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6. 11. 3. 선고 2005나85216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들 각 패소부분을 모두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29,767,589원, 원고 B에게 43,457,369원, 원고 C에게 28,301,671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각 2003. 5. 15.부터 2006. 11. 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각 항소 및 예비적 청구에 관한 각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의 총비용 중 7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2 내지 4, 갑 제2호증, 갑 제6호증 내지 갑 제11호증, 갑 제14호증, 갑 제16호증, 갑 제17호증, 갑 제19호증의 1, 2, 갑 제2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7호증, 을 제10호증, 을 제13호증, 을 제14호증의 1 내지 3, 을 제16호증 내지 을 제19호증, 을 제29호증의 1 내지 8, 을 제3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이하, 회사정리절차 전후를 통틀어 '피고'라 한다)는 주식회사 G(이하, 'G회사'이라 한다), 주식회사 H(이하, 'H회사'이라 한다) 및 I 주식회사(이하, 'I회사'라 한다) 등 27개의 계열회사로 구성된 J그룹의 모회사였다. 피고는 자금사정의 악화로 1998. 2. 17. 화의개시결정을 받고, 1998. 3. 19. 화의인가결정이 내려졌으며, 당시 화의조건에 따라 채무원금 지급을 5년간 유예 받았다. 그러나 피고는 1998년 이후 신제품인 'K'의 출시로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자산매각 및 외자유치 등 자구계획을 통한 추가적인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였으나 이러한 자구노력의 실패로 원금변제기가 도래한 2003. 3. 31.에 변제능력이 부족하여 즉시 변제하여야 할 채무를 일반적·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객관적 상태에서 화의채무를 불이행하는 등 결국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렀고, 2003. 5. 14. 서울중앙지방법원(이하, '정리법원'이라 한다)으로부터 회사 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2)

정리법원은 2003. 5. 14. E을 피고의 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E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인 2004. 4. 30. F이 피고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그 후 피고는 2005. 9. 27. 정리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종결의 결정을 받았다.

(3)

원고 A은 1974. 4. 12.에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3. 8. 13. J그룹의 계열사인 I회사의 영업담당상무로 입사하여 근무하였고, 피고에 대한 화의절차가 개시된 이후인 1999. 12. 1.부터는 다시 피고에 비등기임원인 기획조정실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원고 B은 1973. 10. 12.에 피고에 입사하였고, 1989. 8. 1. J그룹의 계열사인 G 회사에 입사하여 경리담당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1992. 11. 27. 피고의 등기이사로 취임한 후 두 번의 중임을 거쳐 1999. 12. 10. 사임하였고, 그 도중인 1994. 1. 1. 피고에 다시 입사하였으며, 1999. 12. 1.부터 피고의 비등기임원인 관리본부장으로 근무하였다. 또한 원고 C은 1989. 12. 1. 피고에 영업 관리 담당 이사 대우로 입사하였고, 1993. 8. 12. J그룹의 계열사인 H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0. 12. 22. 다시 화의단계에 있던 피고에 비등기임원으로 입사하여 L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들의 근무형태 및 관련 규정 등

(1)

피고의 화의 개시 후 원고 A은 주류영업분야의, 원고 B은 재무관리 분야의, 원고 C은 L영업분야의 각 본부장의 직무를 수행하는 4급의 부사장인 비등기 임원으로서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이 아니었고, 피고의 대표이사로 3급의 사장인 M를 거쳐 역시 피고의 대표이사인 1급의 회장 N의 지휘·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었다.

(2)

원고들은 피고 내부의 규정인 위임전결규정의 직무전결기준표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위 직무전결기준표에 의할 경우에도 일부 업무, 예컨대 경상예산분야에서 3,000,000원을 초과하는 업무추진비, 복리후생비, 회의비 등과 50,000,000원을 초과하는 임금, 급여, 제세공과금 등에 관한 예산편성 및 확정 등이나 관리분야 중 인사 부분에서 6급 이상의 직원 채용(7급 이하의 직원 채용은 본부장보다 하위직인 임원의 전결사항이다) 등은 본부장전결로도 처리할 수 없고, 위와 같은 각 업무와 위 직무전결기준표에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규정 등의 제정 및 개폐 관련 업무 등은 원고들의 전결로 처리할 수 없으며, 원고들이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거나 피고의 사장 및 회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3)

