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 10. 13. 선고 2018가단20857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노동조합에 20,000,000원, 원고B에게 5,15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8. 5. 29.부터 2020. 10. 1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30%는 원고 A노동조합이, 70%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90%는 원고 B이, 1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스웨덴의 다국적기업인 D의 한국지사로 1988. 11. 12. 설립되었고, 상시근로자 200여 명을 사용하여 베어링 제품 제조 및 판매 등을 행하는 회사이다.

2)

피고의 조직은 산업용 베어링 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IM(Industrial Market) 사업장(이하 'IM사업장'이라 한다)과 자동차용 베어링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는 AM(Automotive Market) 사업장(이하 'AM사업장'이라 한다)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AM 사업장의 전신은 2009. 12. 30. 피고에 흡수합병되면서 해산한 E 주식회사이다. 각 사업장별 구성 현황은 아래와 같다.

※

전문직은 생산직을 의미하고 AM사업장에만 있으며, 일반직은 전문직 외의 사무직, 영업직 등에 대한 통칭이다.

3)

피고의 사업장에는 아래와 같이 3개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

나.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

1)

원고 조합은 2015. 1. 27. 설립되어 2015. 7. 26. 피고에게 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대표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2015. 8. 24.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2)

피고와 교섭대표노조는 2015. 9. 17.부터 2016. 1. 26.까지 사이에 11차례에 걸쳐 교섭을 하고, 2016. 1. 26.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피고의 근로시간면제한도 미배정

1)

원고 조합은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인 2016. 2. 2. 피고에게 같은 달 5일까지 이 사건 단체협약 제8조에 따라 근로시간면제한도 배정에 대한 협의를 요구하였으나, 이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하자, 같은 달 15일 피고의 M 이사에게 근로시 간면제한도에 관한 고용노동부고시 제2013-31호 등을 참고하여 임시로 500시간의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원고 조합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근로시간면제한도에 관한 노사합의서의 제공을 재차 요구하였다.

2)

피고는 2016. 2. 15. 원고 조합에 피고는 교섭대표노조에 근로시간면제를 부여하고 있으니 근로시간면제에 관하여는 교섭대표노조와 조율한 후 그 내용을 피고에 알려 줄 것을 요청하고,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근로시간면제시간을 사용할 경우 관련 법률 및 피고의 규정에 의하여 처리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다.

3)

피고는 2017. 6. 30. 피고 사업장 내 각 노동조합에 '2017. 7. 1.~2017. 10. 25.까지 교섭대표노조에 533시간, 원고 조합에 26시간, G 노동조합에 61시간의 근로시간면제시간을 임의로 부여한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라.

피고의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14조에 따라 교섭대표노조에 피고의 사업장 내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였지만, 원고 조합에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았다.

마.

피고의 원고 B에 대한 고소

피고는 아래와 같이 원고 B에 대하여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 고소하였으나 모두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바.

피고의 원고 B에 대한 징계처분

원고 B은 2017. 7. 25. '원고 조합을 홍보하는 이메일을 사내 전산망을 통하여 비조합원에게 발송하였다'라는 이유로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5, 6, 8, 9, 10, 14, 15, 16, 20, 23~37, 42~51호, 증, 을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M의 증언, 원고 B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 조합의 청구에 대하여

1)

피고의 공정 대표의무위반 및 불법행위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 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 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 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 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 대표의 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그 주장·증명책임이 있다.

한편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하여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본다. 앞서 본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제1호, 제18조, 제27조 제7항, 제56조 제2항 및 피고가 교섭대표노조에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부여하면서도 원고 조합에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전혀 배분하지 않거나 불과 26시간만 배분한 것, 피고가 교섭대표노조에 피고의 사업장 내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원고 조합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일반직 사원으로만 구성된 원고 조합의 조합원을 전문직 사원으로만 구성된 교섭대표노조의 조합원과 차별한 것이고, 갑 4, 5, 6, 8, 20, 21, 23, 52, 5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공정 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된다. 또한 이로 인하여 원고 조합은 조합 활동이 위축되고 그에 따라 조합의 단결력이나 교섭력이 약화되는 등 무형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며,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의 위 공정대표의무위반에 담긴 차별적 내용의 정도와 선명함, 그것이 원고 조합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추어 피고의 귀책사유도 넉넉히 인정된다.

