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은 사용자가 자신의 소유권이나 임차권 등에 근거하여 사업장의 물적 시설·설비 또는 부지 등을 관리·사용·처분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이는 사업장 등의 건물과 그에 부속된 부지 등은 물론이고 사용자가 소유 또는 관리하는 사내 이메일 계정 등의 전산 시스템에도 미친다. 다만, 이메일 시스템은 구축 이후 발신과 수신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점, 이메일의 이용이 적정 용량의 범위 내라면 다른 사람의 이메일 이용이 불가능하게 되는 등의 배타적이거나 독점적이지 않은 점, 이메일은 편리한 통신수단으로서 그 사용이 보편화된 점, 헌법상 노동3권의 보장을 위해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이메일 사용은 순수 사적 활동을 위한 이메일 사용보다 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미리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으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업무용으로 제한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업무 외적 이용을 명확히 금지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자가 사내 이메일 계정의 과부하 등에 대처하여 그 기능을 유지·관리하거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해킹을 막고 기업기밀을 보호하는 등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제한할 구체적 사유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이 단지 포괄적인 시설관리권에 근거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위해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가 정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시설관리권의 행사를 빙자하여 단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로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수신차단과 노동조합 활동에 관해 사내 이메일 계정을 통한 이메일 발송에 대한 경고장 발부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사내 이메일 계정의 유지·관리 등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영역이므로, 사업장 내의 조합활동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한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67조제4호는 ‘회사의 설비 또는 자재를 사용(私用)에 이용한 자’는 징계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호는 ‘회사 내에서 허가 없이 게시, 유인물의 배포, 누설, 방송을 한 자’는 징계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활동을 위하여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내 이메일 계정을 통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이를 승낙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비록 이 사건 노동조합이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한 노동조합 활동이 한 달에 1회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유인물 배포 등과 같이 일시적·일회적인 활동이 아니라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원고의 시설인 사내 전산망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이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이는 원고의 정당한 시설관리권에 대한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조합활동을 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관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 없이 원고의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한 조합활동을 폭넓게 허용하기 곤란하다.
주문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각자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의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제1심판결 2면 14행부터 4면 11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요지
원고의 이메일 시스템 등의 사내 전산망은 원칙적으로 업무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활동에 사내 이메일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고, 이에 관한 노동 관행도 존재하지 않으며,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에 이를 승낙하지도 않았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의 사내 전산망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직원들의 개인 이메일이나 SNS 등을 통해 노동조합 설립 사실의 고지와 가입 권유 등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었고, 실제 그와 같은 방식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발송한 이메일의 상대방 수신을 완전히 차단한 것이 아니라 단지 스팸 메일함으로 수신되도록 하여 그 이메일의 상대방은 스팸 메일함에서 그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고는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사내 이메일 시스템 사용에 관해 편의를 제공한 적이 없다. 이런 사정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 사건 제1, 2 행위는 원고의 시설관리권에 근거한 합리적 규율 또는 제약으로서 정당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2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의 상무인 F은 원고의 인사담당자가 아니다. F의 이 사건 제3 행위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에 영향을 줄 의사 없이 본인의 경험과 개인적인 의견을 동료들에게 말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발언 내용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 발언에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가입에 대해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을 포함하였다고 볼만한 내용이 없으므로, F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3 행위도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내지 3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모두 위법하다.
