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4. 17. 선고 2014나2469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0. 3. 17. 설립된 회사로서 상시근로자 140여명을 고용하여 투자매매업, 투자자문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0. 3. 22. 피고에 입사한 후 2004. 7. 19. 집행임원으로 선임된 이래 이사보, 상무, 전무, 부사장 등으로 재직하여 왔다.

나.

피고는 2013. 7. 12.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면직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원고는 2013. 2. 25. 피고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되어 재직하던 중 ① 원고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총 3억 원의 과도한 성과급이 지급되도록 하였고, ② 직무대행기간 중 원고 자신의 연봉을 2억 3,000만 원에서 2억 7,000만 원으로 상향조정하였으며, ③ 2012. 12.부터 2013. 2.까지 한시적으로 삭감되었던 자신의 미지급 임금을 사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3호증, 을 제1, 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주위적 청구 :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피고와 종속적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소정의 해고예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반하여 구체적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채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3. 7. 13.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19,166,666원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청구 : 원고는 2012. 10. 6. 피고와 기간을 3년으로 정한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는 위임계약에 해당한다. 피고는 계약기간 중에 정당한 이유 없이 위임계약 해지에 해당하는 이 사건 면직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계약기간 중 잔여기간인 2013. 7. 13.부터 2015. 10. 5.까지의 임금 상당액 513,275,071원과 그 기간의 퇴직금 83,686,153원 등 합계 596,961,2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독자적인 업무집행권한을 가진 집행임원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면직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한편,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04. 7. 19. 피고 이사회에서 집행임원으로 선임된 후 2012. 10. 5.까지 4회에 걸쳐 재임되었다. 원고는 2009. 9. 28. 피고와 계약기간을 2009. 10. 6.부터 2012. 10. 5.로 하는 집행임원 임용계약(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서에는 원고가 계약기간 동안 피고의 CO(Compliance Officer, 준법감시인) 및 CFO(Chief Finance Officer, 재무담당최고책임자)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고(제2조 제1항), 원고와 피고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경우 원고는 임용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여 고용계약을 종료시켜야 한다(제11조)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원고는 2010. 6. 14. 피고로부터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 업무를 위임받았다.

나)

피고의 전(前) 대표이사였던 C(2000. 3. 17. ~ 2007. 9. 3. 대표이사 재직)과 D(법인등기부상 2007. 7.25. ~ 2013. 5. 31. 대표이사 재직)은 대표이사 재직 시 또는 그 전후로 E 주식회사 등 피고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도 재직하였는데, 원고도 그들처럼 피고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하기도 하였다.

다)

원고는 2011. 7. 1. 부사장으로 승진하여 경영지원부문장의 직책을 맡았다. 경영지원부문장의 주요 전결권한은 다음과 같다.

①

회계 : 예산과목의 개폐 및 기준 설정, 예산통제 총괄, 예산과 관련한 제도개선 및 경영합리화에 관한 사항, 갑근세 등 원천징수

②

재무 : 차입금의 상환 및 이자지급, 접대비(300만 원 이하)

③

총무 : 인장의 사용 및 관리

④

인사 : 임시직 채용 및 재계약, 인사고과, 직원의 업적평가, 인센티브 지급

라)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의 기간만료 후인 2012. 10. 6. 피고와 계약기간 2012. 10. 6.부터 2015. 10. 5.까지로 하는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원고의 집행임원으로서의 직책과 권한에는 아무런 변경이 없었고, 담당 업무도 종전과 동일하였다(위 연봉근로계약서는 기존의 임용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 계약기간, 연봉액 등을 정하는 의미로 작성된 것이지 원고의 집행임원으로서의 지위를 본질적으로 변경하는 의미로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그 무렵에는 피고 대표이사이던 D이 대외업무에 치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내업무는 원고가 총괄하였으며, 원고는 인사고과의 대상도 아니었다.

마)

2013. 2.경 D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함에 따라 원고는 같은 달 25. 피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직무대행자 및 지배인으로 선임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부터 같은 해 5. 31.까지 약 3개월간 대표이사 직무대행 업무를 수행하였다.

바)

이 사건 면직 무렵 피고의 직제는 크게 관리부문(경영지원부문)과 투자부문(법인사업부문)으로 구분되었는데, 집행임원으로는 두 부문을 책임지는 경영지원부문장인 원고와 법인사업부문장인 H2명이 전부였다.

