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학술, 문화진흥의 지원 및 운영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이다.
B은 2016. 5. 16. 원고에게 고용되어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7. 2. 11.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7. 3. 20. 피고에게 부당해고구제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17. 5. 19. '원고가 2017. 2. 11. B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B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17. 5. 30. 피고로부터 위 구제명령을 송달받고 2017. 6. 5.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8. 17. 원고의 위 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정한 이행기일까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2017. 8. 3.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구제명령의 완전불이행을 부과사유로 하여 5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8호증, 을 1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B과 합의하여 고용계약을 해지하였을 뿐 B을 부당해고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B을 부당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또한 원고는 B에게 해고예고수당, 휴일수당, 명절 상여금, 합의금을 모두 지급하고 합의하였고, B 스스로가 중앙노동위원회의 복직 권유를 거부한 것이며,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있은 이후에는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B을 복직시킬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구제명령은 부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무효인 이 사건 구제명령을 전제로 내려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고(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누10075 판결 등 참조),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1두456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B을 부당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구제명령과 이 사건 처분은 후자가 전자의 처분을 전제로 한 것이기는 하나 각각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독립한 행정처분이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인 경우에만 이 사건 구제명령의 하자를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아래에서 살펴본다.
먼저, 원고는 B과 합의하여 고용계약을 해지하였을 뿐 B을 해고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5,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1 내지 4호증, 을 1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원고의 대표자인 이사 C은 2017. 1. 10. B에게 의사소통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고 이야기하면서 30일 간의 해고예고기간을 주었는데, 이에 대하여 B이 원고에게 해고예고에 동의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② B은 부산지방노동고용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은 2017. 1. 23.까지 원고 재단에 출근하였는데, 2017. 1. 23. 원고의 대표자인 이사 C으로부터 내일부터 새 사람이 오기로 했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듣고 더 이상 원고 재단에서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고의 직원인 D 등과 급여 등 제수당 지급과 사직서 제출과 관련하여 논의를 하게 되었으나, 원고의 사직요구에 동의하지 못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③ B은 2017. 2. 28. 고용보험 실업급여를 지급받기 위하여 부산동부고용센터에 수급자격 인정 신청을 하면서 구체적인 이직 사유에 자필로 '해고'라고 기재한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관계는 원고와 B 사이의 합의해지로 종료된 것이 아니라 원고가 B을 해고함으로 인하여 종료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원고가 B을 해고한 것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앞서 본 위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B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도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는 B을 정당한 이유 없이 부당해고하였고, 해고의 적법한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B을 부당해고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17. 10. 16. B과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무효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32조는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3조 제1항은 지방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제명령의 효력이 정지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그 이행기한인 2017. 6. 30.까지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한 이상,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또한 원고와 B이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기한 이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전에 이미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게 된다거나 원고의 구제명령 불이행이 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그 밖에 원고의 주장을 선해하여,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처분인지에 관하여도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000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정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 3]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의 경우 그 이행강제금은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로 정하면서 구체적인 이행강제금의 금액은 위반행위의 종류에 따른 부과금액의 범위에서 위반행위의 동기, 고의·과실 등 사용자의 귀책 정도, 구제명령 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기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①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 불이익처분에 대하여 부당성을 인정함으로써 사용자의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된 근로자의 권리를 원상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것이고, 부당해고 등으로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나마 신속·간이하게 해결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점, ② 이행강제금 제도는 종래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 등에 대하여 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적절한 이행확보수단이 없어 그 실효성이 적다는 비판에 따라 도입된 것으로서 구제명령의 신속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 점, ③ 이 사건 처분에서 정한 이행강제금 500만 원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 3]에서 정한 이행강제금의 최하한의 금액이고, 달리 위 규정에서 이행강제금을 재량 감액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지는 않은 점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위반행위의 동기, 귀책 정도,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 정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기간 등에 비추어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영표(재판장) 김용환 김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