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6. 9. 선고 2019가단319453 판결

주문

1.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66,648,287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6. 14.부터 2022. 6. 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노동조합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C노동조합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의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근로자공급계약

(1)

피고 C노동조합(이하 ‘피고 C노조’라고 한다)는 D 노동조합으로서 직업안정법상 근로자공급사업자로서 항만하역 근로자 공급 등 수익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항만하역업자인 피고 B(주)(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과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그 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에 항만하역 근로자를 공급해 왔다.

(2)

피고 회사 등 하역회사들은 화물을 실은 배가 입항하면 피고 C노조에 작업내용과 필요한 근로자의 수를 통보하고, 피고 C노조는 소속 작업반에 작업량을 할당하여 피고 회사에 작업반 단위로 근로자를 공급한 후, 피고 회사로부터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일괄적으로 지급받은 다음, 근로자들에게 조합비(2%)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분배해 왔다.

나.

원고의 근로 경위

(1)

원고(E생, 남)는 2001. 3. 23. 피고 C노조에 가입한 항만하역 근로자로서, 피고 C노조의 지시에 따라 동료 작업반원들과 피고 회사의 항만하역 작업에 참여해 왔다.

(2)

한편, 구체적인 하역 작업은 피고 회사 소속의 현장관리자(F)가 하역 근로자들에게 작업량과 작업 내용을 고지한 후, 크레인 기사와 하역 근로자들을 무전기 등을 사용하여 지휘·감독하면서 진행되었다.

다.

사고의 발생

(1)

원고는 2016. 6. 14. 13:20경 부산 사하구 G부두에서 화물선에 선적되어 있는 에이치형강(H-빔) 하역을 위하여 화물선 해치 위 난간에 걸터앉아 신호수로서 선창 내부 작업자들이 에이치형강에 와이어로프를 안전하게 결착하였는지, 에이치형강을 올리기 전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대피하였는지 등을 확인하여 크레인 기사에게 무전기로 연락해주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크레인에 걸려 있던 리프팅 빔이 흔들리면서 접근하자, 이를 피하는 과정에 리프팅 빔을 고정하고 있는 와이어에 손이 걸려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갑판 5~6m 아래 적재되어 있던 에이치형강 위로 추락하였다.

(2)

이로 인해 원고는 ‘치골의 골절(좌측), 천골의 골절(좌측), 장골의 골절(좌측),치골의 골절(우측), 부고환염(우측), 양측 골반부 좌골신경 손상, 요추 제4번 외상성 혈종, 방광의 상세불명의 신경근육 기능장애, 기타 원인으로 인한 남성 발기장애 등’의 상해를 입고 인근 H병원으로 후송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라.

사고 후의 경과

(1)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2017. 5. 14.까지 366일간의 입원치료를 받는 등 2019. 4. 30.까지 치료를 받았으나,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① 골반골절-Ⅰ-1 항목으로 11%, ② 말초신경장해-Ⅱ-A-1-a(양측) 항목으로 각 32%(양쪽 중복장해율 53.76%), ③ 비뇨생식기계의 손상과 질환(배뇨장애)-Ⅱ-A-2 항목으로 10%, ④ 비뇨생식기계의 손상과 질환(발기부전)-Ⅳ-B 항목으로 10%의 영구적인 장해가 남았다.

(2)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로 판정하고, 원고에게 요양급여로 64,708,840원, 휴업급여로 88,675,780원, 장해급여로 44,222,34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13호증, 을가제1 내지 10호증, 을나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I, J의 각 증언,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의 전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피고 회사 부분

(가)

관련 법령

1)

직업안정법

제2조의2(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 각 호와 같다.

7.

"근로자공급사업"이란 공급계약에 따라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사업을 말한다. 다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외한다.

제33조(근로자공급사업)

①

누구든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하지 못한다.

③

근로자공급사업은 공급대상이 되는 근로자가 취업하려는 장소를 기준으로 국내 근로자공급사업과 국외 근로자공급사업으로 구분하며, 각각의 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자의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경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노동조합

2)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근로자법’이라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2.

"근로자파견사업"이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3.

"파견사업주"란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4.

"사용사업주"란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를 말한다.

5.

"파견근로자"란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로서 근로자파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말한다.

6.

"근로자파견계약"이란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간에 근로자파견을 약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제35조(「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에 관한 특례)

①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의 사업주로 보아 같은 법을 적용한다. 이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을 적용할 때에는 "근로자를 채용할 때"를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로 본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32조 제2항 단서, 같은 조 제4항(작업장소 변경, 작업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로 한정한다), 제157조제3항을 적용할 때에는 파견사업주 및 사용사업주를 같은 법 제2조제4호의 사업주로 본다.

