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46,806,334원, 원고 B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6. 8. 20.부터 2019. 5.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6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고 한다)는 2013. 12. 1.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수입 폐타이어(타이어 원형뿐만 아니라 조각인 '칩' 포함)를 컨테이너에 적재된 상태로 공급받는 내용의 타이어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타이어 공급계약'이라고 한다), 이 사건 관련된 계약내용은 아래와 같다.
E은 2013. 12. 1. 피고 C 및 주식회사 F(이하 'F'라고 한다)와 사이에 수입 폐타이어 컨테이너에 관한 운반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운반계약'이라고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계약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F는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운반계약을 하도급하였고, G는 망 H(이하 '망인'이라고 한다)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I 주식회사와 운송사업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이 사건 운반계약을 하도급하였다.
한편, 피고 C은 2011년 9월경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컨테이너로부터 폐타이어를 하역하는 작업에 관하여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매년 위 작업도급계약을 연장하여 왔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계약내용은 아래와 같다.
망인은 G와 체결한 운송사업 위·수탁계약에 따라 2016. 8. 20. J대형 특수 스카니아 트렉터 차량을 운행하여 피고 C의 동해공장에 수입 폐타이어가 적재된 컨테이너를 운송하였다.
그런데 망인은 위 동해공장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다가 그 안에 들어있던 폐타이어 뭉치가 떨어지면서 위 폐타이어 뭉치 밑에 깔리게 되었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다발성 뇌좌상, 다발성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간기능부전에 의한 심폐정지로 같은 날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2, 13,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에 대한 주장
망인은 피고 D이 피고 C으로부터 도급받은 폐타이어의 하역 작업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그런데 피고 D은 폐타이어 하역 작업의 수급인으로서, 피고 C은 폐타이어 컨테이너가 동해공장에 도착한 후 모든 위험과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이 사건 타이어 공급계약 제7조 제2항에 따른 폐타이어의 화주로서, 각 컨테이너의 봉인을 직접 제거하고 폐타이어 뭉치가 안전하게 적재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 작업자에게 하역 작업을 하게 하여야 하는데, 만연히 망인으로 하여금 컨테이너 봉인을 제거하고 문을 열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들은 폐타이어의 화주 또는 폐타이어 하역 작업의 수급인으로서, 하역 작업 시 컨테이너에서 폐타이어 뭉치가 쏟아져 발생하는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작업자들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안전관리자를 배치하여야 하는데(특히 피고 D은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 제4조에 따라 작업자를 관리하고 지휘·감독할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더욱이 컨테이너에 적재된 폐타이어 뭉치는 중량물이어서 위 폐타이어 뭉치가 쏟아지는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고들은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였다(특히 피고 D은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 제5조에 따라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한 후 작업자에게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4항에서도 사업주는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안전상의 조치사항에 대해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에 위임하고 있는데, 피고들은 위 법령에서 정한 위험방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사업주의 위험방지 조치의무는 본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것이지만 근로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면 그에게도 적용된다.
나아가 사용자는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신의칙상 보호의무를 부담하는데, 망인은 피고들과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피고들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피고들은 망인에 대하여 신의칙상 보호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설령 망인이 컨테이너의 문을 연 행위가 하역 작업에 해당하지 않고 망인 본래의 운송업무라고 하더라도 피고들로서는 적절한 현장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였다.
피고 C에 대한 주장
망인이 컨테이너 문을 열게 된 이유는 화물차의 컨테이너 적재함 높이가 폐타이어 하역대의 높이와 같아 그대로 차량을 운전하여 하역대로 진입할 경우 컨테이너의 문을 열지 못하게 되므로 화물차의 운전사들이 미리 컨테이너 문을 여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인바, 피고 C은 폐타이어 하역대의 설치상의 하자로 인한 책임이 있다.
