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본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본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유 택시를 운행하는 자이다.
임금지급방식
원고는 택시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기본급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다만 2020년 임금협정부터는 근로자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와 정액사납금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
원고가 가입되어있는 C노동조합 D지역본부(이하 'E노동조합'이라 한다)와 피고가 가입되어 있는 F조합(이하 'F조합'이라 한다)은 2005. 12. 31. '2005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06. 1. 1. ~ 2006. 12. 31.), 2008. 12. 15. '2008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09. 1. 1.~ 2009. 12. 31.), 2011. 1. 20. '2010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1. 2. 1. ~ 2012. 1.31.), 2013. 3. 27. '2013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3. 4. 1. ~ 2014. 3. 31.), 2015. 6.17. '2015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5. 7. 1. ~ 2016. 6. 30.), 2016. 12. 6. '2016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7. 1. 1. ~ 2017. 12. 31.), 2018. 2. 26. '2018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8. 2. 1. ~ 2018. 12. 31.), 2018. 12. 31. '2019년 임금협정'(유효기간 2019. 1. 1.~ 2019. 12. 31.)을 각 체결하였는데(이하 이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별지 '관련 임금협정' 기재와 같다.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아래 과 같이 직전 임금협정의 그것과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또는 단축되었다.
<1><2>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신설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라는 내용의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2009.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할 때 제5조의2[최저임금법 시행령이 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현행과 같이 개정되면서 위 제5조의2는 제5조의3으로 조문의위치만 이동되었다(이하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제5조의3'으로 표시한다)]를 신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고,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였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위 법률 제8818호 부칙 제1호에 따라,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은 위 대통령령 제21572호 부칙 제1호에 따라 피고가 소재한 부산의 경우 2009. 7. 1.부터 시행되었다.
최저임금법상 법정최저임금의 내역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 고시한 최저임금법상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아래 의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2호증,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본소청구원인의 요지
피고가 2008년 임금협정을 비롯하여 그 이후 체결된 각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과 2005년 임금협정에서 인정되던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을 2008년 임금협정부터 삭제하거나 축소한 것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① 200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2016. 6.부터 2019. 5.까지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② 200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2016. 6.부터 2019. 5.까지 재산정한 주휴수당,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차액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본소청구에 대한 주장 및 반소청구원인의 요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최저임금법 잠탈을 위한 것이 아니어서 유효하다. 만약 이와 달리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무효로 보아야 한다면 그와 일체로 체결된 기준운송수입금에 대한 합의 역시 무효이고,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 당시 당사자가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다면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추가 임금만큼 기준운송수입금을 증액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증액되어야 할 기준운송수입금을 피고에게 납입하지 않음으로써 동액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에게 56,626,934원(=2016년 부당이득 9,143,632원 + 2017년 부당이득 16,591,969원 + 2018년 부당이득 20,841,815원 + 2019년 부당이득 10,049,51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판단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있었던 것은 2008년 임금협정, 2013년 임금협정, 2018년 임금협정이다(이하 이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고 하고, 구별할 경우 '00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고 한다).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나머지 임금협정들은 별지 '관련 임금협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직전의 임금협정과 비교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전혀 단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1일 사납금만을 다소 증액한 것이거나 일부 수당을 신설, 내지 증액한 것에 불과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청구는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므로 이하에서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되 이 사건 특례조항의 부산 지역 시행일인 2009. 7. 1.을 기점으로 그 전에 이루어진 200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와 그 후 이루어진 2013년 및 201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나누어 살핀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각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인 차이 및 변동 추이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 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본소), 2023다280563(반소) 판결 참조].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유등으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 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참조).
