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0,200,1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4. 15.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회사는 전세계 70여 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 C의 핀란드본사가 100% 출자하여 설립한 C 한국 현지법인으로서 선박엔진 수입, 수출 등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5. 11. 1.부터 2011. 3. 17.까지 사이에 피고회사 소속으로 근무하였고, 2010. 12. 15. C 스위스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1. 4. 1.부터 스위스 D에서 C 스위스 소속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원고는 2017. 8. 24. 피고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 대표자를 상대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은 2017. 12.경 피고회사가 원고가 피고회사를 퇴직한 2011. 3. 17.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 60,200,186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로부터 기산하여 5년이 경과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 14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 5,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장에 대한 문서송부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60,200,18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취업규칙상 퇴직금 지급배제 규정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회사는 먼저,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상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퇴직금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거시한 증거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은 계속하여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퇴직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면서도(제33조 제1항),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적용을 배제하고 근로계약서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제4조),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에 관한 부분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외국인들도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지급에 관한 규정(제34조)이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되며(외국인 근로자의 차별금지를 규정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2조), 위와 같은 강행규정에 위반하는 취업규칙의 조항은 무효이어서(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두3476 판결 등 참조),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퇴직금을 비롯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규정한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4조는 외국인 근로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 처우하는 것으로써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원고에게 지급한 월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회사는 다음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월 급여에 퇴직금이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가 월급여 속에 퇴직금이라는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더라도 이러한 퇴직금 지급은 무효이고, 이러한 것을 내용으로 약정하는 것 또한 무효이고(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피고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지급한 월 급여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소멸시효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회사는 마지막으로,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3년간 위 퇴직금 채권 60,200,186원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상급자인 E으로부터 원고가 피고회사에서 C 스위스로 옮기는 것은 C 그룹에서 최종적으로 퇴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회사에서 퇴직할 당시 사직서 제출 등의 통상적인 퇴직절차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회사가 소멸시효 주장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권은 일응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인 2011. 3. 17경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3 내지 10, 12, 13, 15호증, 갑 제16호증의 1, 2, 을 제1, 4, 8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회사가 원고의 퇴직금 청구권의 행사를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여, 원고의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권리남용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에는 '모든 복리후생 내용은 본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다. 그 외에는 직원핸드북에 명시된 회사방침, 절차, 규칙,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제3항)'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퇴직에 관한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회사가 직원들로 하여금 업무방침과 절차를 숙지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배포한 직원핸드북(이하 '이 사건 직원핸드북'이라 한다) 중 복리후생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퇴직 등에 관한 부분은 외국인 근로자인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에도 적용이 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직원핸드북은 '회사(company)는 피고회사를 말한다(이 사건 직원핸드북 제1조 제5항)'고 규정하고 있어, C 그룹과 피고회사를 구분하여 규정하면서, '직원이 C 이외의 곳에서 경력개발을 원하거나 그 외 다른 이유로 퇴직를 하는 경우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여야 한다(이 사건 직원핸드북 제5조 제2항)'고 규정되어 있어, 피고회사의 직원이 피고회사에서 퇴직하고 C 그룹의 다른 현지법인에 취업하는 경우에는 사직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다.
원고가 피고회사를 퇴직할 당시 피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회사로부터 이를 제출할 것을 요구받지 않은 것도, 위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이 사건 직원핸드북의 내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직원핸드북은 '직원이 C 그룹 내의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피고회사로 돌아오는 경우, 퇴직금 내부누적계수는 C 그룹 내 전체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하고, 근무년수는 피고회사 근무기간만을 적용한다. 국제 계약을 끝낸 직후 C를 퇴직하는 경우 퇴직금은 피고회사에서 최종 수령하였던 급여를 기준으로 계산한다(제5조 제9항 제3호)'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문언과 앞서 본 이 사건 직원핸드북 제5조 제2항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피고회사를 퇴직하더라도 C 그룹의 다른 현지법인에서 계속 근무할 경우에는 피고회사를 퇴직할 당시에는 피고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C 그룹의 다른 현지법인에서 최종 퇴직하거나 피고회사로 복직한 다음 최종 퇴직할 때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원고의 직속상사는 부서 매니저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E과 원고는 피고회사 산업운영사업부 제조기술과에 함께 소속되어 근무하였고, E은 총지배인으로서 부서장이었으므로, E은 원고의 직속상사인데, 원고가 2011. 3. 피고 회사를 퇴직할 무렵 E에게 퇴직금의 지급여부를 문의하자, E은 원고에게 위 이 사건 핸드북 제5조 제9항 제3호에 따라 C 그룹에서 최종적으로 퇴직할 때에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였다.
E도 원고가 피고회사에서 퇴직한 것과 비슷한 시기인 2010년 말 피고회사에서 퇴직하고 C 그룹 계열사가 아닌 국내의 다른 기업에 취업하였는데, E은 당시 C 그룹으로부터 최종 퇴직하였기 때문에 피고회사로부터 퇴직을 전제로 하는 희망퇴직위로금을 지급받았다.
피고회사에 근무하다 2017. 5. 31. 퇴직하고 C의 현지법인인 C 아르헨티나에 취업한 F가 피고회사에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이 2017. 11.경 피고회사에 F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하자, 피고회사가 그 무렵 F에게 퇴직금 139,604,399원에서 이미 지급한 희망퇴직위로금 5,000만 원을 공제한 89,604,399원을 지급하였다.
피고회사에서 근무하다 C 그룹의 다른 현지법인으로 옮긴 직원들은 위와 같이 F가 진정을 통하여 피고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기 전에는 피고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소결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퇴직금 60,200,18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회사에서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1. 4. 15.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춘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