①

원고 조합은 피고와 교섭대표노조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과 적용에 있어 교섭대표노조와 원고 조합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4. 21.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하였고(N),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14. 원고 조합이 시정을 요청한 사항 중 ㉠ 일반직 사원을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자에서 제외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 제1호', ㉡ 연봉제인 일반직 사원에 대하여는 임금인상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하면서 월급제인 전문직 사원에게만 매년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인상을 하도록 정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8조', ㉢ AM 사업장 직원에 한하여 노동절(5월 1일)에 5만 원 상당의 상품 또는 상품권을 지급하도록 정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7조 제7항', ㉣ 전문직 사원에게만 자녀교육을 위한 학자금을 지급하도록 정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56조 제2항의 각 내용과 ㉤ '근로시간면제한도를 교섭대표노조에만 부여하고 원고 조합에는 부여하지 아니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공정 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교섭대표노조와 피고에게 위 각 단체협약 조항을 재교섭하고, 원고 조합에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배분하라는 명령을 하였다.

②

피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O)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1. 1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피고가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서울행정법원 2016구합84931)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7. 11. 17.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피고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서울고등법원 2017누86233)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8. 6. 20. 항소기각판결(피고가 항소 후 취하한, 위 재심판정 중 근로시간면제한도 배분 명령에 대한 재심신청 기각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것이다)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대한 피고의 상고가 취하됨에 따라 위 판결은 2018. 7. 10. 그대로 확정되었다.

③

원고 조합은 2016. 2. 2.부터 피고에게 근로시간면제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가 2017. 6. 30. 원고 조합에 임시로 26시간의 근로시간면제시간을 부여할 당시 피고는 원고 조합이 위 2016. 2. 2.부터 그 무렵까지 전혀 근로시간면제를 부여받지 못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를 보상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그와 관련된 아무런 대상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④

피고의 사업장은 사용되지 않는 빈 공간들이 있거나 기존 공간의 적절한 재배치로 가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모든 노동조합에 동일한 크기의 사무실을 제공하여야 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 조합에 교섭대표노조에 제공한 사무실보다 작은 사무실을 제공하여도 무방함에도, 전용면적이 720.82m²에 이르는 위 사업장에 작은 사무실 1곳을 마련할 공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⑤

앞서 보았듯이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에게 부과된 공정 대표의무는 헌법이 노동조합과 근로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소수 노동조합에게도 미치도록 하는 정당성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정 대표의무의 기능에 더하여,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이 문언 상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의 차별을 교섭 과정의 절차적 문제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함께 차별금지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공정 대표의무는 단체교섭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교섭을 전후하여 노동조합 간 그리고 조합원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전 과정에서 준수되어야 하고, 사용자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동일한 내용의 공정 대표의무를 독립적으로 부담하며, 사용자라고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소수 노동조합 사이의 중립을 지켜야 할 소극적인 의무만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⑥

원고 조합 및 교섭대표노조는 일반직과 전문직 사원의 근로조건 등이 상이함을 들어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피고는 회사의 통합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피고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른 개별 교섭 또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3에 따라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등을 고려한 교섭단위의 분리 등을 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근로조건을 통일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일반직 사원과 전문직 사원으로 구성된 원고 조합, 교섭대표노조 및 G노동조합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택한 이상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적 규율을 제외하고는 일반직 사원과 전문직 사원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기 전 일반직과 전문직의 근로조건이 상이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차별적 규율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 조합은, 일반직 직원 중 2010. 7. 31. 이전 입사자는 취업규칙상 정년이 65세로 규정되어 있었지만 이 사건 단체협약 38조로 인해 정년이 60세로 단축되었고, 이는 일반직 사원으로만 구성된 원고 조합의 조합원을 전문직 사원으로만 구성된 교섭대표노조의 조합원과 차별한 것으로 피고의 공정대표의무위반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갑 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조합은 2016. 4. 21.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앞서 본 N 시정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단체협약 38조가 교섭대표노조와 원고 조합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이라는 주장도 하였지만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14. 원고 조합의 이 부분 신청은 기각하였고, 원고 조합이 불복하지 않아 이 부분 초심판정이 그대로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원고 조합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귀책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조합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 조합은 위 조항에 관한 피고의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므로 피고가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는 주장도 하나, 마찬가지 이유로 피고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2)

피고의 부당노동행위 및 불법행위 인정 여부

가)

갑 4, 5, 6, 14, 15, 16, 20, 24, 25, 26, 4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 B을 상대로 거듭한 형사고소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이로 인하여 원고 조합은 조합 활동이 위축되고 그에 따라 조합의 단결력이나 교섭력이 약화되는 등 무형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며,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의 귀책사유는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는 이상 사실상 추정된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등 참조).