200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 여부
2005년 임금협정에서 1일 6시간 40분, 월 200시간으로 정하여졌던 소정근로시간이 2008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5시간 40분, 월 170시간, 2인 1차제의 경우 1일 5시간 20분, 월 160시간으로 단축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거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에서 본 사실만으로는 200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무효로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08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인 2008. 12. 15. 체결되었다. 그러나 2008년 임금협정이 체결될 때 이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었고, 다만 부칙 제1호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의 부산 지역 시행일을2009. 7. 1.로 유예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 특례조항 시행은 예정된 것이었고, 따라서위 특례조항 시행 전에 2008년 임금협정이 시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200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유효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당시 국회의 논의 상황을 보면 위와 같이 위 특례조항의 시행에 앞서 유예기간을 부여한 취지는 입법을 둘러싸고 노사 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사납금 인상 여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되는 고정적수당의 종류 등에 관한 노사 간 합의를 통하여 위 특례조항이 원만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제268회 국회(임시회) 환경노동위원회(법안심사소위원회) 2007. 6. 20.자 회의록 제2호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앞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고정급과 수당 등 임금체계의 전반적인 재정비는 물론 기준근로시간 대비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도 새삼 주목하여 이에 관하여 교섭하고 합의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소정근로시간과 관련하여 200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6시간40분, 1주 40시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과 동일하였다.<3>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정액사납금제의 경우 고정급 이외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까지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비교대상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 최저임금법 위반이 문제되는 사례가 거의 없었고, 그 결과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별도로 합의할 필요성 또한 적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을 계기로 고정급의 구성과 액수뿐만 아니라 고정급의 재원이 되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달성하기 위한 운행시간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것인지를 실질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200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종래형식적으로 법정 기준근로시간에 맞추어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택시 운행시간이 갖는 특수성(일부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달성하기 위한 운행시간이고, 일부는 초과운송수입금을 획득하기 위한 운행시간으로, 후자의 경우 근로자에게
전적인 재량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질적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과 실태 등을 고려하여 비로소 기준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계기가 되었으나 그렇다고 이를 200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과 수치상으로만 단순 비교하여 위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로 볼 수는 없다.
2005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 1시간 40분, 2인 1차제 40분의 연장근로시간을 인정하여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가 2008년 임금협정에서 이를 삭제하였고, 2005년 임금협정에서 4시간의 야간근로시간을 인정하여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가 2008년 임금협정에서 이를 2시간으로, 2019년 임금협정에서 이를 다시 1.7시간으로 단축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연장·야간근로수당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3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은 아닌 점,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고 이러한 근로특성과 관계 법령을 고려하여 E노동조합과 F조합이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업무수행에 통상적으로 필요한 시간에 관하여 서면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택시 운전근로자들은 초과운송수입금을 통하여 연장·야간근로수당을 대체하거나 상회하는 수익을 얻을 수도 있으므로 그와 같은 합의가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2008년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에서 연장·야간근로시간을 폐지·단축하였더라도 이를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는 탈법행위 또는 근로기준법 제56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2013년 및 201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무효 여부
2010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5시간 40분, 월 170시간, 2인 1차제의 경우 1일 5시간 20분, 월 160시간으로 정하여졌던 소정근로시간이 2013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4시간 40분, 월 140시간, 2인 1차제의 경우 1일 4시간 20분, 월 130시간으로 단축되었고, ② 2016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4시간 40분, 월 140시간, 2인 1차제의 경우 1일 4시간 20분, 월 130시간으로 정하여졌던 소정근로시간이 2018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4시간, 월 120시간, 2인 1차제의 경우 1일 3시간 40분 월 110시간으로 단축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을 제1 내지 3호증, 제8호증, 제9호증, 제14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며 보면, 위에서 본 사실만으로는 2013년 및 201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단지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에 불과하거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여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택시운송사업의 특수성, 운송수입 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나 근로자들 모두에게 유의미한 근로시간은 기준운송수입금을 달성하는 데 소요되는 택시 운행시간이다. 그런데 2013년 및 2018년 임금협정이 체결되기에 앞서 각 택시요금이 인상되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기준운송수입금 증액률이 택시요금 인상률을 크게 하회하였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기준운송수입금 달성을 위한 운행시간을 종전보다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반드시 양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사 간의 자율적 합의에 따라 근로형태나 실제 근로시간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13년 및 201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택시요금 인상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로 기준운송수입금 달성을 위한 운행시간이 단축된 사정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i) 부산시는 2013. 1. 1. 택시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2,800원으로 약 27.3% 인 상하였다. 그런데 위 인상분은 기준운송수입금 증액으로 전부 반영되지 아니한 채2013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기준운송수입금은 124,000원에서 130,000원으로 약 4.8%만이 인상되었다.
ii) 부산시는 2017. 9. 1. 택시기본요금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약 17.9% 인 상하였다. 그런데 위 인상분은 기준운송수입금 증액으로 전부 반영되지 아니한 채2018년 임금협정에서 1인 1차제의 경우 1일 기준운송수입금은 138,500원에서 145,000원으로 약 4.7%만이 인상되었다.
