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6. 20. 선고 2024나4506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51,118,452원, 원고 B에게 61,597,872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8. 3. 31.부터 2025. 6.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D대학을 운영하던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이다. D대학은 2020. 8. 7. 교육부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아 그 무렵 운영을 중단하였다.

2)

원고 A은 1988. 3. 2., 원고 B은 1996. 9. 1. 각 D대학에 교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각 2018. 2. 28.자로 명예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D대학의 교직원 명예퇴직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의 개정 등

1)

D대학은 '교직원 명예퇴직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이하 D대학의 '교직원 명예퇴직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을 통칭할 경우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이라 한다)에서 명예퇴직 대상, 절차 및 수당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2)

명예퇴직규정은 2011. 1. 1. 제정되었고, 2015. 2. 5. 및 2018. 1. 19. 개정되었는데, 2015. 2. 5.자로 개정된 명예퇴직규정(이하 '이 사건 종전 규정'이라 한다)에 따른 교직원 명예퇴직수당 계산 기준표는 아래와 같다.

4)

2018. 1. 19.자로 개정된 명예퇴직규정(이하 '이 사건 개정 규정'이라 한다)의 교직원 명예퇴직수당 계산 기준표는 아래와 같다.

다.

원고들의 명예퇴직 신청 및 피고의 명예퇴직수당 지급

1)

피고는 2018. 1. 30. 이 사건 개정 규정과 함께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직원의 명예퇴직신청을 공고하였다.

2)

원고들은 2018. 2. 초경 명예퇴직 신청일을 '2018. 2. 28.'로 기재한 명예퇴직원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개정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으로 원고 A에게 90,877,248원(기본급 5,259,100원, 정년잔여월수 54개월), 원고 B에게 118,546,848원(기본급 4,842,600원, 정년잔여월수 96개월)을 각 지급하였다. 한편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을 산정하면, 원고 A은 141,995,700원, 원고 B은 180,144,72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2 내지 16호증, 제19, 20, 2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적극적으로 명예퇴직을 요청하였던 데다가 D대학이 폐교되고 3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신의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소가 신의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당사자들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

1)

원고들

피고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명예퇴직규정을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불리하게 개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라 산정된 명예퇴직수당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명예퇴직규정은 D대학 규정집 제3장 일반행정편에 규정되어 있는 등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설령 이 사건 개정 규정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당시 원고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으므로 피고에게 효력 없음을 주장할 수 없다.

다)

명예퇴직은 근로자인 원고들의 명예퇴직 청약(신청)에 대하여 사용자인 피고가 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제이다. 피고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산 한도 내에서 명예퇴직을 시행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개정 규정의 내용을 잘 알면서도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명예퇴직을 신청하였는바, 원고들이 명예퇴직수당을 추가 청구하는 것은 위 합의의 효력에 위반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라)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은 2011. 1. 1. 제정된 명예퇴직규정에 따른 수당보다 감액되었고, 이 사건 종전 규정을 개정할 당시에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종전규정을 근거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마)

원고들의 명예퇴직수당채권은 임금채권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퇴직한 다음날인 2018. 3. 1.부터 근로기준법 제49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데, 원고들이 그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23. 6. 1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명예퇴직수당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나.

판단

1)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은 근로조건의 하나인 교직원 전체에 적용될 명예퇴직 대상자, 명예퇴직자 결정 기준, 명예퇴직수당 산정 기준등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개정 규정이 무효인지 여부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개정 규정은 명예퇴직수당을 현저히 감액하는 내용이어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명예퇴직수당의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한편, 앞서 본 사정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D대학 측이 명예퇴직과 관련된 사항을 이 사건 개정 규정으로 변경할 필요성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피고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다거나, 원고들을 포함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규정의 변경에 반대하였다고 볼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들등 근로자 측에서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들의 명예퇴직수당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비록 원고들이 이 사건 개정 규정에 따라 산정한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았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여 효력이 없는 사정을 용인하면서까지 명예퇴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라 산정한 수당과 실제 지급된 수당의 차액, 즉 원고 A에게는 51,118,452원{= 141,995,700원 - 90,877,248원}, 원고 B에게는61,597,872원{=180,144,720원 - 118,546,848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명예퇴직이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다음 이를 승인함으로써 당사자들의 합의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다(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법령에 근거를 둔 퇴직급여 제도 등과 별도로 명예퇴직수당 제도를 두고 그에 따라 지급하는 명예퇴직수당은 지급대상, 지급요건과 산정방법 등이 다양하여 그 성격을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다. 명예퇴직수당이 장기근속자의 정년 이전 조기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퇴직일부터 정년까지 기간이 길수록 많은 금액이 지급되는 내용인 경우, 이는 후불임금이라기보다는 조기 퇴직에 대한 사례금 또는 장려금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급여 제도와도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2835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9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학교법인은 사립학교 교원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는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에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있고, 그 지급대상 범위, 지급액, 지급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정관으로 정하는데(사립학교법 제60조의3 제1항, 제2항), 피고의 정관 등 위임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 제5조는 '명예퇴직수당은 명예퇴직 신청 교직원을 개별적으로 심사하여 결정하되, 수당의 지급액은 [별표 1]에 의거, 계산하여 신청한 금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명예퇴직수당 지급액 산정표는 개정 전에는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5년 이내의 사람인 경우 퇴직 당시 기본급액의 50%에 정년 잔여월수를 곱한 금액을, 정년 잔여기간이 5년 초과 10년 이내인 사람인 경우 퇴직 당시 기본급액의 50%에 60을 곱한 금액에 위 기본급액의 20%에 정년 잔여월수에서 60을 공제한 금액을 더한 금액을, 정년 잔여기간이 10년 초과인 경우 기본급액의 50%에 60을 곱한 금액에 기본급액의 20%에 60을 곱한 금액을 더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개정 후에는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3년 이내의 사람인 경우 기본급액의 33%에 정년 잔여월수를 곱한 금액을, 정년 잔여기간이 3년 초과 5년 이내인 사람인 경우 위 돈에 기본급액의 30%에 3년 초과 5년 이내 정년 잔여월수를 곱한 금액을 더한 금액을, 정년 잔여기간이 5년 초과인 경우 위 돈에 기본급액의 15%에 5년 초과 정년 잔여월수를 곱한 금액을 각 명예퇴직수당으로 지급하게 하고, 제10조 제2항은 '명예퇴직수당은 명예퇴직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일시불로 본인에게 지급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어 퇴직일로부터 정년까지 기간이 길수록 많은 금액이 지급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명예퇴직수당채권은 장기근속자의 정년 이전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성격이 있으므로 후불임금이라기보다는 조기 퇴직에 대한 사례금 또는 장려금이라는 성격이 강하여 위 명예퇴직수당채권에는 근로기준법 제49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항변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명예퇴직수당 차액으로 원고 A에게 51,118,452원, 원고 B에게61,597,872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명예퇴직일로부터 30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18. 3. 3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6.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1>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흥만(재판장) 정성호 이용균

각주1) 채무자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비록 항소심에서 그 주장이 배척되더라도 그 주장은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 3조 제2항에 따라 항소심판결 선고 시까지는 같은 조 제1항에서 정한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24702 판결, 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8다212184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