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7. 8. 선고 2025노127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 C을 각 징역 4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1년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의 항소와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B, E 주식회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계획서 작성의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개인사업주인 피고인 C 또는 피고인 A, 주식회사 D(이하 ‘D’라고만 한다)이다. 피고인 B는 원칙적으로 작업계획서를 직접 작성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작성된 작업계획서를 제출받아 검토하고 작업을 감독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피고인 B는 점심식사 후 작업 개시 전에 작업계획서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었는데, 피고인 C 등이 피고인 B에게 알리지 않은 채 점심시간 중에 자재인양 작업을 개시하였다.

또한 피고인 B는 점심시간 이후에 피고인 C 등을 찾아 전면부 안전난간 해체 금지 등 고소작업대를 이용한 작업 시 주의사항을 교육하고 적절한 감독업무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피고인 C 등이 점심시간 중에 임의로 자재인양 작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피고인 B가 안전난간을 해체하지 말고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설령 피고인 B가 그러한 지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작업자들이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처럼 피고인 B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책임이 없고, 이 사건 사고의 1차적인 원인은 고소작업대의 체인고정용 브라켓 파손이다. 피고인 B에게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없고, 피고인 B의 행위와 피해 근로자들의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의 죄책을, 피고인 E 주식회사(이하 ‘E’이라고만 한다)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죄책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피고인 B: 금고 4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E: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A, D(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피고인 A: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D: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1)

피고인 A, D에 대한 부분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보호구를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186조에 정한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위 피고인들에 대한 보호구 미착용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B, C, E에 대한 부분(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B, C: 각 금고 4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E: 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B, C에 대한 직권판단

피고인 B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원심은 피고인 B, C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각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본 후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금고형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B, C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되어 있고, 형법 제40조, 제50조에 따라 형의 경중을 살펴보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서 더 무거운 형인 징역형을 두고 있으므로, 피고인 B, C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각 죄 중 가장 중한 죄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되어야 한다. 원심은 피고인 B, C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법정형이 아닌 금고형을 선고하여 법령 적용의 오류가 있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피고인 B, E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그에 따른 명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지킴으로써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고 국가의 산업재해예방정책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제5조 제1항 제1호). 사업주는 중량물 취급 등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38조 제2항, 제3항).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이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등 참조).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 제3항 및 제169조 제1호, 제63조 각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안전보건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각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먼저 위 피고인들은, 피고인 B가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 부분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에서는 “도급인” 역시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로 정의하고 있는 점, ②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서는 그 단서 규정과 같이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를 제외하고는 별도로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의 범위를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도급 사업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 부분을 제외한 범위에서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와 중첩적인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③ 안전보건규칙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등에서 위임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제1조) 등에 비추어 보면, 도급 사업주 역시 수급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안전보건규칙 제38조 제1항에 정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 B, E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위 피고인들의 피고인 B가 점심시간 이후에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작업계획서 제출 요구 및 고소작업대 전면부 안전난간 해체금지 지시의 안전조치를 이행할 예정이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원심은, 피고인 B가 이 사건 사고 당일 피해 근로자들이 고소작업대의 전면부 안전난간을 개방한 상태로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 B에게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고소작업대 안전난간을 임의로 해체하지 말고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는 이 사건 당일 11:30경 자재를 실은 트럭 및 차량탑재형 고소작업대가 현장에 들어오는 것을 보았지만, 피해 근로자들이 추후 진행할 작업에 관하여 아무런 관리·감독을 하지는 않았던 점, ② 피해 근로자들은 2022. 10월 말경부터 이 사건 현장에서 일하였으므로 현장에서의 작업 절차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당시 피고인 B의 지시 내지 확인 없이 곧바로 자재인양 작업을 개시하였고 그와 같이 작업을 개시하는 데 어떠한 장애요소도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종전에도 피해 근로자들이 작업 개시 전에 피고인 B에게 보고하거나 승인을 받는 절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③ 수급 사업주인 D의 대표자 피고인 A은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어 피고인 B, E 측에서 피고인 D 측에 작업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B 및 피고인 E 측에서 직접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B, E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한편 피고인 B, E은 피고인 B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와 피해 근로자들의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도 다투나, 위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설시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B, E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피고인 B, E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위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등의 잘못은 인정되지 않는다.

4.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구체적인 사정을 들어 피고인 A, D에 대한 보호구 미착용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인정되지 않는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피고인 A, D, E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두루 고려하여 피고인들의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들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이 그에 대한 평가를 하여 이미 양형에 반영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은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 A, D, E의 항소와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C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B에 대한 쌍방 양형부당 주장 및 검사의 피고인 C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 C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