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1. 19. 선고 2023나47770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약어 포함).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소속 특수경비원으로 근무하다가 2017. 6. 14.경 눈 부위에 상해를 입어 시력이 다소 저하되기는 하였으나, 2018. 6. 27. 청원경찰로 전환된 이후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근무하였고,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됨에 따라 계속적인 근로 제공이 가능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신체상태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아니한 채 단순히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하였는바, 이는 휴직사유, 필요성이 결여된 인사조치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은 신체상태로 인하여 청원경찰로 근무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특수경비원으로는 남게 된다고 보아야 하고, 전보, 직위해제, 정직(유급) 등 비교적 가벼운 인사조치도 충분히 가능하였으므로, 굳이 이 사건 휴직명령을 통해 무려 7개월간 무급휴직에 처한 것은 원고의 기본적인 생계수단마저 원천봉쇄하는 조치로서 그 불이익이 과중하다.

한편 피고는 지난 10년간 휴직명령을 내린 적이 없었고,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근로자들에 대하여 전보 또는 직위해제 등 인사조치만 취하여 왔는데, 유독 원고에게만이 사건 휴직명령을 부과하였는바, 이는 피고에게 부여된 인사재량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휴직명령은 위법 ·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휴직명령에 따른 휴직기간(2019. 5. 17.부터 2019. 12. 24.까지) 동안 발생한 임금 및 위법한 인사조치에 따른 위자료 합계 46,157,702원(= 임금 26,157,702원 + 위자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휴직근거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일정한 휴직사유의 발생에 따른 휴직명령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정해진 사유가 있는 경우, 당해 휴직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휴직명령권 발동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 · 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6690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을 제1 내지 3, 5 내지 7, 10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사실'뿐만 아니라 그 공소사실에 '원고가 청원경찰법상 임용조건에 미달함에도 허위의 시력검사결과를 제출하여 청원경찰로 임용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측면까지 고려하여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휴직명령은 원고의 근로제공이 상당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황에서 내려진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원고가 입은 불이익, 유사 사례에서의 처분 정도 등을 비교 · 형량하더라도 이 사건 휴직명령이 피고에게 주어진 인사재량을 일탈 · 남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관리규정에서는 직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을 때'에 휴직을 명할 수도 있고,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도 있는 것으로 규정하여 인사권자의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그 재량권을 행사하여 휴직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당해 형사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2>. 실제로 이 사건 휴직명령의 근거가 된 2019년 제6차 인사위원회 의결서(을 제10호증)에는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사실과 함께 원고의 죄명(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적용법조까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데, 그중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의 공소사실은 '원고는 오른쪽 눈 부위에 상해를 입으면서 시력이 0.1 이하로 떨어졌으나, 시력검사표를 암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위의 신체검사서를 발급받아 청원경찰로 임용되었다'는 것이고, 원고는 해당 공소사실을 전부 자백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단순히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 공소사실의 내용까지 반영하여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청원경찰법 제5조 제3항, 구 청원경찰법 시행령(2021. 8. 24. 대통령령 제319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호, 청원경찰법 시행규칙 제4조 제2호는 청원경찰의 임용조건으로 양쪽 눈의 시력이 각각 0.8 이상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제12조 제9호에서는 채용신체검사에 불합격한 자는 직원으로 임용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허위의 신체검사서를 발급받는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면 청원경찰로 임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사실, 특히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은 원고의 임용과정의 하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관계, 조직 분위기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휴직을 명할 충분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3)

원고는 2018. 6. 27. 청원경찰로 전환되었을 당시 이미 오른쪽 눈의 시력이 0.1 이하로 저하되어 청원경찰법상 임용조건에 현저히 미달하였고, 2018. 9.경 원고가 입은 상해, 보험금 청구 등과 관련한 복무감사가 실시되면서 2018. 12. 7.부터 3개월간 대기발령(실질은 직위해제인 것으로 보인다) 상태에 있었으며, 2019. 4. 14.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자 인사위원회를 거쳐 2019. 5. 17. 이 사건 휴직명령이 내려졌는바, 원고가 이 사건 휴직명령 이전까지 청원경찰로서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거나 근로를 제공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원고는 2018. 6. 27. 이미 특수경비원에서 청원경찰로 직위가 전환된 상태였고, 그 이후에도 특수경비원의 직위가 유지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관련 형사사건을 통해 청원경찰법상 임용조건에 미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종래의 특수경비원 직위가 자동적으로 부활된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청원경찰로 인용된 경위에 비추어 원고를 다른 부서로 전보하여 계속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기 전에 이미 3개월간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였고, 위 기소 당시에는 관련 형사사건이 종결될 시점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기간이 제한되어 있는 직위해제(원칙적 3개월 이내), 정직(1개월 이상 3개월 이내) 대신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한 것은 일응 타당성이 있다.

5)

원고는 피고 소속 청경대장 U이 2015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체포되어 구속기소되었음에도 정식으로 파면되기 전까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을 뿐이고, 피고 소속청경반장 V 등도 2020년 음주운전으로 징계처분을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운전경력증명서를 위조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음에도 직위해제 및 정직처분을 받는 데에 그쳤으나, 유독 원고에 대하여서만 휴직이 결정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U의 경우에는 체포된 때로부터 파면되기 전까지 무급으로 처리됨에 따라 별도로 휴직명령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V 등의 경우에는 원고와 비교할 때 범행이 상대적으로 경미하였을 뿐 아니라, 직위해제기간이 만료된 직후에 형사판결이 선고되어 곧바로 징계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였던 사안이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한 것이 다른 사례에 비해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태식(재판장) 한혜진 전유상

각주1) 법무법인 안심은 이 법원 변론종결 이후인 2024. 1. 11. 담당변호사의 소속변경을 이유로 하여 소송대리인 사임서를 제출하는한편, 법무법인 T가 같은 날 피고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소송위임장을 새롭게 제출하였다. 그러나 판결서에 소송대리인을 기재하는 취지는 변론에서 누가 당사자를 위하여 소송행위를 하였는가를 표시하는 데 있으므로 판결선고일이 아닌 변론종결일을기준으로 하여 소송대리인을 표기하여야 하는바, 이 법원 변론종결일 당시 대리권이 있는 자로서 실질적인 소송활동을 한 법무법인 안심을 피고의 소송대리인으로 기재한다.

각주2) 원고는 당해 형사사건의 공소사실까지 반영하여 휴직명령을 하는 것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2022.10. 31.자 준비서면 제2면), 휴직명령은 그 자체로 형사처분이 아닐뿐더러 휴직사유의 존재 여부와 형사사건의 유죄 확정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사실을 자백하였다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경위를 고려하여 휴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