피고 C이 폐타이어의 하역 작업을 피고 D에게 도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C은 이행보조자인 피고 D의 고의·과실에 대해 피고 D과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나아가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 제5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폐타이어 하역 작업의 안전관리에 관하여 피고 D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였는바, 피고 D의 고의·과실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그리고 피고 C이 폐타이어 하역 작업을 도급하였더라도 위 피고의 동해공장 내에는 수급인인 피고 D의 근로자를 비롯하여 여러 운송회사의 운전사 등이 혼재되어 있었던 만큼, 피고 C은 폐타이어 하역 작업의 총책임자로서의 안전관리자를 배치하고 안전관리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여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29조 제1항, 제3항에서도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준 사업주는 자신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그 사업의 관리책임자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업무를 총괄 관리하도록 하고,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 C은 위와 같은 법령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들의 주장
컨테이너에서 봉인을 제거하고 문을 여는 행위는 운전사의 운송 업무이고, 하역 업무 또는 하역을 위한 준비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타이어공급계약 제7조는 계약당사자 사이의 물건의 위험 이전에 관하여 규정한 것일 뿐 계약당사자나 제3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정한 것이라 볼 수 없고, 이행보조자의 책임은 채무불이행책임에 적용되는 것이지 불법행위책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의 제4조 및 5조가 구체적으로 망인에 대한 관계에서 안전관리책임의 근거가 되거나 피고들 사이의 지휘·감독관계에 관한 규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망인은 피고들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피고 C은 피고 D에게 폐타이어 하역 작업에 관하여 도급을 주었고, 피고 D이나 망인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수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망인이 행한 업무의 성질
살피건대, 망인이 피고 C의 동해공장에서 컨테이너의 문을 열다가 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폐타이어 뭉치에 깔려 사망한 사실, 피고 D은 피고 C으로부터 폐타이어의 하역작업을 도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 을가 제5,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에 의하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행한 업무는 피고 D의 하역 작업 중 일부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피고 C의 동해공장 내 3호기 앞 하역작업장으로, 망인은 하역대 옆에 차량을 주차시켜 놓고 차량 적재함 뒤편에서 폐타이어 뭉치에 깔린 채로 발견되었다.
하역 작업 당시 신호수 일을 하였던 피고 D 소속의 근로자 K은 수사기관에서 '일반적으로 화물 차량들이 짐을 하차하기 위하여 하역대에 후진해서 들어오면 그 안으로 "스키드로더"라는 하역 장비가 들어가 폐타이어를 하차하고 하차가 완료되면 다음 화물 차량이 하역대로 들어오는데, 이 사건 사고 현장의 경우 하역대의 높이가 차량 적재함의 높이와 일치하여 하역대에 들어가서는 컨테이너의 문을 개방할 수 없어 미리 컨테이너 문을 개방한 상태로 화물 차량이 하역대로 이동하였고, 컨테이너 안에 적재된 짐이 뒤로 쏠려 있다고 판단되면 하역대 옆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어 쏠려 있는 폐타이어를 떨어뜨린 뒤 나머지 짐을 하역하기 위하여 하역대로 이동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K 및 G 소속의 운전기사 L은 수사기관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거나 뒤쪽에 쏠린 폐타이어를 떨어뜨리는 작업은 통상 운전사가 담당한 업무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컨테이너의 문을 미리 개방해서 들어가야 하는 하역대의 구조적인 문제와 하역 작업의 편의를 고려하여 운전사들이 관행상 컨테이너 문을 미리 개방하고 컨테이너 뒤쪽에 쏠린 폐타이어를 하역대 옆에서 떨어뜨렸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가 운송 작업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운반계약의 내용은 '피고 C이 지정하는 장소까지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것이고, F로부터 도급을 받은 G 및 G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망인의 운송계약의 내용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바, 망인은 피고 C의 동해공장 내 하역장소에 도착함으로써 이 사건 운반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을 완료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의 내용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컨테이너로부터 폐타이어 칩을 인출하는 작업, 폐타이어 칩을 인출한 후 컨테이너를 청소하는 작업'인바, 하역 작업의 내용 및 그 진행 과정에 비추어 보면 화물 차량의 운전사들이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고 적재물의 상태를 확인하여 필요한 경우 하역대 옆에서 컨테이너 뒤쪽으로 쏠린 부분을 일부 떨어뜨리는 것은 하역 작업의 일부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하역 작업을 위한 준비행위로써 피고 D의 하역 업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 D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인은 피고 D의 하역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고 할 것인바,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D 소속 근로자는 아니었더라도 피고 D 소속 신호수인 K의 지휘에 따라 피고 D의 하역 업무 중 일부를 수행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하역 작업 과정에 한하여는 실질적으로 피고 D의 피용자와 다를 바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D은 실질적으로 피용자의 지위에 있는 망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보호의무는 실질적으로 고용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이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안전상 조치의무와 관련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한편, 이 사건과 관련된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및 구 안전보건규칙(2017. 12. 28. 고용노동부령 제2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운반하역 표준안전 작업지침(고용노동부 고시 제2015-47호, 2015. 9. 20. 