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인터넷신문인 H 등을 운영하는 언론사인 주식회사 P(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다.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라 한다)는 2014. 11. 13. 피고 C이 작성한 "K"라는 제목의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인터넷신문 'B'에 게재하였다.
(1) 이 사건 회사 및 이 사건 회사와 대표자가 동일한 주식회사 U(이하 'U'라 한다)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M은 2014. 9. 15.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하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라 한다)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하였다.
원고는 위 진정사건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의 현 대표이사인 N과 함께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고,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2014. 10. 14. M에게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을 조사한 결과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관련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대하여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을 송치하였다'는 내용의 신고사건 처리결과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통지서의 본문에는 위와 같은 내용에 이어서 3항에 '금품체불 사건의 경우 피신고인이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민사적인 책임은 면할 수 없으므로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으로부터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받아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 M과 함께 이 사건 회사 및 U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T는 2014. 8. 13.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U의 대표자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2014. 9. 29. T에게 'U의 대표자 N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을 조사한 결과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근로조건 서면 미명시를 확인하여 기소 의견으로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으로 사건을 송치하였다'는 내용의 신고사건 처리결과 통지를 하였으며, 위 통지서에는 이 사건 통지서 3항과 같은 금품체불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M은 이 사건 통지를 받은 후 피고 C에게 위 각 통지서를 보여주면서 H의 대표이사를 임금 미지급으로 진정하여 원고와 N이 함께 조사를 받았고 원고가 고용계약서 미작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는 취지로 제보하였으며, 자신에 대한 임금 체불 부분은 고용노동청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T의 임금 체불 부분은 노동청이 확인하고 N도 시인을 했으나 체불임금을 산정하지 못하였으며, 당시 자신이 임금체불도 넣어달라고 강하게 주장하여 조사관이 이 사건 통지서 밑에 근거를 삽입한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피고 C은 M의 위 제보내용, 문자메시지 및 위 각 통지서의 내용을 확인한 후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3,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M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이 사건 기사를 통하여 "원고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라는 사실을 보도하였으나 이는 허위이고, 원고나 고용노동부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원고를 음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기사를 보도하면서 원고의 최소한의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명예훼손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
위 기초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기사는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기사를 보도한 행위는 일단 원고에 대하여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위법성 조각 여부
언론매체의 어떤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더라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보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을 의미하는데,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다. 그리고 '진실한 사실'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또한 행위자가 기사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기사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기사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지를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 설정은 표현된 내용이 사적 관계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공공의 관계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해당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공적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공의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 의미가 있는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특히 해당 표현이 언론사에 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사가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그에 대한 비판을 수인하는 범위 역시 넓어야 한다. 언론사는 스스로 반박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통하여 잘못된 정보로 인한 왜곡된 여론의 형성을 막을 수 있으며, 일방 언론사의 인격권 보장은 다른 한편 타방 언론사의 언론 자유를 제약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론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이 사건 환송판결 등 참조).
먼저, 이 사건 기사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원고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을 기재하면서 그 구체적인 혐의는 근로조건 명시 위반임을 적시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를 넘어서서 임금 체불에 관하여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기사의 제목은 "K"로 되어 있다. 그 본문은 '원고가 지난 10월 고용노동청 조사결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가 인지되어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원고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위반이라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이를 진정인에게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인정되면 근로기준법 제114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위 본문 내용들은 원고가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혐의가 근로조건의 명시 위반이라는 것을 해당 법률규정, 법정형과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서, 그 분량이 이 사건 기사 본문 전체의 약 30% 정도에 이른다.
한편, 이 사건 기사의 제목 아래에는 "[단독] 고용노동청, 서울지방검찰청에 사건 전달 ... 임금 체불과 근로계약서 미작성"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문구만으로 임금 체불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혐의라는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이 부분 글씨크기는 제목과 달리 그보다 훨씬 작아 본문의 글씨크기와 유사한 정도에 불과하며, 본문에는 임금 체불 혐의로 송치되었다는 내용이 전혀 없고 근로조건의 명시 의무 위반 혐의로 송치되었음을 상세히 기재하고 있다.
다음으로, 피고들로서는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조사한 결과 원고가 직원임금을 체불한 사실을 확인하였다는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기사의 본문에는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조사한 결과 원고가 직원 임금을 체불한 사실을 확인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그런데 피고 C은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 진정인 M으로부터 직접 진정의 내용 및 그 처리결과를 확인하였고, 진정사건을 처리한 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사건 처리결과를 기재하여 M에게 통지한 이 사건 통지서의 내용도 확인하였다.
이 사건 통지서의 본문 3항의 내용은 T에 대한 통지서에는 없는 것으로서, '금품체불 사건의 경우에는 피신고인이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민사적인 책임은 면할 수 없으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므로, 위 진정사건이 금품체불 사건에 해당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피고 C은 M으로부터 임금 체불 부분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확인되었고 임금 체불도 넣어달라고 강하게 주장하여 조사관이 이 사건 통지서의 밑에 근거를 삽입한 것 같다는 취지의 말도 들었으므로, 피고 C으로서는 이 사건 통지서 3항의 기재를 M의 진정내용과 무관하게 모든 처리결과 통지서에 일률적으로 기재하는 안내문구가 아니라 위 진정사건에 관하여 임금체불 부분이 확인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후속절차에 관하여 안내한 취지라고 받아들일 여지가 있어 보인다.
또한, 원고는 언론사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고, 이 사건 기사는 원고가 대표이사였던 언론사의 직원이 그 대표자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한 사건의 내용과 그 처리결과를 보도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언론인의 도덕성이나 준법성 문제에 관한 공적 논쟁을 유발할 수 있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도 공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사 내용의 표현에 관하여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할 뿐 아니라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이를 쉽게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보아야 하는데, 위에서 본 이 사건 기사의 표현방법이나 어휘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더라도 그 내용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 사건 기사는 제목과 본문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보면,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피고들이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위법성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여미숙(재판장) 김재형 위광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