3)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4.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제5조(사업주 등의 의무)

①

사업주(제77조에 따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자와 제78조에 따른 물건의 수거ㆍ배달 등을 중개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6조에서 같다)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이행함으로써 근로자(제77조에 따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제78조에 따른 물건의 수거ㆍ배달 등을 하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조 및 제6조에서 같다)의 안전 및 건강을 유지ㆍ증진시키고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정책을 따라야 한다.

1.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발주ㆍ설계ㆍ제조ㆍ수입 또는 건설을 할 때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지켜야 하고, 발주ㆍ설계ㆍ제조ㆍ수입 또는 건설에 사용되는 물건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기계ㆍ기구와 그 밖의 설비를 설계ㆍ제조 또는 수입하는 자

2.

원재료 등을 제조ㆍ수입하는 자

(나)

파견근로관계에서의 사용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파견관계에서 파견사업주는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여 근로자를 파견하고,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되므로, 파견근로자가 파견근로 중에 직면하는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은 대부분 사용사업주가 지배·관리하는 영역에서 발생한다. 파견근로자보호법 제35조 제1항 본문에서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로 보아 동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에 따른 산업재해예방 및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유지·증진 등에 관한 의무를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에게 부과함으로써,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파견근로자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정한 형사적 또는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취지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다)

근로자공급관계에의 유추적용

직업안정법 제33조 제1항 소정의 근로자공급사업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공급사업자와 근로자간에 고용 등 계약에 의하거나 사실상 근로자를 지배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 공급사업자와 공급을 받는 사용사업자간에 제3자의 노무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공급계약이 있어야 하며 근로자와 공급을 받는 자간에는 사실상 사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157 판결)고 할 것인데, 위 법리에, ① 우리나라는 종래 노동조합에 의한 근로자공급사업 및 특별법에 의하여 허용된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는 어떤 형태의 근로자파견제도도 금지하는 엄격한 정책을 펴오다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조치의 일환으로 1998. 2. 20. 파견근로자법을 제정하여 종전에 음성적으로 행해져 오던 근로자파견업을 양성화게 되었던 점, ② 파견근로자법에 있어서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의 파견근로계약관계,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파견계약,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의 취업관계(노무제공관계)라는 3면의 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어서 근로자공급업과 기본적 구도가 동일한 점, ③ 근로자공급업에 대한 직업안정법(제2조의2 제7호)상 정의 규정은 파견근로자법을 제정하여 근로자파견을 일부 양성화하면서도 위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닌 나머지 근로자공급업에 대하여는 여전히 엄격한 제한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므로, 위 정의 규정은 근로자파견을 근로자공급업의 한 형태로 인정함을 전제하고 있는 점, ④ 한편, 직업안정법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 요건, 절차 등에 관하여만 개략적으로 규정하고 그 구체적인 법률관계를 정하지 않고 있는 반면, 파견근로자법은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명문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파견근로자법이나 위 법에 따른 법리는 위 법이나 직업안정법의 입법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 근로자공급관계에도 그대로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파견근로관계에 있어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나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는 근로자공급관계에도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사고 당시 구체적인 하역 작업은 피고 회사 소속의 현장관리자(F)가 크레인 기사와 하역 근로자들을 무전기 등으로 지휘·감독하면서 진행되었던 사실은 앞서 보았고, 위 각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당시 원고는 안전모와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치 난간에 걸터앉아 크레인 기사에게 신호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실, 현장관리자(F)는 1, 2시간 정도만 현장을 참여하였을 뿐이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에는 자리를 비웠던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① 이 사건 사고는 피고 회사의 화물하역 업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 회사의 업무와 직접 관련되는 점, ② 당시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안전모,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치 난간에 앉아 신호수 업무를 하고 있었으므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작업하는 과정에 추락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 ③ 그러함에도 피고 회사의 현장관리자(F)는 수시로 작업 현장을 비움으로써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적절히 감독하지 못하였던 점, ④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가해자의 불법행위만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행위 기타 귀책사유 등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가해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 점(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하면, 사용사업자인 피고 회사는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로서 위와 같은 보호의무 위반에 따라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C노조 부분

(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 의한 근로자 파견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자 파견계약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근로자를 파견하여 근로를 제공하게 하는 것으로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그의 지시·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사용사업주와의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반면,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로서 파견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자에게 근로를 제공함에 있어서 사용사업자가 행사하는 구체적인 업무상의 지휘·명령권을 제외한 파견근로자에 대한 파견명령권과 징계권 등 근로계약에 기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파견근로자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게 되고, 따라서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관계가 인정되어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파견업무에 관련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파견근로자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하지만,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아 사용사업주의 업무를 행하던 중에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파견사업주가 파견 근로자의 선발 및 일반적 지휘·감독권의 행사에 있어서 주의를 다하였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면책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다24655 판결).

