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94조에 따라 증권 등의 집중예탁과 계좌 간 대체, 매매거래에 따른 결제업무 및 유통의 원활을 위하여 1974. 12. 6.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1998. 6. 23.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4. 2. 24. 수석조사역(부장)에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보임되었다. 이후 원고는 2014. 11. 17. 전략기획본부장에서 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광주지원장으로 강임되었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현재 원고는 피고의 본사에서 팀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내부 규정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 11. 17. 원고에게 한 직책강임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5,012,89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8. 1. 1.부터 원직복직시까지 연 43,388,74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정관, 원고에 적용되는 보수 지급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해당 본부의 업무에 한하여 전반적인 관리 및 책임을 지고 있었던 것뿐이고 피고의 사업 경영 담당자이었거나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면서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에 규정된 절차, 즉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 또 전략기획본부장은 통상 2년의 임기를 보장받고 있었는데,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이 된 지 9개월만에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도 없이 부장 직책으로 강임되었고, 그로 인해 큰 생활상 불이익을 입었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에는 절차적·내용적 정당성이 없으므로,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일 다음날인 2014. 11. 18.부터 2017. 12. 31.까지의 감액된 임금 총액 115,012,89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18. 1. 1.부터 원직복직시까지 연 43,388,744원의 비율로 계산한 감액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본부의 업무 총괄에 관한 전결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였고, 사실상 임원과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으며, 개인사무실, 차량 등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아왔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원고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바,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설령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직책이었던 본부장의 경우 승급 및 직책보임 등의 심사에 관한 지침(이하 '직책심사지침'이라 한다)에 직책 심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별도의 직책심사절차 없이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사장의 의사에 따라 인사발령이 가능한 것이고,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사장이 요청한 공공기관 지정 해제, 전자증권제도 도입 등의 업무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부장 직책으로 강임된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에는 무효로 볼 만한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없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3년 3개월 가량이 지난 시점에 제기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원고는 2016. 4. 13. 팀장 및 부장 재직기간이 15년을 초과하여 팀원으로 발령이 나기까지 한 상태이므로, 이 사건 소는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판단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므로, 우선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4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정관」제28조 제1항에는 '피고의 임원은 사장 1인, 전무이사 1인, 이사 4인 이내와 감사 1인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2항에는 '이사는 사외이사로 하되, 주주대표와 공익대표를 각각 2인 이내로 둔다'고 규정되어 있고, 피고의「직제규정」제7조에는 '본부장은 상무 또는 직급이 D1인 직원으로 보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어 피고가 마련한 내규에 의하면 전략기획본부장은 피고의 임원이 아닌 점, ② 피고의「이사회 규정」제3조에는 '이사회는 사장, 전무이사 및 이사로 구성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7조 제1항은 '감사 및 본부장은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제8조 제1항은 '이사회의 결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구성원의 과반수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기본적으로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원고는 피고의 이사회에서 의사결정권이 없고 단지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을 뿐이었으므로, 원고가 피고 사무의 최고책임자 내지 임원으로서 그 권한과 책임에 따라 경영을 담당하였다기보다는 사장 내지 전무이사의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보수 지급에 있어「임원보수지급기준」이나「상무의 대우 등에 관한 기준」이 아닌「직원보수규정」의 적용을 받아 기본급 등을 지급받아 온 사실에 비추어 원고의 보수는 경영성과나 업무성적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지급되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피고로부터 개인 사무실, 차량, 비서 등을 지원받는 등 일반 직원에 비해 특별한 처우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부장의 업무수행에 수반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두고 본부장이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근무를 하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원고는 피고의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장으로부터 본부에 속하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일부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기는 하였으나, 피고와의 관계에서는 사장의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효력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우선 원고는 근로자에 해당하는 원고를 본부장에서 부장으로 강임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피고가 그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의「직책심사지침」에는 부장 및 팀장에 대한 강임시 직책심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규정이 있으나, 본부장의 경우 그러한 규정이 없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 제8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인사규정시행세칙」에 따르면 원고도 직책 강임의 대상이 되는데, 피고의 직책체계상 본부장위로는 사장과 전무이사 2명뿐이어서 본부장을 강임하기 위해 별도로 직책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를 거칠 실효성이 적어 피고의「직책심사지침」에 본부장 강임의 경우 직책심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부장 및 팀장의 경우에도「직책심사지침」에 직책심사위원회 심사 절차에 관한 규정이 있어 취업규칙 제3조(본인의 동의 요구)의 내용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데, 부장과 팀장에비해 업무집행에 있어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고 일반 직원들에 비해 특별한 처우를 받는 본부장에게「직책심사지침」에 심사위원회 구성 및 심사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3조에 따라 강임시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면 이는 피고의 인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인 동시에 부장 및 팀장의 강임의 경우와 형평에 맞지 않는 결과에 이르는 점(만약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본부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는 피고가 업무상 필요하더라도 본부장의 동의가 없는 한 본부장에 대한 강임이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게 된다)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의 사장이 사전에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원고로부터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에 무효라고 볼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원고가 본부장으로서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부적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큰 생활상 불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17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보임된 2014년 당시 피고의 사장은 피고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 피고가 재량권을 위법하게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반면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임금 감소액은 월 90만 원 정도이고,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인 2015년도 원고의 총 급여는 137,515,480원인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근로자가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무효라고 볼 만한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없고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청구 및 이 사건 인사발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감소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피고의 예비적 주장인 이 사건 소의 실효의 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윤섭(재판장) 이혜미 최지연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
사건
2018가합101184
판결선고
2018. 9. 20.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1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