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판결서 제1항의 ‘처분의 경위’ 부분을 인용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2호에 해당되는 직업병인 ‘제4-5 요추간 추간판탈출증(좌측)’(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요양승인을 받았으므로, 재요양의 경우에도 보험급여 산정 시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에 정한 평균임금 특례규정(이하 위 규정에 따라 산정된 평균임금을 ‘특례임금’이라 한다)의 적용을 받는다.
직업병으로 보험급여를 받게 되는 근로자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이 특례임금보다 적은 경우는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근로자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의 경우에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이 특례임금보다 적으므로, 원고의 휴업급여 산정에는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에 따른 특례임금이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는 특례임금을 ‘그 직업병이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요양 진단을 받은 날은 ‘그 직업병이 확인된 날’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재요양에는 특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또 산재보험법은 재요양 기간 중의 휴업급여 및 평균임금 산정 방식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제56조 제1항, 제2항으로 별도의 규정을 둠으로써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재요양에는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의 증상으로 인해 근로제공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기간동안 지급받은 임금 총액이 통상 생활임금보다 적어지는 등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그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인바, 원고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재요양의 경우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적용이 배제되는지
산재보험법 제56조는 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조항으로서, 휴업급여에 관한 일반 규정인 같은 법 제52조의 규정과 달리, “재요양 기간 중의 휴업급여”라는 제목 하에 제1항은 재요양 기간 동안 지급되는 휴업급여액은 ‘재요양 당시의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산정한 1일당 휴업급여 지급액이 최저임금액보다 적거나 재요양 당시 평균임금 산정의 대상이 되는 임금이 없으면 최저임금액을 1일당 휴업급여 지급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형식과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은 재요양 중의 휴업급여는 재해 당시 근로자의 생활임금 수준에 따라 휴업급여를 산정하여야 하는 최초요양 중의 휴업급여와 달리 재요양 당시에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지급받고 있는 임금 수준에 따라 산정하되, 재요양 당시 직업이 없거나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최저임금액만큼의 휴업급여를 보장해 주는 내용의 규정이다. 따라서 재요양 중의 휴업급여는 산재법 제56조에 따라 산정함이 원칙이라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산업재해보험법 제36조 제6항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적용하여 휴업급여를 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두27602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두22720 판결 및 그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12누10316 판결, 2012누13803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의 문언상 재요양 중의 휴업급여 산정에 있어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해석해야 할 별다른 근거가 없고, 오히려 산재보험법 제36조의 규정 체계나 순서에 비추어 산재보험법 제36조는 산재보험법이 인정하는 보험급여 전반의 산정기준으로 기능한다. 이 점에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는 제2항 제1호의 ‘해당 직업병이 확인된 날’은 같은 법 시행령 제52조 제1호의 ‘재요양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은 날’로 해석하여 적용할 수 있다.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등 직업병 이환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의 취지는, 진폐증 등 일정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진폐증 등 질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때가 있는데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아, 이러한 경우 그 평균임금 대신 동종 직종 근로자의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취지는 요양이 종결된 후에 질병이 재발하거나 그 합병증에 대하여 실시하는 요양이라는 점 외에는 최초요양과 그 성질이 다를 바 없는 재요양의 경우에도 관철되어야 한다.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이 적용됨에 의문이 없는 최초요양의 경우에도 그 휴업급여 산정방법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제52조가 규정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법 제56조가 재요양 기간 중 휴업급여 산정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는 사정이 재요양 기간 중 휴업급여 산정에 산재법 제36조 제6항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보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휴업급여 산정을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에 의할 것인지를 최초 요양인지 재요양인지에 따라 달리할 수는 없고,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등 관련 규정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개별 사안별로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의 휴업급여 산정을 산업재해보험법 제36조 제6항에 의할 것인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는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재요양에 대한 휴업급여를 위한 평균임금을 산재보험법 제56조에 따라 산정하더라도,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이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휴업급여는 본질적으로 업무상 사유에 의하여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요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것인데, 여기서 ‘요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으로 요양을 하느라고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임금을 받지 못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되므로, 그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에는 그 산정사유에 해당하는 휴업하는 기간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이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취지는 특정 직업병의 특성상 해당 근로자의 보호에 소홀함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자는 데 있을 뿐, 그 근로자를 통상의 다른 근로자보다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두27602 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두22720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이 1983. 7. 1. 법률 제3631호로 개정되면서 특례임금 규정을 신설한 이유는 ‘진폐근로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이고, 산재보험법 시행령이 1991. 12. 12. 개정된 이유 중에는 ‘종전에 진폐근로자에 대하여서만 평균임금과 노동부장관이 작성한 매월 노동통계조사보고서에 나타난 임금 중 높은 임금을 적용하도록 하는 평균임금산정특례를 인정하던 것을 모든 업무상 질병 이환근로자에게도 인정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하도록 함’이기는 하나, 이는 앞서 본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특정 직업병 근로자를 특별히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산재보험법이 재요양에 관하여 제56조의 규정을 따로 두고 있음에도 최초 요양과 동일한 기준으로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을 적용한다면 제56조를 규정한 취지가 몰각될 여지가 있고, 산재보험법은 업무상질병으로 최초 요양 후 치유되어 다시 취업을 하게 되었으나 노동력 손실로 임금이 감소하는 부분은 장해급여로 보전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재요양에 있어서는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최초 요양보다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 법원의 B 주식회사(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2018. 1.부터 2018. 6.까지 조선사업본부 건조2부 건조5과에서 건조용접직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기간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의 증상으로 인하여 근무시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출근을 할 수 없었던 경우는 없던 것으로 보인다. 위 기간 원고의 연장근무 시간은 2018. 4.에는 3시간, 2018. 5.에는 24.5시간으로, 원고가 최초요양을 한 2015. 1.경 이전 원고의 연장근무 시간과 비교할 때 적은 시간이기는 하나, 이 사건 사업장이 2017. 11.경부터 2018. 6.경까지 작업물량감소에 따른 순환휴직, 휴업을 실시하였고, 건조2부 건조5과에서 원고와 같은 직무를 수행한 2명의 근로자들은 2018. 1.부터 2018. 6.까지 연장근무를 전혀 하지 않았던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의 증상으로 인하여 통상의 근로자보다 근로제공을 할 수 없었고, 이로 말미암아 임금이 적어진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평균임금이 특례임금보다 낮아진 것은 조선업 경기의 불황 등 외부적인 영향에 기인하였을 개연성이 있어 보이는데, 노동력 손실이 아닌 경제적 요인 등으로 인해 임금이 낮아진 경우까지 특정 직업병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근로를 제공하였을 때보다 높게 산정된 임금을 적용하여 휴업급여를 산정하는 것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공정하게 보상한다는 산재보험법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원고의 주장대로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이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단순히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이 특례임금보다 낮은 경우라고 본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산재를 당한 근로자가 그렇지 않은 근로자들보다 경제적으로 더 많은 수입을 얻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는 산재보험법 제56조를 적용하여 재요양 당시의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에 따라 휴업급여를 산정함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이와 이유를 일부 달리 하나, 결론에 있어 일치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병동(재판장) 이현일 장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