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7. 23. 선고 2019노3432 판결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E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와 공동 수급체를 구성하여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 엘리베이터 교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동으로 도급받았을 뿐,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일부를 분리하여 C에게 하도급 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정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일부(승강기 설치작업)를 C에게 하도급 준 것이라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이하 '피고인들의 제1주장'이라 한다).

나)

설령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일부를 C에게 하도급 준 것이라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이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이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같은 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사업주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여야 하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는 C 소속 근로자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 회사는 위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추락 또는 낙하위험이 있는 장소에서의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회사에게 위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이하 '피고인들의 제2주장'이라 한다).

다)

피고인 D은, 피고인 회사가 C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것이어서 피고인 회사가 도급사업을 하는 사업주라는 인식 자체를 하지 못하였으므로 필요조치 미이행과 관련한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D에게 위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이하 '피고인들의 제3주장'이라 한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들 각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D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시인 2018. 10. 15.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회사와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작업을 하게 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공소사실이 입증되므로,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한편, 검사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에는 '원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부분이 유죄로 인정됨을 전제로 죄책에 합당한 형을 선고하여 달라'는 취지의 기재만 있을 뿐,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부당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항소장에도 양형부당에 관한 구체적인 이유 기재가 없는바,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 부분은 적법한 항소이유를 기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2795 판결 참조)].

2.

피고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들의 제1, 3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결문의 증거의 요지 하단 부분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설시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D은 피고인 회사의 경남설치팀 소속 부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계약의 체결 경위 및 피고인 회사가 C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 준 경위를 잘 알고 있었던 점(수사기록 184 ~ 185쪽), ② 피고인 D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C에게 하도급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들의 제2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의 제2주장의 취지는,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는 이 사건 추락사고를 당한 C의 근로자가 근무한 장소에서 함께 작업을 하지는 아니하였으므로(동시성 결여), 피고인 회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제3항에서 말하는 사업주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위 조항에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이라 함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등 참조),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의 일부만을 도급하여 수급인의 근로자와 사업주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가능성이 있으면 위 요건은 구비하였다고 볼 것이지 반드시 사업주의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의 근로자가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만 위 요건을 구비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고, 원심이 설시한 양형의 이유에다가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들의 범행 전력, 범행의 동기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겁지 않다.

3.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D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관련 부분

가)

사업주는 연삭기 등의 행정끝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부위에 덮개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제87조 제5항).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 공사현장의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2018. 10. 15.경 위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그라인더 1개에 덮개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나)

사업주는 누전에 의한 감전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기 기계·기구의 금속제 외피 및 철대에 접지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제302조 제1항).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 공사현장의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2018. 10. 15.경 위 공사현장 기계실 내 철제 가설전등에 대하여 접지를 하지 않았다.

2)

피고인 회사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 D의 위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

피고인의 경남설치팀 소속 부장인 D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 공사현장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업무에 관하여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판단

1)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검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을 적용하여 기소하였으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가 적용된다고 보인다)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②

위 각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시인 2018. 10. 15.경에는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지 않았고(당시는 현장작업이 중지된 상태임),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는 2018. 10. 4.경 기존 엘리베이터 철거 등을 마친 후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까지 공사현장에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 D이 2018. 10. 15.경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공사현장에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2018. 10. 4.경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필요조치가 미이행된 상태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음). 또한, 피고인 B와 근로자 K은 근로의 실질에 비춰보더라도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2)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더불어, 당심에서 변호인이 제출한 증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등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공소사실 기재 그 라인더 및 가설전등은,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기존승강기 철거공사를 종료(2018. 10. 4.경)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피고인 회사와 실질적 고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C 소속 근로자들이 새로운 승강기 설치작업을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가지고 와 설치한 장비들인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현찬(재판장) 정순열 박혜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