사)

이 사건 면직 무렵 원고의 연봉은 2억 3,000만 원이었다. 원고는 2012. 4.부터 2013. 6.까지 1년 2개월 동안 접대비 명목으로 합계 약 6,400만 원 상당의 법인카드비용을 지출하였다. 원고에게는 개인 명의로 고급승용차(제네시스 또는 에쿠스급 차량)가 제공되었고, 차량기사 및 월 한도 100만 원의 유류비가 지원되었다. 또한, 건강검진비용 및 외국어교육보조금 지원에 있어 일반 직원들보다 약 10배가량의 혜택을 받았다.

아)

원고는 휴가 및 출장을 함에 있어 일반직원들과 달리 미리 품의서 등을 제출하거나 피고로부터 이를 승인받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자)

피고의 집행임원 운영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28, 30, 36호증, 을 제1, 12, 13, 15, 21, 42, 45, 46, 48, 49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0,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법적 지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이 사건 임용계약과 피고의 집행임원 운영규정인데, 이 사건 임용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일정한 업무를 위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원고의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집행임원 운영규정은 원고에게 등기임원에 준하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는 점(집행임원 운영규정 제6조 제1항은 집행임원은 대표이사가 정하는 업무를 담당, 처리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는 대표이사가 위임업무를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② 실제 원고는 자신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종속성이 인정될 정도로 피고의 임원이나 대표이사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았던 점, ③ 원고는 회계, 재무, 총무, 인사 등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분야의 업무처리에서 광범위한 재량과 독립성을 가졌던 점, ④ 원고는 직원에게 적용되는 인사규정과는 달리 집행임원에게만 적용되는 별도의 집행임원 운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점, ⑤ 직원의 임용권은 대표이사에게 있지만 집행임원은 이사회에서 선임하고, 직원의 보수는 급여규정에 의하지만 집행임원의 보수 및 퇴직금은 이사회에서 정하며, 급여수준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점, ⑥ 집행임원은 이사회에 담당업무에 관한 의안을 제출할 수 있고, 이 경우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점, ⑦ 원고에게는 일반 직원들과는 차별화된 각종 복지혜택이 제공되었던 점 등 원고의 지위 및 직책, 담당업무의 내용, 임원으로서 역할과 처우, 근무상황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 사건 임용계약은 위임계약이라고 할 것이다.

나.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2012년도 투자손실 등으로 경영위기를 맞게 되자 2012. 10.부터 같은 해 12.까지 직원 30여명을 권고사직하게 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대표이사 D도 2013. 2.경 사임하게 되었다.

2)

피고는 2012. 10. 8.경 경영지원부문의 비용절감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매 분기의 비용절감실적을 평가하여 경영지원부문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지원부문 성과급 제도'를 실시하기로 하고 그 시행시기를 2013. 1. 1.로 정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13. 3. 19.경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서 위 시행시기 이전의 기간인 2012. 10. 1.부터 2012. 12. 31.까지를 산정기간으로 삼아 위 제도에 따른 성과급을 총 3억 원으로 산정하고, 그 다음날 그 중 2억 2,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3. 3. 21. 및 같은 달 26. 피고의 주주들로부터 경영 관련 의혹의 해명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받자 같은 달 26. 위 성과급을 반납하였다.

3)

피고는 2012. 12. 18.경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임원들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2012. 12.부터 2013. 3.까지 4개월간 한시적으로 임원들의 급여를 삭감하기로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대표이사 D은 3억 원에서 2억 4,000만 원으로, 부사장인 원고와 H은 2억 3,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각 급여가 삭감되었다. 그런데 원고는 2013. 3. 6.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서 자신의 삭감된 급여를 지급받기로 결정하여 2013. 3. 20. 삭감된 급여 75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D과 H의 급여 삭감분에 관하여는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고는 감사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이 문제되자 2013. 7. 5. 위 750만 원을 반납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 19호증, 을 제12, 42, 46, 5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원고는 집행임원으로서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등기임원에 준하는 지위를 지녔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선관의무와 충실의무를 가진다고 할 것인바, 피고가 투자손실 등으로 인하여 직원들이 권고사직 되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진 상태에서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되었는데도, 오히려 성과급 제도를 예정된 시기보다 빨리 시행하여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받고 기존에 삭감하기로 한 급여를 다시 지급받은 것은 집행임원으로서 선관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이 정당한 이유 없는 위임계약 해지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주위적 청구에 관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이수영 홍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