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0가합4943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A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 정리 및 기업구조조정업무, 금융취약계층의 재기지원, 국유재산관리 및 체납조세정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준정부기관이다.

2)

원고들(망 B을 포함하고 망 B의 소송수계인 C, D, E은 제외한다, 이하 특별히 소송수계인을 주체로 언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와 같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로서 1958년 내지 1960년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1)

피고는 원래 연공서열제에 정년 58세를 보장하다가 2006년부터 정년을 59세로 연장하되 근로자들을 55세가 되는 해부터 일반직군(부장직, 팀장직)이 아닌 임금피크직군(관리직, 민원업무직)으로 구분해 임금을 80%, 70%, 55%. 40%로 적용하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으나 2011년말에 위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정년을 종전의 58세로 환원하였다.

2)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으며, 피고는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호<1>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3)

한편 정부는 2015. 5. 7.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각 공공기관에 보내고, 위 권고안에 따라 2015년도부터 임금피크제 운영의 적정성을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포함하는 등 공공기관에 대해 임금피크제의 조속한 도입을 장려하였다. 피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의 공공기관에 해당하여 위 권고안의 적용 대상이었다.

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1)

피고는 2015년 3월부터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노사협의회를 통해 협의, 교섭한 결과 2015. 8. 31.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제1차 노사합의’라 한다).

2)

피고는 2015. 8. 31.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하고 2016. 1. 1.부터 위 제1차 노사합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취업규칙 ‘임금피크제 규정’을 제정하고 2015. 9. 16.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를 시행하였다(이하 추후 개정되는 내용까지 포함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하고, 이를 규정한 취업규칙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3)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2017. 9. 28. 임금피크제 지급률 관련 재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하여 2018. 1. 1.부터 대상 직원들의 임금지급률을 정년 도래 전 3년간 1년차는 그대로, 2년차 및 3년차는 45%(1~2급) 또는 50%(3급 이하)로 축소 조정하기로 합의하였고(이하 ‘제2차 노사합의’라 한다), 2018. 12. 31.에는 2019년부터 임금피크제 1년차에는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이지만, 2년차 및 3년차에는 주 20시간으로 축소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이하 ‘제3차 노사합의’라 하고, 임금피크제에 대한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위 노사합의를 통칭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위 합의 내용들을 반영하여 개정된 후 시행되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 역시 이루어졌다.

4)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연봉계약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를 받은 사실은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게 적용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되었을 임금(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연도의 연봉계약상 급여에 매년 급여인상률 약 2.5%를 반영하여 계산한 금액),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기 지급된 임금, 퇴직금의 각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주위적으로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 예비적으로는 연봉계약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인데 단체교섭의 결과가 아니라 노사협의회에서의 합의에 따라 시행되었으므로 무효이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이 사건 노사합의가 단체협약이라고 하여도,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경영상 필요가 없었고 피고 노동조합은 임금피크제에 동의할 필요와 의무가 없었는데 이를 동의함으로써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에 대한 보호를 저버렸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는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무효이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변경 후 작성된 2016년 연봉계약은 원고들의 개별 동의가 없어 무효이다. 그리고 위 연봉계약이 무효인 경우 종전에 확립된 노사관행대로 체결되었을 개별 연봉계약, 즉 2015년 연봉계약상 급여에 인상률을 적용한 금액의 연봉을 기준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과 비교하여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을 적용하여야 하므로, 위와 같이 노사관행대로 체결되었을 각 개별 연봉계약을 원고들에게 적용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단체협약이 체결된 것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협정(합의)이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합의내용을 서면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단체협약의 내용을 명확히 함으로써 장래의 분쟁을 방지하려는 것이고, 서명날인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은 체결당사자를 명확히 함과 아울러 그의 최종적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진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기명 옆에 서명만 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관하여 보건대,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이루어진 임금피크제도의 도입 및 개정에 관한 이 사건 노사합의가 노사협의회에서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2015. 8. 31.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하는 단체협약을 적법하게 체결하였고 이후 위 합의서를 2차에 걸쳐 적법하게 개정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노동조합은 F노동조합 G지부로, F노동조합은 피고가 속한 사단법인 H와 산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2015년도 단체협약<2>에는 필요한 경우 사용자와 지부간에 보충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해당 보충협약은 본 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점(제10조), 특히 보수에 관한 협약은 이 협약에 모순,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자와 지부간 별도로 정하며 본 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점(제53조)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단체협약의 내용 및 이후 협의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와 같이 산별 단체협약이 이루어진 후 구체적인 보수에 관한 사항 등은 보충협약을 통해 보완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합의도 그러한 보충협약의 하나로 보인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합의하였던 1차 노사합의는 2015. 3. 18. 협의를 시작하여 2015. 8. 31. 최종 타결되었는데, 10차에 걸쳐 논의가 진행되던 중 교섭 결렬 선언 및 성명서 게시 등 노사간 대립하는 모습 등이 나타나는 바,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교섭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최종 합의내용을 ‘임금피크제도 도입에 관한 합의서’라는 문서로 작성하여 A공사 사장과 F노동조합 G지부 위원장이 기명 옆에 서명하였는바 이로써 단체협약의 형식적 요건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이루어진 2차, 3차 노사합의 당시에도 각 합의내용을 문서로 작성하여 사용자 대표(사장)와 노동조합 대표(위원장)가 각 서명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③