피고는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의 구별 없이 임원의 직위체계를 회장(1급), 부회장(2급), 사장(3급), 부사장(4급), 전무(5급), 상무(6급), 이사(7급)의 7단계로 구별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의 보수 및 급여규정은, 피고가 지급하는 급여는 크게 등기 여부를 불문하고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임원보수와 사원들에게 지급되는 사원급여로 구별하여, 각 별도의 방식에 의하여 산정하고 있으며, 그 중 임원의 보수체계는 연봉과 퇴직금으로 구성되어 있다(같은 규정 제3조 참조). 그리고 보수체계의 변경, 퇴직금 지급기준 및 임원보수의 총액한도 조정 등은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같은 규정 제5조 참조), 임원의 퇴직금은 1988. 4. 1. 이후 근속기간은 퇴임 당시 최종 직급을 기준으로 직급별 임원 퇴직금 지급률 및 월 보수를 적용하여 계산 후 합산한 금액으로 하며, 1998. 5. 1. 이후의 근속기간에 대하여 퇴임 당시 최종 직급의 월 급여에 근속기간을 승하여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같은 규정 제10조 참조).

(4)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피고의 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고(정관 제29조), 감사와 함께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며(정관 제30조 제1항),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규정되어 있다(정관 제31조). 또한 피고의 정관은 이사회의 결의로 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및 상무이사 약간 명을 선임할 수 있고(정관 제33조),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및 이사는 사장을 보좌하고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의 업무를 분장집행하며 사장의 유고시에는 위 순서로 직무를 대행하고(정관 제34조), 이사회는 이사로 구성하며 피고업무의 중요사항을 결의한다(정관 제37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사의 보수 역시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정관 제40조 제1항).

(5)

반면 J그룹의 그룹인사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정관 규정과는 달리 원고들과 같이 피고를 포함한 J그룹 계열회사 임원들의 선임과 재임명, 승진, 관계회사에의 전보, 퇴임 등은 그룹기획조정실장인 위원장 1인과 그룹회장이 위촉하는 7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그룹 인사위원회에서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고, 원고들도 위 그룹인사위원회에서 피고의 비등기임원으로 선임되었다. 이렇게 선임된 비등기임원들은 등기임원과는 달리 임기가 특별히 정하여지지 아니한 채 소속 회사의 위임전결규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선임 당시나 그룹인사위원회에서 부여된 관장 업무만을 수행하게 된다.

(6)

원고 A은 1991년경과 1992년경 비등기임원의 지위에 있으면서, 수차례 피고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하였고, 원고 B의 경우 피고의 등기이사로 재직한 1992. 11. 27.부터 1999. 12. 10.까지 사이에 피고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의 화의 개시 이후 피고에 다시 재입사한 이후는 물론이고 위에서 인정된 경우 이외에 비등기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는 아니하였다.

(7)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해임이 이루어질 무렵까지 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 및 고용보험료, 의료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 등을 원천징수하여 왔다.

다.

원고들의 해임 등

(1)

피고의 관리인이던 E은 2003. 5. 27.에 피고의 등기임원들 중 회장 O, 대표이사 회장 N, 대표이사 사장 M, 상근감사 P에 대하여는 2003. 5. 14.자로 출근을 정지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의 미등기임원 20명에 대하여는 화의 단계에 있던 피고의 경영책임을 물어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일인 2003. 5. 14.자로 전원 해임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원고들에 대한 해임을 '이 사건 각 해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그 후 피고의 관리인 E은 2003. 6. 2. 정리법원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해임과 관련한 허가신청을 하였고, 2003. 6. 3. 정리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각 해임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3)

원고들은 2003. 5. 29. 이 사건 각 해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Q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가, 위 절차가 진행되던 중인 2003. 9. 16. 피고의 관리인 E과의 사이에 "피고의 관리인 E은 원고들에 대하여 최단 시일 내에 정리법원의 허가를 받아 원고들의 퇴직일을 2003. 5. 27.로 하여 퇴직금과 생활대책금(단, 생활대책금은 임원에 대한 지급규정이 있을 경우)을 지급하고, 원고들은 위 금원지급이 이루어질 경우 이 사건 각 해임에 대하여 민·형사상의 이의제기를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으로 화해하였다.

(4)

그러나 피고의 관리인 E은 정리법원으로부터 위 화해내용에 따른 금원지급의 허가를 받지 못하여 위 화해내용을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위 회사정리절차에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정리채권자로서 각 1개월분 급여 및 퇴직금 명목의 채권을 신고하자 2003. 9. 24.경 각 급여 명목의 채권은 시인하고 각 퇴직금 명목의 채권에 대하여는 원고들에게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부인하였다.