관련 법령 <생략>
이 사건 제1, 2 행위(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수신차단과 노동조합 활동에 관해 사내 이메일 계정을 통한 이메일 발송에 대한 경고장 발부 행위)의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
인정사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E은 2017.6.28. 07:50경 원고가 운용하는 사내전산망의 자유게시판에 이 사건 노동조합이 설립된 사실을 알리는 글을 게시하였고, 같은 날 07:54경 자신의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원고의 본사 소속 직원 약 150명의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같은 취지의 이메일(이하 ‘2017.6.28.자 이메일’)을 발송하였으며, 같은 날 12:00 ~ 13:00경에는 원고의 본사 출입구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유인물을 배포하였다. 원고는 2017.6.28. E에게 「원고의 사내전산망은 업무용이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 없는 내용을 게시’하거나, ‘업무와 무관한 내용의 이메일을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하는 것은 원고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위 행위는 취업규칙 제67조제7호(’회사 내에서 허가 없이 게시, 유인물 배포, 누설, 방송한 자’)에 해당되어 징계 등의 인사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2017.6.29.에는 위 공문과 같은 취지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7.5. 원고에게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해 온라인 게시판 및 오프라인 게시판을 설치하여 주고, 만약 원고가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이 사건 노동조합은 업무시간 외의 시간에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활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7.7.12. 이 사건 노동조합에 ‘사업장 내 노동조합 게시판 설치 등의 편의는 노사합의에 의해 제공이 가능한 사항으로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편의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보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7.3. 서울지방노동청에 ‘원고가 본사 소속 직원들에게 그들이 2016년도에 사용하지 않은 연가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라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그 이후 2017.7.4. 본사 소속 직원들에게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였다.
E은 2017.7.6. 06:00경 외부(사외) 개인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원고 본사 소속 직원들의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원고가 2017.7.4.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한 것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가입이 힘이자 희망이다. 이 사건 노동조합 가입 여부는 원고가 알 수 없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이하 ‘2017.7.6.자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7.7.7. E에게 「원고의 미사용 연차수당 지급은 이 사건 노동조합과 무관하기 때문에 E의 2017.7.6.자 이메일 발송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되고, 이는 취업규칙 제67조제7호, 제13호(‘회사의 생산 활동을 저해할 목적으로 법령을 위반하여 선전, 선동, 허위사실 유포 등의 행위를 하였거나 이를 위한 사전 준비를 예비, 음모한 자’)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E은 이와 관련하여 사실확인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7.7.경 사내 이메일 시스템에서 ‘노동조합’, ‘노조’, ‘H’(E의 개인 이메일 ID) 등의 단어가 포함된 외부 계정의 이메일에 대하여 수신자의 스팸 메일함으로 수신되도록 하여 통상적인 수신을 차단하는 이 사건 제1 행위를 하였다.
E은 원고가 이 사건 제1 행위를 하였음을 확인하고 2017.7.13. 17:23경 자신의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원고 본사 소속 직원들의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원고는 아직도 직원들을 우습고 하찮게 여긴다. 법도 무시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여전히 직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이하 ‘2017.7.13.자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7.7.17. E에게 ‘사내 이메일을 통해 유인물을 배포하는 행위는 회사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E의 이와 같은 행위는 그 비위 정도가 상당하고, 추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사규에 따라 인사조치 될 수 있다.’라는 내용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E은 2017.7.27. 07:32경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원고 본사 소속 직원들의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원고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회사이다. 노동자의 권익을 대표해주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이하 ‘2017.7.27.자 이메일’이라 하고, 앞서 본 E이 발송한 2017.6.28., 2017.7.6., 2017.7.13.자 이메일과 함께 ‘이 사건 각 이메일’이라 한다)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E에게 ‘사내 이메일을 통해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이메일을 발송하는 행위는 원고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67조제4호, 제7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사규에 의거 인사조치가 될 것이다.’라는 내용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은 ‘회사의 설비 또는 자재를 사용에 이용한 자’, ‘회사 내에서 허가 없이 게시, 유인물의 배포, 누설, 방송을 한 자’에 대하여 징계조치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67조제4호, 제7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제5호증의 1, 5, 6,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의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된다. 사용자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한 행위의 내용과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주장한 사유와 달리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06.9.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그렇지만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8.6.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려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해져야 하며 사업장 내의 조합활동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1990.5.15. 선고 90도357 판결, 대법원 2008.12.24. 선고 2007도1089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1, 2 행위는 외관상 노동조합법 제84조제4호가 정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객관적 요건을 갖춘 것처럼 보이기는 하다.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은 사용자가 자신의 소유권이나 임차권 등에 근거하여 사업장의 물적 시설·설비 또는 부지 등을 관리·사용·처분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이는 사업장 등의 건물과 그에 부속된 부지 등은 물론이고 사용자가 소유 또는 관리하는 사내 이메일 계정 등의 전산 시스템에도 미친다. 다만, 이메일 시스템은 구축 이후 발신과 수신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점, 이메일의 이용이 적정 용량의 범위 내라면 다른 사람의 이메일 이용이 불가능하게 되는 등의 배타적이거나 독점적이지 않은 점, 이메일은 편리한 통신수단으로서 그 사용이 보편화된 점, 헌법상 노동3권의 보장을 위해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이메일 사용은 순수 사적 활동을 위한 이메일 사용보다 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미리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으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업무용으로 제한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업무 외적 이용을 명확히 금지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자가 사내 이메일 계정의 과부하 등에 대처하여 그 기능을 유지·관리하거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해킹을 막고 기업기밀을 보호하는 등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제한할 구체적 사유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이 단지 포괄적인 시설관리권에 근거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위해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가 정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건 각 이메일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7.6.23. 설립된 후 그 위원장인 E이 개인 이메일 계정 또는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인 원고의 본사 소속 직원들에게 그들의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알리고 가입을 권유하는 등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것이다.