위 법리에, ① 앞서 본바와 같이, 근로자파견(공급)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파견사업주 또는 근로자공급사업자의 업무는 근로자파견 또는 근로자공급업무로서 사용사업주가 행하는 구체적 사업과는 구별되므로, 사용사업주의 지휘·감독 하에 파견근로자가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그 업무가 파견사업주 또는 근로자공급사업자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파견사업주 또는 근로자공급사업자가 사용사업주에 의한 구체적인 업무 과정에 개입하여 파견근로자에게 지휘·감독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근로자파견계약(근로자공급계약)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상황을 상정하기도 어려운 점, ④ 그렇다면,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아 사용사업주의 업무를 행하던 중에 재해를 당한 경우에는 그 재해 발생에 대한 파견사업주(근로자공급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⑤ 실질적인 지휘·감독자인 사용사업주에게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인정하는 이상,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다면, 파견사업주(근로자공급사업자)에게 중복적으로 책임을 물을 필요도 적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근로자공급사업자)가 파견근로자의 선발 및 안전관리에 관한 일반적 지휘·감독권의 행사에 있어서 주의를 소홀히 한 경우가 아닌 이상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아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발생한 재해에 대하여는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원고는 ‘피고 C노조도 원고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는바, 피고 C노조가 직업안정법상 근로자공급사업자로서 근로자공급계약에 기초하여 피고 회사에 항만하역 근로자를 공급해 온 사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C노조가 피고 회사에 공급한 하역 근로자인 사실, 이 사건 사고는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에이치형강 하역 작업을 수행하던 중 발생한 재해인 사실은 앞서 보았고, 위 인정사실에, 피고 C노조가 원고 등 파견근로자의 선발 및 안전관리에 관한 일반적 지휘·감독권의 행사에 있어서 주의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갑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I, J의 각 증언만으로는 피고 C노조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에 대한 보호나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위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위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아래와 같고, 그 계산 근거는 별지 ‘손해배상계산표’의 기재와 같다(다만, 아래에서 인용하거나 별도로 판단하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각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소극적 손해 : 95,430,903원

(가)

치료기간(2016. 6. 14.부터 2019. 4. 30.까지) : 원고는 이 기간의 일실수입을 휴업급여로 갈음하고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나)

치료기간 이후 95,430,903원[2019. 5. 1.부터 C노조 정년인 62세(2020. 1. 31.)까지는 종전 소득 금액(월 4,422,915원)을 기준으로, 그 다음날부터 가동기한(2023. 1. 17.)까지는 일용근로자로 각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하였다]

(다)

원고는 ‘발기부전으로 인한 후유장해도 노동능력상실율 평가에 합산하여 계산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뒤에서 보는바와 같이, 발기부전 치료비용을 적극적 손해로 인정하는 이상 별도로 이에 관한 노동능력상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2)

적극적 손해 : 65,412,154원

(가)

기왕개호비

원고는 입원치료기간 366일간 기왕개호비로 36,556,812원을 주장하나, 갑제1,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산재급여 중에는 간병료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원고가 개호비를 부담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기왕치료비 6,684,220원(요양급여 외에 원고가 지출한 비용, 갑제12호 증의1 내지 13)

(다)

향후치료비 58,138,884원(정형외과 치료비1,080만원, 성형외과 치료비 18,196,120원, 비뇨기과 발기부전 치료비 46,342,594원을 이 사건 변론종결인인 2022. 5. 19.에 지출하는 것으로 가정하여 현가한다)

(라)

보조구 589,050원(의료용 지팡이 1개당 10만원, 2년 주기,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현가한다)

(3)

공제

(가)

산재보험의 보험료 부담은 사회보험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정책적․입법적 결단의 문제이다.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 납부한다고 하여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근거로 삼을 수 없고, 가해자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당연히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재해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사업주와 공단을 동일시하여서는 아니 되고 산재보험제도의 복합적인 성격 및 기능을 고려한다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하여(‘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재해근로자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조 제2항 소정의 "동일한 사유"라고 하는 것은 보험급여의 대상이 된 손해와 민사상의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 손해가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보험급여와 손해배상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말하므로, 피해자가 보험금으로 수령한 휴업급여금과 장해보상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그 성질을 달리하는 적극적 손해의 배상액을 산정하는 데 있어 공제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1776 판결).

(나)

치료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95,430,903원에서 장해급여 44,222,340원을 공제하면, 51,208,563원이 남는다.

(4)

책임제한

원고도 당시 안전모는 물론이고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전발판을 사용하지 않고 해치 난간에 앉아 신호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사고 발생에 크게 기여한 잘못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측 책임을 40%(원고측 과실 6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5)

위자료

원고가 오랜 치료에도 불구하고 골반 등에 영구적인 장해를 입은 점, 그러함에도 피고 회사가 원고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피고의 관계, 원고의 연령, 지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로 2,000만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6)

소계 66,648,287원(별지와 같이 산정된 재산상 손해 46,648,287원 + 위자료 2,000만원)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66,648,287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6. 6. 14.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22. 6. 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일부 인용하고,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노조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각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