(5)

원고들은 이 사건 각 해임 당시 매월 각 8,63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근속기간인 각 입사일로부터 퇴직일인 2003. 5. 14.까지의 기간은 원고 A의 경우 3년 164일, 원고 B의 경우 5년 13일, 원고 C의 경우 3년 102일이다.

(6)

한편 원고 B은 J그룹의 회장인 O, 피고의 공동대표이사이던 N과 공모하여, ① 피고의 화의 개시 후 상당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의 충분한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닌 채 소규모 부동산개발회사인 R 주식회사 등을 위하여 피고의 예금 68,350,000,000원을 부당하게 담보로 제공하였고, ② 피고 소유의 부동산을 매도함에 있어 실제보다 낮은 매매대금을 기재한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실제 매매대금과의 차액 상당인 피고 소유의 자금 합계 1,580,800,000원을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2004. 2. 4. 징역 2년 6월 및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원고들이 J에서「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서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① 주위적 청구로서,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해임은, ㉮ 피고가 정리법원의 결정 및 이 사건 각 해임이 이루어질 당시 시행되던「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회사정리법'이라 한다)」제54조에 반하여 피고의 과장급 이상의 인사조치인 이 사건 각 해임을 함에 있어 정리법원의 사전허가를 얻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리해고상 준수하여야 할「근로기준법」제31조나 해고의 예고에 관한「근로기준법」제32조를 준수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있고, ㉯ 나아가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각 해임에 이르러 실체상 하자가 있으므로,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각 해임의 무효확인 및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해임으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하게 된 급여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 ② 예비적 청구로서, 설령 이 사건 각 해임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게「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퇴직금 및 J 내부의 퇴임임원 예우규정에 따른 퇴직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지급을 구한다.

나.

원고들이「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

(1)「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의 경우에도 그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등 참조).

(2)

우선 원고들이 과연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가 임원을 등기 여부를 불문하고 그 직위에 따라 7단계로 구분한 후, 그 임금과 퇴직금 등 급여 지급에 있어서 일반 직원과는 달리 구별하여 동등한 대우를 하고 있기는 하나,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등기된 이사만이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며,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 업무의 중요사항 결의에 참여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원고들과 같은 비등기임원은 그룹의 인사위원으로 구성되는 인사위원회에서 선임되고, 임기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며, 선임 당시에 부여된 관장업무만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이사회에 참여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갑 제20호증에 의하면 인사위원회가 원고들을 포함한 비등기임원에 대하여 출근정지 등 징계처분을 할 수 있는 등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에 관하여 그 임기, 업무내용과 권한 등에 있어서 달리 취급하고 있는 점, ② 원고들은 이 사건 각 해임 무렵 모두 비등기임원들인 본부장으로서, 피고의 화의 개시 후 원고 A은 주류영업분야의, 원고 B은 재무관리분야의, 원고 C은 L영업분야의 업무를 수행하여 오면서, 매월 근로소득세와 고용보험료, 의료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 등을 공제한 정액의 월 급여 등을 지급받아 온 점, ③ 원고들이 그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비교적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었다고는 하나, 그 권한 역시 위임전결규정의 직무전결기준표 등 피고 내부의 업무관련 규정 및 그룹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부여된 것이고, 당시 피고의 회장은 N, 피고의 사장은 M였는바, 위 회장과 사장이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업무집행권 및 대표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부사장들인 원고들은 위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하에 그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등기임원과 동등한 지위 및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하에 피고의 규정 및 그룹인사위원회에서 정한 소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절차상 하자 여부

(가)

정리법원의 허가 여부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정리법원이 2003. 5. 14. 피고에게 회사정리결정을 하면서 '과장급 이상의 인사 및 보수결정' 등의 행위를 함에는 정리법원의 허가를 얻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의 관리인 E은 2003. 5. 27. 과장급 이상의 임원인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해임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관리인 E은 2003. 6. 2. 정리법원에 이 사건 해임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였고, 정리법원은 2003. 6. 3. 위 신청을 허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인사명령인 이 사건 각 해임에 관하여 정리법원의 허가가 이루어진 이상, 이 사건 각 해임 이후 정리법원의 허가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절차상 하자가 있다거나 이 사건 각 해임이 그로 인하여 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사건 각 해임은 정리법원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당연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예고 여부

「근로기준법」제32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고자 할 때에는 적어도 30일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해임은 이러한 해고의 예고 없이 이루어진 것임은 앞서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이상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해임은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다 할 것이므로, 해고예고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로 이 사건 각 해임이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근로기준법」제31조 위반 여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해임은 원고들의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근로기준법」제31조가 정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각 해임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실체상 하자 여부(정당한 이유의 존재)