①

피고가 2016. 8. 17. 고소한 피의사실(별지 제1 피의사실) 관련하여, 피고는 고소 전 자체 조사를 통해 적어도 원고 B에게 사문서위조 등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가 2016. 9. 23. 고소한 피의사실(별지 제2 피의사실) 관련하여, 원고 B은 피고의 파견직 직원이 법령에 위반하여 회계보조업무를 담당하는 실태를 관할 관청인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에 진정하면서 그 증거로 위 파견직 직원의 업무노트를 촬영한 사진을 제출한 것으로 위 업무노트의 내용은 원고 B 및 고용노동부 담당자에게만 공개되고, 피고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B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중 민원인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나의 민원' 란에 파일을 첨부하는 방법으로 위 사진을 제출하였다.

③

피고가 2016. 9. 27. 고소한 피의사실(별지 제3 피의사실) 관련하여, 원고 B이 발송한 이메일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과정 및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이해되고, 앞서 보았듯이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관련하여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음은 명백하다.

④

피고가 이처럼 원고 B을 상대로 무리한 고소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반복할 당시 원고 B은 원고 조합의 대표자였고, 피고의 이 사건 단체협약 관련 공정 대표의무위반 및 이에 대한 원고 조합의 시정신청 등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었다.

나)

원고조합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제4호에 규정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갑 23호증, 을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2017. 9. 11. 및 2017. 9. 14.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및 공정 대표의무위반 시정신청(P/Q)을 하면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 등을 하였지만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2. 19.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한 사실, 원고들은 초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판단 부분에 불복하여 2018. 1.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R)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3. 19.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점 등을 이유로 초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판단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였으며, 피고가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서울행정법원 2018구합63440)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9. 7. 4.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지만, 위 판결에 대한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9누52814)에서 2020. 6. 17. 위 판결을 취소하고 위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된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 조합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부당노동행위의 사 또는 귀책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조합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손해배상금액<1>

피고는 원고 조합에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앞서 본 피고의 공정 대표의무위반 및 부당노동행위의 내용과 정도, 이로 인한 원고 조합의 노조활동 침해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액수를 20,000,000원으로 정한다.

4)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조합에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조합이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5.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를 다툼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0.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B의 청구에 대하여

1)

앞서 본 피고의 원고 B에 대한 고소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원고 B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의 귀책사유는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는 이상 사실상 추정된다. 피고는 원고 B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고소의 경위 및 내용, 원고 B이 입은 피해의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위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액수를 5,000,000원으로 정한다.

2)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27조에 관한 공정 대표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 B이 피고로부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해 노동절에 50,000원 상당의 상품 혹은 상품권 합계 150,000원 상당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의 위 공정 대표의무위반에 담긴 차별적 내용의 정도와 선명함 등에 비추어 피고의 귀책사유도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위 15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B은, 피고는 원고 조합에 2016년, 2017년에 각 1,098시간의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배분하였어야 함에도 2016년에는 전혀 배분하지 않았고, 2017년에는 26시간만 배분하였으며, 이로 인해 원고 B이 2016년에는 1,098 시간, 2017년에는 1,072시간(= 1,098시간 - 26시간)의 근로시간을 면제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 B에게 44,905,562원[= {1,098시간 × 20,513원(2016년의 시간당 통상임금)} + {1,072시간 × 20,879원(2017년의 시간당 통상임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보았듯이 피고가 2016년 및 2017년에 원고 조합에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전혀 배분하지 않거나 26시간만 배분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갑 1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B은 같은 기간 피고가 원고 조합에 근로시간면제한도로 배분했어야 하는 시간에 대해서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았고, 그 액수는 피고가 원고 조합에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배분하였다면 원고 B이 원고 조합의 업무를 하면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급여의 액수와 같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원고 조합에 대한 근로시간면제한도 미배분으로 인해 원고 B이 그 주장과 같은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5,150,000원(= 5,000,000원 + 1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이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5.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를 다툼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0.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엄성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