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1. 25. 선고 2017초기2315 판결

2017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H, K, L(이하 'H 등'이라 한다)과 방과후학교 강의서비스 용역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H 등은 수급인에 불과할 뿐 근로자라고 볼 수 없고, 가사 H 등이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H 등은 2015. 3. 2.부터 2016. 2. 29.까지만 근무하여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어서 퇴직금 지급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H 등이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고 전제한 다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H 등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는 피고인이 정한 점, ② H 등은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이를 엄수하여야 했던 점, ③ H 등은 강의시간 및 학생 지도에 관한 일정 등이 포함된 교육계획서를 피고인에게 제출하여야 했던 점, ④ H 등은 피고인이 주최하는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하여야 했던 점, ⑤ H 등이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는 급여는 학생 수에 상관없이 기본급(월) 120만 원으로 고정되었고 다만 학생 수가 30명을 초과하는 경우는 성과급으로 학생 1인당 2만 원을 지급받았던 점, ⑥ 수업에 필요한 비품 등은 피고인이 지급하였던 점, ⑦ H 등은 각 학급 당 모집할 수 있는 수강생 규모, 교재 홍보활동 등에 관하여 피고인의 지시·감독을 받아야 하고, 피고인의 과업지시에 대하여 매월 서면보고를 하여야 하며, 추가강의에 대하여도 피고인과 협의하여야 하였고, 매월 수강생들에게 교재비를 수납하여 피고인에게 일괄 송금하여야 했던 점, ⑧ H 등은 피고인의 필요에 따라 일지 등 서면으로 강의상황을 보고할 의무를 부담하였고, 피고인은 언제라도 H 등에게 업무처리상황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H 등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원심판결이 설시한 바를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다가 증인 H, N의 당심 법정진술을 보태어 보면, H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지 여부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사용자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따라 퇴직금 제도를 설정한 경우 사용자는 퇴직 근로자에게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하는데, 이때의 계속근로기간은 근로자가 고용된 후 퇴직 또는 해고될 때까지의 재직기간을 말하는바, 근로자가 2011. 3. 2.부터 2012. 2. 29.까지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나, 초·중등교육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학교의 학년도는 3. 1.부터 시작하여 다음 해 2. 말일까지인데 3. 1.은 공휴일인 점, 계약기간이 2011. 3. 2.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계약기간 기산일이 공휴일인 2011. 3. 1.로 기재되었을 경우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에 비추어 현저히 공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근로자는 1년간 계속 근로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사용자는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다221074 판결 참조)고 전제한 다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 및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5. 2. 중순경 H에 대하여, 2015. 2. 25.경 K, L에 대하여 각각 채용을 확정하여 통보하였는데, 이에 따라 H 등은 그 무렵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안내장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2015. 2. 25. 피고인의 사업장 소재지에서 방과후학교 운영에 관한 회의를 하기도 하는 등 2015. 3. 1. 이전부터 사실상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② 학교의 학년도는 3월 1일부터 시작하여 다음 해 2월 말일까지이고(초·중등교육법 제24조 제1항), 3월 1일은 공휴일인 점, ③ 피고인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이 작성한 '2015학년도 방과후학교 운영 길라잡이'에 '프로그램별 강사 선정 및 위탁계약 체결 내용에 계약기간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기간과 일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을 근거로 H 등과의 계약기간도 2015. 3. 2.부터 2016. 2. 29.까지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학교가 직접 강사를 모집하여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마련한 내용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H 등의 계속근로기간은 적어도 1년 이상의 기간이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보았다.

2)

당심의 판단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나, 형벌법규를 해석하면서 가능한 문언의 의미 내에서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그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은 그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959 판결).

H 등이 피고인 운영의 사단법인과 한 계약기간은 모두 '2015. 3. 2.부터 2016. 2. 29.까지'였고, 위 계약기간은 역수상 1년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내용 및 원심이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에서 사용자에게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은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게 퇴직 후에도 일시적으로나마 생계를 보장하여 생활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점, ② 위 법에서 정하고 있는 '1년'의 기간은 기본적으로 역산의 개념에 따라 산정되는 것이지 공휴일, 주말 등을 제외한 실제 근무일수를 고려하여 산정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고, 이 사건에서는 역수상 1년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3. 1.이 제외된 것은 단지 그 날이 공휴일이기 때문인 점, ③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와 같이 계약기간이 '2015. 3. 2.부터 2016. 2. 29.까지'인 경우는 계약기간이 '2015. 3. 2.부터 2016. 3. 1.까지' 온전한 1년으로 약정된 경우와 비교하였을 때 근로자의 실제 근로기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고, 위 두 경우에 실제 근로기간이 동일하다는 것은 법률지식과는 무관하게 피고인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내용인 점(실제로도 피고인은 H 등에게 2016. 2.분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고 1일분에 해당하는 임금을 삭감하지 않았다), ④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앞서 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입법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해석이라 할 것인 점, ⑤ 피고인이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지 아니한 근본적인 원인은 H 등과의 계약관계를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으로 잘못 이해하였기 때문이지 위와 같이 계약기간에 공휴일이 하루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⑥ 가사 피고인이 1년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기간을 이유로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고인의 착오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H 등의 계속근로기간은 1년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의무가 있다고 인정된다.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판단에다가 당심에서의 위와 같은 판단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이 사건 범죄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같은 법 제3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두(재판장) 김세용 허서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