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9. 17. 선고 2014가합1606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상시근로자 3,000여 명을 고용하여 의료업을 하는 특수법인(1956. 11. 1. B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설립되어 운영되다가 1994. 5. 20. 국립대학병원설치법에 의해 특수법인으로 전환되었다)이고, 원고는 1994. 5. 20.부터 피고 법인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4. 3. 17. 18:00경 부산 서구에 있는 식당에서 부하직원인 피해자 C(여, 25세, 이하 '피해자'라고 한다) 등과 회식을 한 후 피해자와 함께 택시에 탑승하여 이동하던 중 왼손으로 피해자의 좌측 어깨를 감싸고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상의 속옷 안으로 집어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수 회 만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라고 한다)로 2014. 7. 16. 벌금 300만 원과 16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14고단4168호), 원고가 항소하지 않아 2014. 7. 2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이에 피고는 2014. 8. 22. 당시 기획조정실 정책연구위원으로 근무하던 원고에게 사무국 총무팀으로의 전보 및 대기근무를 명하는 인사발령을 내리는 한편 2014. 8. 25. 원고에게 인사(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다. 이후 2014. 8. 27.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는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가 품위유지의무 위반, 성실의무 위반으로서 비위의 도가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석의원 전원 일치로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으나, 위 징계의결의 집행권자인 피고 소속 병원장은 2014. 9. 16. 원고에게 파면보다 감경된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라.

한편,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피고의 인사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내지 9,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단체협약 및 인사규정이 규정하는 징계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위 징계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고, ②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한 이유를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처분이며, ③ 가사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원고는 피고 법인에서 근무하는 동안 여러 차례 표창을 받은 사실이 있는바 인사규정 제65조에 따른 징계 감경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는 행정직 1급 직원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으므로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한편, 피고는 인사규정상 징계에 관한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없고, ②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로 인하여 형사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고 피해자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되어 있는바 이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며, ③ 사안의 중대성, 원고의 고의성, 원고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의 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1)

단체협약 적용 여부

원고가 조합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에 의해 조합원이 아닌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35조에 의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피고가 제출한 2015. 9. 2.자 참고자료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3. 8. 6. 파트장 이상 직원 및 사용자 등을 노동조합 가입제외 대상으로 하기로 구두 합의한 사실 및 원고는 행정직 1급 직원으로서 2011. 7. 1.부터 2013. 6. 18.까지 사무국장을, 2013. 6. 18.부터 2013. 11. 1.까지 홍보팀장을, 2013. 11. 1.부터 2014. 8. 22.까지 정책연구위원을 역임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원고는 위 노사 간 합의에 따른 노동조합 가입제외 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조합원 자격이 없는 원고에게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상 징계처분에 관한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인사규정 위반 여부

가)

소명 기회 부여 여부

인사규정 제64조 제2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며, 징계혐의자는 서면 또는 구술로써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여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징계혐의자인 원고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2014. 7. 16. 이 사건 강제추행 행위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원고의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일로부터 이틀 전인 2014. 8. 25.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한 사실 및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소명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원고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원고 스스로 잘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에 관한 객관적 자료도 이미 제출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출석 통지일로부터 인사위원회 개최일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원고로 하여금 변명과 소명자료 제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오히려 원고에게 한 번 더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따른 처분의 집행을 늦춘 사실 및 이에 따라 원고가 2014. 9. 11. 추가로 소명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받기까지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가졌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

인사규정 제15조 제2항은 직원에 대한 징계의 경우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의 징계의결을 위한 인사위원회에 인사의원 16명 중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11명이 출석하여 전원일치로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인사규정에서 정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한 것이므로 피고는 위 인사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

다)

그 외 인사규정 위반 여부

원고는 피고가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이를 집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인사규정 제65조의2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은 훈시규정에 불과할 뿐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에게 한 번 더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집행을 늦춘 것이므로 위 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행위가 인사규정에 반하는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 이외 원고의 과거 소행이 언급된 점을 지적하며 이는 인사규정 제64조 제5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사규정 제64조 제5항은 "인사위원회는 징계의 원인이 된 이외의 사실에 대하여 심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징계사유 이외의 사실을 새로운 징계사유로 삼아 심사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규정일 뿐이고, 오히려 인사규정 제60조는 "인사위원회가 징계사건을 의결함에 있어서는 별표4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되 징계혐의자의 소행,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징계요구의 내용 기타 정상을 참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징계혐의자의 과거 근무태도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징계양정에 대하여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피징계자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이 경우 징계사유의 내용과 성질은 물론이고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외에 과거의 전력, 징계사유로 삼지는 않았지만 징계사유 발생 이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등도 징계종류의 선택의 자료로 참작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3. 선고 97누2528 판결 참조),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과거 부적절한 행위가 언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3)

소결

단체협약은 원고에게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그 위반 여부가 문제되지 않고,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인사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의 절차상하자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의 정당한 이유 존부에 관한 판단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 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는 인사규정 제58조 제2호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는 징계사유일 뿐 아니라 원고의 지위 및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가 피고의 근무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면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다.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유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수행하는 직무의 특성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 및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징계양정에 관한 규정이 자의적이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징계양정은 그 적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충분히 존중되어야 할 것인데, 인사규정 제64조 [별표4]는 성실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으로 비위의 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품위유지 위반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으로 비위의 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해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의 강제추행행위는 고의에 의한 범행일 뿐 아니라 그 비위의 정도도 결코 가볍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 징계양정기준에 따른 처분에 해당한다.

②

인사규정 제65조가 피징계자에게 위 조항이 정하는 공적이 있는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조항은 재량규정에 불과할 뿐 아니라 피고 소속 병원장은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따라 원고를 파면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한 번 더 소명의 기회를 준 후 원고의 근무경력 등을 고려하여 이보다 감경된 해임처분을 하였다.

③

원고는 피고 법인의 행정직 1급 직원으로서 바람직한 직장 분위기를 선도하여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직원인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를 하였는바 그 비난의 정도가 높다.

④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피고 사업장 내 이와 같은 성범죄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고에게 강경한 양정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전원 일치로 파면을 의결하였는바, 그러한 판단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민(재판장) 안희경 백상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