2017.7.13.자 이메일과 2017.7.27.자 이메일에는 원고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17.7.13.자 이메일의 주된 내용은 E을 상대로 경고장을 보내는 등의 행위를 한 원고를 비판하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한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고, 2017.7.27.자 이메일의 주된 내용은 근로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이 사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위 각 이메일의 내용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비판의 수준을 넘어 사실을 왜곡, 과장함으로써 사용자인 원고를 비방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단지 사내 이메일 계정에 관한 포괄적인 시설관리권에 근거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E의 개인 이메일 ID인 ‘H’과 ‘노동조합’, ‘노조’ 등의 단어가 포함된 이 사건 노동조합이 발송하는 이메일에 대하여 앞서 본 것과 같은 방법으로 통상적인 수신을 차단하고, 2017.7.13.자 이메일과 2017.7.27.자 이메일에 대해 시설관리권 침해의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각 경고장을 보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시설관리권의 행사를 빙자하여 단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사내 이메일 계정의 유지·관리 등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영역이므로, 사업장 내의 조합활동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한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67조제4호는 ‘회사의 설비 또는 자재를 사용(私用)에 이용한 자’는 징계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호는 ‘회사 내에서 허가 없이 게시, 유인물의 배포, 누설, 방송을 한 자’는 징계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활동을 위하여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에서 이미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던 다른 3개의 노동조합[M 노동조합, N 노동조합(소재지 울산 남구), O 노동조합]은 원고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오프라인 게시판을 사용하고 있을 뿐 사내 전산망을 통한 홍보활동은 인정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내 이메일 계정을 통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이를 승낙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 실태,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이메일 사용을 순수사적 활동을 위한 이메일 사용보다 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용자가 미리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으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업무용으로 제한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업무 외적 이용을 명확히 금지한 경우가 아니라면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이용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법리가 이 사건 제1, 2 행위 당시에 확립된 상태는 아니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서울 중구에 있는 원고의 본사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 원고의 시설인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전화, 인터넷, 대면 접촉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하여 근로자들과 소통할 수 있고, 실제로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문자메시지 또는 카카오톡 등을 보내는 방식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비록 이 사건 노동조합이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한 노동조합 활동이 한 달에 1회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유인물 배포 등과 같이 일시적·일회적인 활동이 아니라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원고의 시설인 사내 전산망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이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이는 원고의 정당한 시설관리권에 대한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조합활동을 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관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 없이 원고의 사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한 조합활동을 폭넓게 허용하기 곤란하다.
위에서 본 여러 가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에 개입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1, 2 행위를 하였다기보다는 시설관리권 행사의 일환으로 사내 이메일 계정의 업무 외적 이용을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사건 제1, 2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2 행위는 결국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에 관한 부분(이 사건 제1, 2 행위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 부분과 이를 전제로 한 중지 명령과 공고문 게시 명령 부분)은 위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제3 행위(원고 임원의 발언)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의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2의 라.항(제1심판결 13면 4행부터 16면 8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제1, 2 행위에 관하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이 사건 제3 행위에 관하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한창훈
판사 원익선
판사 성언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