1차 노사합의가 이루어진 이후 피고 노동조합은 2015. 9. 1. 개최된 분회장·대의원 회의에서 1차 노사합의의 과정 및 내용을 보고하였고, 2015. 9. 16 1차 노사합의를 반영한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이견없음”으로 회신하였으며, 피고는 1차 노사합의를 반영하여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단체협약 정보로 이 사건 노사합의의 최종 합의 문서를 등록하였다. 이러한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의 모습을 종합하면 쌍방은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이 사건 각 노사합의에 따른 합의서를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제2차 노사합의 이후인 2017. 9. 28. 작성되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대표가 서명한 ‘2017년도 임금협약 및 2~3분기 노사협의회 등에 관한 합의서(안)’를 보면 임금, 노사협의회, 임금피크제도 및 연차휴가 의무사용 항목 등이 한 문서에 함께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노사간의 합의 사항을 단체협약에 해당하는 것과 아닌 것으로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한 단체협약, 즉 이 사건 노사합의는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한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및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의 2015년도 단체협약 제4조 제1항<3>에 따라 아래에서 살펴볼 취업규칙 및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하여 원고들에게 유효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년보장형’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 전후를 비교하였을 때 ‘정년연장형’에 해당한다.

②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피고 노동조합과의 노사합의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예정하고 있는 ‘임금체계 개편’ 등의 일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취지 및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이 ‘이미’ 60세로 보장된 상황에서 특별히 이익을 얻는 것 없이 정년 3년을 앞둔 근로자들의 임금이 삭감된 것은 합리성이 없다는 취지의 원고들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③

실제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년이 2년 연장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총액에서 종전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받았고, 여기에 2018년까지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상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추가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른 원고들의 불이익이 현저하다거나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합의한 이 사건 노사합의가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들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의 취지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임금체계 개편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당시 피고의 경영상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아무런 필요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위 법률 조항의 위반이고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조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준정부기관으로 그 경영성과만으로 사업의 방향이나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결정된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 정부가 피고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에게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보내고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임금피크제 운영의 적정성을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포함시키는 등 임금피크제의 조속한 도입을 장려하였던 상황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피고의 사업이 순이익을 내는 상태였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⑤

그 밖에 다른 공공기관이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금융노조 내 다른 사업장들에 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도가 근로자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개별 연봉계약이 존재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수 없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연봉계약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를 받지 않았음은 이미 본 바와 같으나, 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2, 16, 17호증의 각 기재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을 도입할 당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개별 연봉계약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유효하다.

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개별 연봉계약은 이 사건 취업규칙 도입 당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계약이다.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직원들이 피고의 내부전산망을 통해 2015년 개별 연봉액을 확인하고 해당 연봉계약서에 대해 동의하는 절차를 통해 피고와 사이에 개별 연봉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각 개별 연봉계약은 그 계약기간을 해당연도의 1. 1.부터 12. 31.까지의 12개월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이 도입된 2016. 1. 1.에는 이미 유효하지 않은 상태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정일인 2015. 8. 31. 당시를 기준으로 유효한 개별 연봉계약을 기준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불이익한 것인지 비교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해당 시점에 시행이 되지 않는 취업규칙과 개별 연봉계약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노사관행에 따른 개별 연봉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작성된 원고별 2016년 연봉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지 않는다면<4> 단체협약이 무효임을 쌍방이 알았을 경우에 종전에 확립된 노사 관행대로 체결되었을 개별 연봉계약, 즉 2015년 연봉계약상 급여에 인상률 2.5%를 적용한 금액의 연봉을 기준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과 비교하여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단체협약이 유효함은 이미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아래와 같은 사유로 노사관행에 따른 개별연봉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도 힘들다.

①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하는데(대법원 2002. 4. 23. 선고 2000다50701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장과 증거를 모두 살펴보아도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오히려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근로자들은 최초 입사시 유효기간을 퇴사시까지로 한 기본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동 근로계약서는 임금의 구체적인 액수를 정하지 않고 피고 보수규정에 따른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2016년 개별 연봉계약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원고들의 급여는 기본 근로계약에서 위임하고 있는 피고 보수규정 및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위 기본 근로계약이 1년을 유효기간으로 하는 2012년 연봉계약의 체결로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볼 근거는 없다.

라.

소결

이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한 단체협약에 따라 도입되었고, 그와 동일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이 개정되어 과반수 노동조합인 피고 노동조합에 의해 동의가 이루어졌으므로 각 근로자들에게 유효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위은숙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