별지 '관련 임금협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 임금협정 부칙 제1조 및 2018년 임금협정 부칙 제5조는 위 각 임금협정의 기본배경이 택시요금 인상에 따라 기준운송수입금이 높게 책정될 것을 우려하는 근로자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요금인상 비율보다 낮게 책정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의하면, 2013년 및 201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기준운송수입금의 증액 정도와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은 매년 예외 없이 인상되었고, 그 기간 동안 2010년, 2013년, 2015년, 2016년, 2018년, 2019년여섯 차례에 걸쳐 임금협정이 체결되었으나, 유독 택시요금이 인상된 2013년 및 2018년 임금협정에서만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있었다.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택시 기본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준운송수입금 인상을 억제함에 따른 운행시간의 실질적인 변경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계기가 되었음을 방증한다.
피고가 택시요금 인상에 상응하는 정도로 기준운송수입금을 증액하고 그와 동시에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위와 같이 기준운송수입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한 데는 부산시의 행정지도에 부응한 면이 있다. 즉 부산시는 2013년과 2017년 택시요금 인상 당시 일관되게 요금 인상분이 택시운전근로자에게 귀속될 수 있도록 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실상 피고를 비롯한 택시회사들로 하여금 기준운송수익금의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2013년 및 2018년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할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F조합은 2008년 말경 G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2019. 12.경에는 H, 2010. 1.경에는 I 등 콜시스템을 확대하였다. 또한 2015년경부터는 전국적으로 택시호출 앱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종전의 배회식 영업방식에서 대기식 영업방식, 즉 특정한 장소에서 대기하다가 호출을 받아 운행하는 방식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가 변경되었고, 특히 호출 앱을 통해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거리 손님을 골라 받거나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구상하여 운행할 수 있는 등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 획득의 효율성도 향상되었다. 물론 이러한 사회경제적 사정만으로 2013년과 2018년이라는 특정 시기에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있었던 이유가 환원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근무형태의 변경이 택시요금 인상과 맞물린 2013년 및 2018년 임금협정 체결 당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이르게 된 간접적인 정황이 되었다고 볼 수는 있다. ⑥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 및 2018년 임금협정에 따른 비교대상임금을 각 임금협정 체결 이전에 적용되던 소정근로시간<4>으로 나누어 환산한 시간당 임금이 2013년 및 2018년 임금협정 당시 적용되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2013년 및 2018년 임금협정의 체결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무관하게 이미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i ) 2013년 임금협정에 따라 1인 1차제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 23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임금은 863,800원(=기본급 544,000원 + 승무수당 128,800원 + 생산수당 100,000원 + 정기상여금 91,000원)인데 이를 그 이전의 2010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1일 5시간 40분(=월 130.33시간<5>)을 기준으로 시간당 임금을 환산하면 6,627원(=863,800원 ÷130.3시간,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으로 2013년 당시 적용되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인 4,860원을 상회한다.
ii) 2013년 임금협정에 따라 2인 1차제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 25일을 모두 근무하는 겨우 비교대상임금은 786,200원(=기본금 512,000원 + 승무수당 80,000원 + 생산수당 100,000원 + 정기상여금 94,200원)인데 이를 그 이전의 2010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1일 5시간 20분(=월 133.33시간<6>)을 기준으로 시간당 임금을 환산하면 5,896원(=786,200원 ÷ 133.33시간)으로 2013년 당시 적용되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인 4,860원을 상회한다.
ii) 2018년 임금협정에 따라 1인 1차제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 23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임금은 930,280원(=기본금 554,000원 + 승무수당 128,800원 + 성실수당 247,480원)인데, 이를 그 이전의 2016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1일 4시간 40분(=월 107.33시간<7>)을 기준으로 시간당 임금을 환산하면 8,667원(=930,280원 ÷ 107.33시간)으로 2018년 당시 적용되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인 7,530원을 상회한다.
iv) 2018년 임금협정에 따라 2인 1차제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 25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임금은 876,250원(=기본급 522,000원 + 승무수당 80,000원 + 성실수당 274,250원)인데 이를 그 이전의2016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1일 4시간 20분(=월 108.33시간<8>)을 기준으로 시간당 임금을 환산하면 8,088원(=876,250원 ÷ 108.33시간)으로 2018년 당시 적용되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인 7,530원을 상회한다.
소결
본소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유효한 이상 피고에게 200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본소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반소청구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의 본소청구가 인용되는 것으로 조건으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나 앞
서 본 바와 같이 본소청구를 기각하는 이상 본소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한 예비적 반소는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다19061, 19078 판결 참조),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더불어 예비적 반소는 본소 청구 기각판결이 확정되면 해제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소송의 계속이 소급적으로 소멸하는데, 이러한 예비적 반소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당시의 소송계속 법원은 본안재판에서 반소비용에 관해 판단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8. 4. 6.자 2017마6406 결정 참조). 따라서 예비적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 부담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