전부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제1주장과 피고의 제2주장에 대하여(이 사건 시정지시가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관계 법령
[별지 2] 기재와 같다.
판단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과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439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아래와 같은 일련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이 사건 시정지시는 고용노동부훈령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및 [별표 3]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행정청이 일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인 등 상대방에게 지도·권고·조언의 방법으로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만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절차법상 행정지도에 해당하여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1. 1. 6.자 2020무887 결정, 부산고등법원 2020. 8. 27.자 2020루5004 결정, 울산지방법원 2020. 1. 5.자 2020아1001 결정 등 참조).
고용노동부훈령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은 “근로감독관은 사업장감독 결과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하여는 [별표 3]의 위반사항 조치기준에 따라 처리하되, 본부에서 위반사항과 조치해야 할 내용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조치기준이 시달된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별표 3] ‘개별근로관계법 위반사항 조치기준’ 중 일반조치기준에는 “사건처리기간 범위 내에서 조치기준란에 기재된 시정기간 내에 시정하도록 서면 지시하되, 기한 내에 시정완료하면 내사종결하고,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아니하면 범죄인지보고 후 수사에 착수한다.”,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에 따른 파견근로자 직접 고용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시정기간을 25일 이내로 정하여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를 하고, 시정하지 아니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나 파견법 등 관계 법령 어디에도 근로감독관과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한 사용사업주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정지시를 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훈령으로 위와 같은 시정지시에 관한 규정을 둔 것은 무분별한 범죄인지와 과태료 부과로 전과자 등을 양산하는 것보다는 사용사업주에게 스스로 위 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사용사업주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및 [별표 3]에 따른 시정지시는 사용사업주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 부과에 앞서 사용사업주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사용사업주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그리하여,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및 [별표 3]은 행정청 내부에서만 효력을 갖는 이른바 행정규칙에 불과하고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 즉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 할 것이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는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지, 이 사건 시정지시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영업소 등에서 근무하는 외주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시정지시에 관계없이 원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의 확인이나 고용의 의사표시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실제로, [별지 1] 근로자명부 중 순번 6 내지 9 기재 근로자 4인을 포함한 C 소속 102명의 근로자들이 원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가합15706, 2018가합16495(병합)호로 근로자지위확인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21. 2. 5. 위 법원에서 위 근로자 4인을 포함한 다수의 근로자들이 원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는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다(위 판결에 대하여는 대구고등법원 2021나21952호로 항소심 계속중임)}, 이 사건 시정지시의 적법 여부가 위 민사소송의 선결문제로 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정지시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위 민사소송의 당사자 및 해당 법원에 대하여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아울러, 근로기준법과 파견법을 포함한 관계 법령 어디에도 사용사업주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사용사업주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파견법 제43조 제2호에 따른 형사처벌과 파견법 제46조 제2항에 의한 과태료의 부과는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지시로 인하여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변동이 발생하거나 법적 불안이 초래된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원고에 대한 범죄인지나 과태료의 부과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고 행정소송을 통해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는 것이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① 앞서 본 것처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는 파견법 제7조 제3항,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고, 이 사건 시정지시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외주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시정지시에 관계없이 원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의 확인이나 고용의 의사표시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 사건 시정지시의 적법 여부가 위 민사소송의 선결문제로 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정지시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위 민사소송의 당사자 및 해당 법원에 대하여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인 점, ② 근로기준법 제102조 제5항,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1항,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및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칙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은 내사 결과 파견법위반 등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정지시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수사를 개시하여야 하는 점, ③ 파견법 제46조 제2항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지 아니한 사용사업주에게 시정지시 여부와 관계없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도록 한다고 하여 관련 분쟁이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시정지시에는 파견법 제38조 제1항의 보고명령 또는 제39조 제1항의 자료제출 요청에 해당하는 결과보고 명령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는 파견법 제46조 제5항 제2호에 따라 원고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가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시정지시는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사업장 근로감독이 종료된 이후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및 [별표 3]에 따라 범죄 인지나 과태료의 부과에 앞서 원고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일 뿐이고, 새로운 행정조사를 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파견법 제38조 제1항의 보고명령이나 제39조 제1항의 자료제출 요청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다음과 같은 취지의 주장 즉, 특별사법경찰관인 근로감독관이 이 사건 시정지시 이전에 이미 원고의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개시·진행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시정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곧바로 형사처분 등의 절차에 나아갈 것이 분명하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수사의 개시·진행 및 형사처분 등의 절차의 진행’은 원고의 범죄 혐의 유무에 대한 수사기관(특별사법경찰관 및 검사)의 판단에 따른 것일 뿐이고, 이 사건 시정지시의 불이행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그 대상적격을 흠결하여 부적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호(재판장) 정예지 구경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