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6,929,21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4. 6. 13.부터 2014. 10. 3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들이, 8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A, B, C, E, G, I는 파견근로자로서, 원고 D, F, H, J은 기간제 근로자로서 피고(그 상호가 '기륭전자 주식회사'에서 2012. 3. 30. '기륭이앤이 주식회사'로, 2013. 9. 9. '주식회사 렉스엘이엔지'로, 2015. 3. 17. '기륭전자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의 사업장에서 제품 생산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2005. 8.경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이 소속된 협력업체와의 근로자파견계약, 기간제 근로자인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하였다.
원고 B 등 파견근로자들과 원고 F 등 기간제 근로자들은 피고를 상대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파견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각하하고 기간제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위 근로자들은 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파견근로자들의 경우 구「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에 위반되는 불법파견관계에서 피고에 업무를 수행한 것은 인정되지만,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이 정한 직접고용간주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위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그 판결은 2008. 3. 27.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그 후로 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이 위법한 파견에도 적용된다는 해석이 확립되었다).
2010. 11. 1.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와 부속합의서가 작성되었는바, 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는 피고, 원고들이 가입한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 원고들의 기명·날인이 되어 있다.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2. 5. 22. "피고는 2013. 5. 1. 이내에 원고들을 고용한다."고 합의하여 위 부속합의서에서 정한 고용기한(2012. 5. 1.)을 1년 연장하였다(이하 2010. 11. 1.자 합의, 2012. 5. 22.자 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합의'라 한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성립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①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에 의하여 또는 ② 노동조합이 피고와 제3자인 원고들을 위하여 이 사건 합의와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이 수락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13. 5. 1.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노동조합과 원고들을 고용하겠다고 약정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합의 당사자가 아닌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고, ② 이 사건 합의는 피고로 하여금 원고들을 고용하여야 할 의무를 발생시킬 뿐이므로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당연히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합의의 원고들에 대한 효력 : 인정
위 인정사실과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0. 11. 1.자 합의서, 부속합의서의 노동조합의 명칭 아래에 원고들의 이름이 적혀 있고, 원고들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는 점, ② 2010. 11. 1.자 합의서 제3항에서 피고, 노동조합 뿐 아니라 원고들도 그 합의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들이 위 합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 역시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라고 판단된다.
설령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가 피고와 노동조합이라고 하더라도, 위 합의는 노동조합과 피고가 원고들을 위하여 고용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으로서 제3자를 위한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위 합의서, 부속합의서에 모두 기명·날인함으로써 피고에 대하여 이를 수락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
이 사건 합의 내용 : 근로계약의 체결
앞서 본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사건 합의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합의는 피고가 장래에 원고들을 고용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미리 체결하면서, 다만 그 시기(始期)를 2012. 5. 1.에서 한 차례 변경하여 2013. 5. 1.로 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단지 피고로 하여금 원고들을 고용하여야 할 의무만을 부과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의 효력 발생시기인 2013. 5. 1.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합의가 피고의 경영정상화에 따라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었는데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합의 당시 위와 같은 조건이 설정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이 사건 합의서 문언으로도 위와 같이 해석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2013. 5. 1. 근로관계가 성립한 이상 피고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과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바 없고, 원고들이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바도 없으므로 임금지급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판단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는 반드시 현실적인 근로급부의 실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가능상태에 두는 것으로 충분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경우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
갑 제2호증의 기재, 갑 제12호증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2013. 5. 2.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계속 출근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들에게 아무런 업무지시를 내리지 아니하다가 2013. 12. 30.경 원고들에게 별다른 고지 없이 사무실을 이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2013. 5. 2.부터 원고들의 노동력을 피고가 처분 가능한 상태에 두어 근로계약상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아무런 업무지시를 하지 아니하고 사무실을 이전하는 등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한 2013. 5. 2.부터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들의 귀책사유로 피고가 폐업에 이르렀으므로 피고에게는 귀책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2, 3, 4, 7, 8, 11, 12,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들의 귀책사유로 피고가 폐업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지급의무의 범위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내용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개별적인 교섭에 의하여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오늘날 다수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개개의 근로자들과 일일이 계약 내용을 약정하기보다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근로조건 등을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정하여 근로관계를 정형화하고 집단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근로계약 체결 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취업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53496 판결 참조).
