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그가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가 I공제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J조합(이하 '이 사건 J조합'이라 한다)에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위임한 것이었으나, 이 사건 회사의 노동조합이 I공제조합 가입에 필요한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였고, 이에 이 사건 회사가 I공제조합에 가입하지 못함으로써 위 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는바, 위와 같은 단체협약 체결권한 위임이 효력을 상실하여 이 사건 J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은 피고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위 단체협약에 따른 성과상여금 등의 지급의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설령 위 단체협약의 효력이 피고인에게 미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운행하는 기장군 마을버스는 부산시와 기장군의 재정지원금으로 운영되는바, 이러한 구조 하에서 부산시나 기장군이 상여금이나 하계휴가비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사용자가 독자적으로 재원을 마련하여 상여금 등을 지급하리라는 것에 대하여는 그 기대가능성이 없으므로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임금을 체불하지 아니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고, 피해자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운행시간이 짧고 운행도 수월한 기장군 근무를 스스로 희망하였는바, 이러한 근무조건의 이점을 누리는 대신 상여금 미지급 등의 사정을 어느 정도 감수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이와 같은 책임조각사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J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는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① 회사 측인 H은 2023. 5. 13.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하여 사용자대표인 이 사건 J조합에 교섭 및 체결 권한을 위임하였기 때문에, 사용자 대표인 위 조합과 E단체 F노동조합 G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지부'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도2023. 7. 7. 위 부산동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② H은 2023. 6. 16.경 조사받으면서 '2021년, 2022년 코로나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의 재정이 악화되었는데, 부산시, 기장군으로부터 상여금 명목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여 결국 성과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피고인, H이 조사받던 중이던 2023. 5. 19.경 이 사건 J조합과 이 사건 노조지부 사이에 202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체결되었는데, 피고인, H 모두 조사받는 과정에서 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대한 체결권한의 위임을 철회하였다는 등의 진술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가 D에게 성과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이유는 단체협약 내지 임금협정의 효력 문제가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재정난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면서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내용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이 사건 회사의 이 사건 J조합에 대한 단체협약 체결권한 위임의 의사표시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회사 노동조합이 I공제조합 가입에 필요한 동의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조건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는 별달리 찾아보기 어려운 점, 다른 한편으로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J 조합 측에 위와 같은 위임을 해지하겠다는 등의 의사를 표시한 사정도 나타나 있지 아니한 점(설령 그러한 위임 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었고 그에 따라 위임의 해지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미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에 그러한 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었다면 소급효를 인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등까지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 즉, 이 사건 회사가 운행하는 노선들 중 기장군 마을버스와 관련하여서는 이 사건에서 문제된 단체협약의 체결 이전부터 이미 부산시와 기장군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럼에도 위와 같은 기장군 마을버스 노선의 근로자는 특별히 성과상여금 등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별도로 정한 바도 없었던 점, 이 사건 회사에 일정한 정도의 경영난이 존재하여 그것이 D에게 성과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피고인이 기본적으로 D과 관련하여서는 위 단체협약의 효력 등을 다투며 성과상여금 등의 지급의무가 없음을 주장하여 온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피고인이 위 성과상여금 등의 지급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지급기일 내에 이를 D에게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D에 대한 상여금 등의 지급과 관련된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상당한 금액의 임금을 체불하였던 점, 피고인에게는 이전에도 동종인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당심에 이르러서도 해당 근로자에게 일정 금원을 지급하는 등으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여 온 점 등의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의 여러 양형 조건들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게 되었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