(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의하면, ① 원고들은 비등기임원들로서 일반사원들과는 달리 특정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그 업무에 적합한 능력을 인정받아 그룹인사위원회에 의하여 선임되고, 급여나 그 업무부여 방식 등도 그 체계를 달리하며, 급여수준 역시 일반직원에 비하여 고액이기는 하나, 신분보장의 측면에서는 개임(改任)이나 승진, 퇴임 역시 그룹인사위원회에서 그 능력이나 실적 등의 경가결과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결과 그 보장이 약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점, ② 더구나 피고는 자금사정의 악화로 1998. 2. 17. 화의개시결정을 받고, 1998. 3. 19. 화의인가결정이 내려지는 등 화의가 개시된 상태에서, 원고들은 피고의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각 부사장급의 비등기임원으로 선임되었고, 특히 원고 A, C은 J그룹의 계열회사인 다른 회사에 근무하다가 피고에 새로이 선발되어 입사하게 된 점, ③ 원고들이 소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신제품을 개발하여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자산매각 및 외자유치 등 자구계획을 통한 추가적인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는 등 노력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여 피고는 원금변제기가 도래한 2003. 3. 31.에 변제능력이 부족하여 화의채무를 불이행하는 등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이에 따라 2003. 5. 14.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게 된 결과 당초 원고들을 비등기임원으로 채용하여 소관 업무를 부여한 주요한 계기로서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되었으며, 원고 B의 경우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횡령과 배임의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들의 위와 같은 업무수행 및 그 결과는 피고와의 사이에 신뢰관계를 무너뜨려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각 해임은 실체적인 면에서도 정당하다.

(3)

소결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한 이 사건 각 해임은 정당하다. 이와 반대의 전제에서 이 사건 각 해임의 무효확인과 함께 복직 시까지의 임금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각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라.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퇴직금 청구

(가)

원고들은 설령, 이 사건 각 해임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피고는 근로자들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해임시 법정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러한 퇴직금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되어 피고의 정리계획과 무관하게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어서 그들에게 지급되는 것인 임금이 아니라 위임사무 처리에 대한 보수에 불과하므로, 원고들 주장의 퇴직금은「회사정리법」이 규정하는 공익채권이 아닌 정리채권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위 채권을 피고에 대하여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였다가 피고에 의하여 부인되자 정리채권의 확정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제1심 판결의 선고 이전에 취하되었는바, 그에 의하여 피고는 면책되었기 때문에 원고들의 퇴직금 지급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그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들에게 구하는 바에 따라 같은 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원고들의 위 퇴직금채권은「회사정리법」제208조 제10호가 정하는 공익채권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다)

나아가 구체적인 퇴직금의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근로기준법」제34조 제1항에 따라 각 원고별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 상당액을 계산하여 보면, 원고 A의 경우 29,767,589원{= 월 평균 급여 8,630,000원 × (3 + 164/365),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원고 B의 경우 43,457,369원{= 8,630,000원 × (5 + 13/365)}, 원고 C의 경우 28,301,671원{= 8,630,000원 × (3 + 102/365)}이 된다.

(2)

퇴직위로금 청구

(가)

원고들은, 피고의 퇴임임원 예우규정이 이 사건 각 해임이 이루어질 당시 이미 시행 중이었으므로, 피고는 그 적용대상이 되는 원고들에게 위 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퇴임임원 예우규정은 2001. 8.경 잠시 검토되었으나 확정되지 아니하여 시행된 적이 없는 규정이고, 그 규정의 취지상 피고로부터 해임된 원고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갑 제2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시행시기를 품의에 대하여 결제를 득하는 즉시 시행하기로 하여 피고의 퇴임임원 예우규정의 제정안에 관하여 2001. 8.경 피고의 대표이사의 결재까지 모두 득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퇴임임원 예우규정은 퇴임하는 임원의 예우를 목적으로 하고, 인사위원회로부터 '출근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임원은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바, 원고들의 주장처럼 위 규정이 실제 시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경영상 잘못으로 피고로부터 해임을 당한 원고들은 위 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위 규정에 의한 퇴직위로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3)

소결

결국 피고는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29,767,589원, 원고 B에게 43,457,369원, 원고 C에게 28,301,671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각 이 사건 각 해임으로 원고들이 퇴직한 다음날인 2003. 5. 15.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6. 11. 3.까지는「민법」에서 정하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하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에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인용한 부분에 해당하는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며,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에 관한 각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병운(재판장) 김연하 박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