일부개정)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위 관련 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행한 업무는 폐타이어 하역 업무, 즉 중량물 취급업무로써 사실상 망인의 사용자인 D으로서는 보호의무의 하나로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보호구인 안전모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고, 컨테이너 내에서 화물이 떨어질 위험이 없는지를 확인한 후에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도록 하며, 평소 이러한 작업방법 등을 교육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D은 위와 같은 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D은 망인 및 원고들에게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원고들은, 피고 D이 폐타이어 하역 작업의 수급인으로서 직접 컨테이너의 봉인을 제거하고 컨테이너의 문을 열지 아니하였으며 안전관리자도 배치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폐타이어 하역대의 구조 및 하역 편의를 위한 관행상 화물차량의 운전사들이 하역대로 진입하기 전 미리 컨테이너의 봉인을 제거하고 그문을 열어 왔던 것이며, 망인을 비롯한 화물차량의 운전사들도 이를 용인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본 위험방지 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었다고 한다면 그 자체를 두고 피고 D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안전관리자의 배치 규정도 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에서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를 위반한다고 하여 곧바로 망인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가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 D이 구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할 종류와 규모의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원고들은, 이 사건 타이어공급계약서(을가 제1호증)에 의하면 '타이어가 피고 C에 도착한 후의 모든 위험과 사고에 대한 책임은 피고 C에게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 C이 이 사건 컨테이너의 화주로서 컨테이너의 봉인을 직접 제거하고 폐타이어 뭉치가 안전하게 적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작업자들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안전관리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타이어공급계약서는 피고 C과 E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서 위 약정은 계약당사자들 사이에 타이어 공급계약상 물건의 위험 부담에 관한 규정으로 보일 뿐이므로, 위 규정을 근거로 피고 C에 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 C과 망인 사이에 작성된 환경·안전서약서(을가 제4호증)에 의하면 위 피고가 망인에 대해 실질적 지휘·감독관계에 있었으므로 결국 피고 C은 망인과의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없을지라도 구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규정한 사업주의 위험방지 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규정하고 있는 안전상의 조치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1264 판결 참조).
그런데 을가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은 2016. 6. 18. 피고 C과의 사이에 계약기간 중 수집, 운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환경관련 법규준수 및 안전관리를 위하여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한 사실, 이 사건 서약서는 피고 C의 사업장 내에서 작업할 시 준수해야 하는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C이 망인에 대한 관계에서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는 피고 C의 사업장을 출입하는 운전사라면 통상 작성할 수 있는 서류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 C으로서는 망인이 폐타이어 하역 작업의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서약서만으로는 망인이 피고 C과의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실질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한편 원고들은, 폐타이어 하역대의 높이가 화물차의 컨테이너 적재함 높이와 같아 망인이 하역대에 차량을 진입하기 전에 미리 컨테이너 문을 열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 C은 폐타이어 하역대의 설치상 하자로 인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에 따르면, 망인은 폐타이어 하역대의 구조 때문에 바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위험방지 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아니한 채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인바, 폐타이어 하역대의 구조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달리 폐타이어 하역대에 설치상의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들은 피고들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작업도급계약서(을가 제3호증)에 의하면 피고 D이 피고 C의 지휘·감독 하에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 D의 과실에 대하여 피고 C이 사용자 책임을 진다고 주장하나, 위 작업도급계약서는 피고 D과 C 사이에 작성된 폐타이어 하역 작업에 관한 도급계약서로서 이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계약상 의무를 정한 것에 불과하고, 그 기재에 의하더라도 이들 사이에 실질적 지휘·감독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그리고 원고들은 피고 C이 폐타이어의 하역 작업을 피고 D에게 도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C은 이행보조자인 피고 D의 과실에 대해 피고 D과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민법 제391조는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을 채무자의 고의·과실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이행보조자는 채무자의 의사 관여 아래 채무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며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가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 또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330 판결).
그러나 민법 제391조의 책임은 채무자의 채무이행행위와 관련하여 적용되는 것인데, 피고 C이 망인에 대하여 어떠한 채무도 부담하고 있지 아니한바(피고 C과 망인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실질적 지휘·감독관계에 있지 아니하여 신의칙상 보호의무도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고들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29조가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 주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그 사업의 관리책임자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업무를 총괄 관리하도록 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 C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29조 소정의 사업주에 해당하여 위 규정이 정하고 있는 예방조치들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하였으므로 이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망인이 피고 D의 하역 업무를 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망인이 적어도 위 하역 업무에 관하여는 사실상 피고 D의 피용자로서의 지위에 있었던 사실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다.
