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6. 19. 선고 2019나120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119,9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1.부터 2020. 6. 1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시설건물 종합관리업, 주택관리, 경비, 소독, 청소, 구충 용역업,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 주차관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7. 12. 6.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C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원고와 피고는 위 근로계약 체결 당시 근로 계약기간이 "2017년 12월 6일 - 2017년 12월 31일"로, 임금 합계가 월 1,918,760원으로 기재된 근로계약서(을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서'이라 하고, 그에 따른 근로계약을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18. 1.경 근로 계약기간을 "2018년 1월 1일 - 2018년 3월 31일(3개월 단위)", 임금을 월 2,089,970원 및 재활용 수거비 30,000원, 합계 2,119,97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서(갑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서'라 하고, 그에 따른 근로계약을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이 사건 제1, 2 근로계약서 상의 근로 계약기간 및 수습기간 관련 조항은 아래와 같다(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18. 1. 9. 피고 경비반장 D으로부터 위 아파트 내 화단나무를 이동시키라는 작업지시를 받고, 리어카에 나무를 신고 옮기던 중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다리 부위를 다쳤으며, 그로 인해 6주간 치료가 필요한 좌측 슬개골 골절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2018. 1. 9.부터 2018. 2. 19.(통원 42일) 및 2018. 6. 4.부터 2018. 7. 3.(통원 30일)에 대하여 요양결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권고사직의 형태로 2018. 2. 28. 피고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5,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증거 항변 등에 관한 판단]

○

갑 제4호증 : 원고는 당심 5차 변론기일 후부터 위 문서의 인영 부분이 위조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위 문서에의 서명 사실은 다투지 않으면서 그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위 문서는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이 명시된 한 장짜리 문서로서 임금액수와 근로 계약기간이 인쇄되어 있어(다만 "재활용 수거비 30,000원" 부분만 수기로 가필되어 있다), 위 문서의 의미와 내용을 모른 채 서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의 서명을 받은 후 계약기간을 보충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최저 임금의 변동으로 피고는 2018. 1.경 그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할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도 다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2018. 1. 이후 퇴직시까지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임금을 받아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문서 중 원고의 서명·날인 부분은 모두 원고의 의사에 기한 것으로 위 문서는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증거항변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

을 제1호증 : 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제3차 변론기일까지는 위 문서가 위조되었다는 항변을 하였으나, 당심 변론종결 무렵(2020. 5. 6.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는 위 문서만이 진정한 근로계약서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 문서에 대한 종전의 위조항변은 철회한 것으로 본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위 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7. 12. 6.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의 대리인인 경비반장 D으로부터 1개월의 수습기간 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간 계속 근로하게 된다는 설명을 들었고, 그 때부터 1개월간 피고와 별다른 합의 없이 근무하였으므로, 원고의 수습기간은 종료하고 원고는 그때부터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자로 근무하게 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재해를 입자 원고를 해고하기 위하여 2018. 1. 30.경 '최저임금이 인상되었으니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의 서명을 받고 인영을 위조하여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근거로 원고의 수습기간이 2018. 3. 31.까지라고 주장하며 2018. 2. 28. 원고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권고사직 형태로 원고를 해고하였다.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은 체결된 바 없고,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는 수습기간 종료 후 계약기간 1년의 근로자로 근무 중이었던바,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2018. 3. 1.부터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8. 12. 31.까지의 10개월분 임금 21,199,700원(= 월 급여 2,119,970원 × 10개월) 및 이에 대하여 2019.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제1, 2 근로계약의 내용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최저임금의 변동에 따라 임금액수와 계약기간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피고는 그 소속 경비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기간을 3개월 단위로 정하였고 수습기간은 최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로 정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제1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을 2018. 1. 1.부터 2018. 3. 31.까지로, 임금을 합계 월 2,119,970원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할 것인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최종 근로계약기간은 2018. 1. 1.부터 2018. 3. 31.까지(3개월)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제1, 2 근로계약은 모두 수습기간은 입사후 최초 3개월 간을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있는바, 원고의 수습기간은 최초 입사일인 2017. 12. 6.부터 2018. 3. 5.까지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수습기간은 1개월로, 근로 계약기간은 수습기간 종료 후 1년으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처분문서인 이 사건 제1, 2 근로계약서의 각 기재를 뒤집어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원고의 2018. 2. 28.자 퇴사의 법적 성격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퇴사의 의사를 표시한 적 없는 점, ② 원고와 피고 사이에 권고사직을 비롯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데 대한 아무런 합의가 없고 이에 대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점, ③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서면으로 된 근로계약 종료 합의서도 작성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8. 2. 28. 원고의 퇴사는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할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원고의 수습기간이 최초 입사일인 2017. 12. 6.부터 2018. 3. 5.까지 3개월간 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수습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한다.

다.

수습기간 중 해고의 정당성 여부

1)

수습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수습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수습기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참조).

2)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에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을 입은 근로자가 불이익을 염려하지 아니하고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일정한 신체적 능력을 필수적인 요건으로 하는 업무에 관하여 수습기간 중인 근로자가 근로과정 중 업무상 재해를 입음으로써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정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가 의도적으로 업무상 재해를 초래하였다거나 그로 인한 장애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면, 사용자가 수습기간 중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를 함에 있어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3)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해고 무렵 원고는 업무상 부상으로 인해 통원 치료를 받았는데, 그 치료 기간은 수습 기간(약 90일) 중 42일에 해당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원고를 위 아파트에서 도난 사고, 침입 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출입자 감시 등 시설경비와 시설관리를 업무로 하는 경비원으로 고용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입은 부상의 정도와 치료 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 무렵 원고의 건강상태는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재해 이후 통원치료를 하다가 2018. 2. 26. 이후 사실상 휴업한 것으로 보이고, 2018. 1. 16경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 신청 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재해 발생 경위 및 피고는 이 사건 재해로 인한 휴업 및 보험급여 신청 무렵 원고를 그 의사에 반하여 퇴사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수습기간 중이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에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4)

피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와 사이에 복직을 전제로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고, 원고에게 다른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원고가 거절하여 복직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일 뿐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피고가 제출한 2019. 7. 18.자 답변서에 첨부된 E 작성의 확인서는 서증으로 제출되지 아니한데다가, 위 문서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계약기간의 만료

한편, 이 사건 제2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은 2018. 1. 1.부터 2018. 3. 31.까지 3개월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는 2018. 3.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마.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18. 3. 1.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18. 3. 31.까지의 임금에 해당하는 월 2,119,970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지급의무의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9. 1. 1.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0. 6.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당심에서 변경된 원고의 청구에 따라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숙연(재판장) 서삼희 양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