임금산정 기준과 구체적 임금액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지만,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임금지급기준표, 호봉표를 통하여 임금 등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사항을 통일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임금지급기준표, 호봉표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라고 볼 것이므로, 결국 원고들의 근로조건은 원고들이 2013. 5. 1. 피고에 신규채용된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의 취업규칙인 임금지급기준표, 호봉표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갑 제6, 7,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임금지급기준표 및 호봉표에 따른 신규채용된 근로자의 2006년도 기본급은 월 862,590원인 사실,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매년 기본급과 직책수당 합계액의 700%를 상여금으로, 매달 45,000원을 교통비로 각 지급한 사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지역 제조업 근로자들의 임금 평균액이 매년 인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 생산직 근로자들의 2013년 이후의 기본급은 2006년도 기본급인 월 862,590원보다 많은 액수일 것으로 추인되므로, 원고들이 2013. 5. 2.부터 1년 간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기본급은 위 2006년도 기본급인 월 862,590원을 기준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산정한 원고들의 2013. 5. 2.부터 2014. 5. 1.까지 1년 동안의 임금은 기본급 10,351,080원(= 월 862,590원×12월), 상여금 6,038,130원(=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월 기본급만을 기준으로 함, 월 862,590원×700%), 교통비 540,000원(= 월 45,000원×12월) 합계 16,929,210원(= 10,351,080원 + 6,038,130원 + 540,000원)이 된다.
원고들의 임금액 관련 주장
원고들은 위 기본급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피고와 동종 지역인 서울, 동종 업종인 제조업, 동종 규모인 상용근로자 300~499명인 사업장의 상용정액급여액 인상률을 곱하여 기본급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갑 제5, 6, 13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노동조합과 단체협상을 통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고, 피고의 상용근로자 고용규모도 매년 변하고 있는데 2009년에는 119명이었다가 매출이 감소되어 2013. 9.경에는 12명으로 감축되었으며 2014. 11. 30.에 폐업을 신고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생산직 근로자의 2013년도 기본급이 2006년도 기본급인 월 862,590원에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서울의 상용근로자 300~499명 규모의 제조업 상용정액급여액 인상률을 곱한 만큼 인상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의 임금인상률을 알 수 있는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서울시내 기본요금을 적용하여 교통비를 지급하고 근로자 1인당 자녀 2인까지 1만 원을 가족수당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교통비나 가족수당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은 위와 같이 산정한 2013. 5. 2.부터 2014. 5. 1.까지의 임금은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제1호), '「근로기준법」제2조제1항제7호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것'(제2호), '그 밖에 최저임금액에 산입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따로 정하는 것'(제3호)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의 별표 1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임금'의 구체적 내역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그 중 하나로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걸친 해당 사유에 따라 산정하는 장려가급(奬勵加給)·능률수당 또는 상여금'을 규정하고 있다.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상여금은 본봉 및 직책수당 합계액의 700%를 짝수달에 100%, 설날 및 추석에 각 50%씩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위 상여금은 특정한 '해당 사유'(성과, 출근, 계속근무 등)에 따라 그 지급 사유를 달리하지 않고 있어 미리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소정근로에 대하여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하므로 이를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걸친 해당 사유에 따라 산정하는 상여금'이라 볼 수 없고, 그 밖에 달리 별표 1의 다른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임금의 범위' 항목에 해당한다고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상여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해당하고, 갑 제11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3년 월급 최저임금이 1,015,740원, 2014년 월급 최저임금이 1,088,890원인 사실이 인정되는데, 앞서 본 기본급과 상여금의 합계액이 2013년과 2014년의 월급 최저임금을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6,929,21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2014. 6. 12.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4. 6. 1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4. 10. 3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지연손해금률에 관하여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광렬(재판장) 이정환 이영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