그리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6. 10. 27. 대통령령 제275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6. 10. 28. 고용노동부령 제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중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29조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여기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앞서 본 규정에 위 법리를 더하여 살펴보면, 피고 D이 피고 C의 동해공장 내에서 수입 폐타이어 하역 작업을 도급받아 하였고, 망인이 적어도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고 폐타이어의 적재 상태를 확인하여 컨테이너 뒤쪽으로 쏠린 폐타이어를 일부 떨어뜨리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는 피고 D의 피용자와 다를 바 없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수입 폐타이어는 피고 C이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연료의 구입 및 그 하역 작업은 본래 피고 C의 사업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C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한 사업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C은 위 법 제18조에 따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지정하여 피고 D의 하역 작업에 따른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고, 아울러 위 법 제29조에 따라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인 D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위 하역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보호구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하였고 컨테이너 내에서 화물이 떨어질 위험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도록 지휘받거나 이를 교육받지 못하였으며, 달리 피고 C이 동해 공장에서 하역 작업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지정한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하는바, 결국 피고 C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사업 시의 안전예방조치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고, 위와 같은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C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고 D과 공동하여 망인 및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피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책임을 정함에 있어서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망인은 2014년 6월경부터 2016년 8월경까지 피고 C의 동해공장으로 여러 차례 폐타이어를 실은 컨테이너를 운반해 주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망인은 이전에도 폐타이어가 컨테이너 뒤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경험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고 폐타이어를 떨어뜨리는데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뒤늦게 떨어지는 폐타이어 뭉치를 피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과 같이 컨테이너 문을열고 폐타이어를 떨어뜨리는 작업의 위험성이 농후함에도 망인은 별다른 안전도구나 안전장치 없이 위 작업에 만연히 나아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를 피고들에게 전부 부담하게 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공평의 원칙상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일실수입
계산의 편의상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원 미만과 마지막 달의 월 미만은 버리고, 손해배상액의 사고 당시 현가는 월 5/12%의 비율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계산한다.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성별: 남자, 생년월일: M생, 기대여명: 36.64년
소득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일실수입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망인의 월 소득에 관하여 중소기업 중 앙회의 직종별임금조사보고서에 의한 트레일러 운전사의 통계 월 수입 2,702,214원을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불법행위 당시 일정한 수입을 얻고 있던 피해자의 일실수익 손해액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에 의하여 피해자가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었던 수입금액을 확정하여 이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하나, 기록상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실제로 얻고 있었던 수입금액을 확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한 통계소득에 따라 일실수익을 산정하기로 한다.
살피건대, 망인은 적어도 2014년 6월부터 G와의 운송사업 위·수탁계약에 따라 J스카니아 트랙터를 운행하여 왔고,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16년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상 경력 3년의 자동차운전원의 월 임금총액은 2,030,000원인 바, 망인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소득액은 위 고용형태별근로조사보고서상의 통계소득인 월 2,030,000원으로 한다.
생계비: 망인 수입의 1/3
가동연한: 60세가 될 때까지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3 내지 15,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계산
이 사건 사고일인 2016. 8. 20.부터 가동연한 종료일인 2032. 8. 19.까지 192개월
2,030,000원 × 2/3 × 140.8468(호프만지수) = 190,612,669원
장례비
원고는 장례비로 5,000,000원을 구하고 있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장례비 지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한 증거가 없으므로, 통상적인 장례비인 3,000,000원을 인정한다.
책임의 제한
피고들의 책임비율: 50%
계산: 96,806,334원[= (일실수입 190,612,669원 + 장례비 3,000,000원) × 50%]
위자료
망인의 나이와 직업,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와 결과, 원고들과 망인의 가족관계, 망인과 피고들 쌍방의 과실 정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위자료로 망인에 대하여 40,000,000원, 원고 A에 대하여 10,000,000원, 원고 B에 대하여 5,000,000원으로 각 정한다[민법 제752조에 규정된 직계 존·비속, 배우자 이외의 친족도 그 정신적 고통에 관한 입증을 함으로써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바, 원고 B은 망인의 형으로서 망인의 사망으로 인해 경험칙상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B도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78. 1. 17. 선고 77다1942 판결 참조)].
상속
원고 A은 망인의 유일한 상속인으로, 망인의 재산상 손해배상채권 96,806,334원, 망인의 위자료 채권 40,000,000원 합계 136,806,334원을 상속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46,806,334원(=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손해배상채권 136,806,334원 + 원고 A의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6. 8. 20.부터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5.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두(재판장) 이지혜 박병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