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6. 11. 선고 2019누6558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1. 10. 7.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65명을 사용하여 F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C는 2017. 11. 1. 행정원장으로, 참가인 D은 2018. 1. 1. 심사부장으로, 참가인 B은 2018. 1. 1. 원무과장으로 이 사건 병원에 각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다.

참가인들은 2018. 7. 19.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18. 4. 23. 참가인들을 부당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0. 2. '원고의 출근명령은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에 대응하려는 방편에 불과하여 참가인들의 구제신청 이익이 존재하고, 원고가 참가인들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는데,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 이와 함께 원고로 하여금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참가인 B에게 13,959,213원, 참가인 C에게 23,191,794원, 참가인 D에게 26,685,477원을 각 지급하라는 금전보상명령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11.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 3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는 참가인들과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여기던 중 참가인들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사실을 알게 되어 참가인들에게 정상출근 할 것을 통보하였다. 참가인들은 업무복귀가 가능한 조건을 제시하여 그 진정성을 가늠해보거나 확인하는 등의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고, 원고는 참가인들을 대신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의 출근명령에 의하여 참가인들의 구제신청 이익이 소멸되었으므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은 부적법하다.

2)

참가인들은 1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여 주면 근로계약 종료와 관련하여 부당해고를 이유로 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고, 원고는 이를 신뢰하여 1개월분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와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최종적으로 1개월분 급여를 지급하면 퇴사한다는 합의가 있었다. 원고는 2018년 4월 중순경 참가인들에게 완곡하게 사직을 권고하였고, 이에 참가인들이 1개월분 급여를 주면 퇴사하겠다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원고가 이를 수용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이므로,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병원의 이사장 G는 2018. 4. 16.부터 같은 달 20.까지 참가인들과 면담을 하면서, 참가인 D에게 '같이 가기 어려울 듯 하며 정리가 필요하다', 참가인 B에게 '병원 사정으로 인하여 운영이 힘든 상황이며, 나가 주는 게 좋을 듯하다', 참가인 C에 게 '한 달 시간을 줄테니 다른 직장을 알아보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2)

참가인 D은 2018. 4. 20. 13:30경 이 사건 병원의 내과원장 H과 상담하는 자리에서 '4월 말까지 근무하고 1개월분 급여를 주면 퇴사하겠다'고 말하며 참가인 C, B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하였고, H은 이를 총무과장인 I에게 전달하였다.

3)

이 사건 병원은 2018. 4. 21. 및 같은 달 22. 원무과 사무실 이전과 병원 전산시스템 이전을 위한 공사를 하였다. 원고는 위 공사를 하면서 참가인들의 컴퓨터 및 개인 집기류는 이 사건 병원의 4층 회의실로, 참가인들이 사용하던 책상은 옥상으로 각각 옮겨놓았다. 참가인들 외에 다른 원무과 직원들은 위 공사 이후에도 원무과에서 그대로 근무하였고, 참가인들의 업무를 대체하기 위하여 2명의 직원이 임시로 원무과로 배치되었다.

4)

참가인 D이 사건 병원의 총무과장 I은 2018. 4. 23.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다.

I: 제가 어제 H 원장님 말씀 나누면서 듣기로는 그 원장님 통해서 좀 제안 하나 하셨다고.

D: 예 예, 예 예.

I: 예. 그래서 고-, 고 제안이 그게 맞는 건지 확인 한 번 다시 한번 듣고,

D: 그렇게 하면 갈려고요, 여기서 뭐 자리도 없고, 아 근데 이거 좀 너무하다. 책상을 다 빼버리고, 그래도 어찌 됐든 한 달 기간 뭐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그래도 좀 있으면서 이렇게 조정을 해 나가야 되는데 당장에 빼버렸으니까 우리도 황당하잖아요. 그래서 일단 여기 4층에 일단 가 있어요.

아까 뭐 다 얘기해 보니까 내가 그렇게 하자 그랬어요. 아이 여기서 자꾸 씨름하는 것도 그렇고.

(생략)

I: 음 그래서 일단 제가 이해하기로는 그 이제 말씀 듣기로는 그니까 5월 말일자.

D: 아니요. 4월 말일자. 퇴사하고.

I: 그니까 정산은 그럼 5월 말일자 정산 말씀하신거죠?

D: 그렇죠, 예 예.

I: 그니까 퇴사는 4월 말일자로 하되, 정산금액은 5월 말일자로.

D: 그렇죠.

I: 오케이, 어, 그래서 제가 일단 그 부분은 그 자리에서 원장님한테 말씀을 드렸거든요.

D: 네 네.

I: 예, 그렇게 하시면 될 거고.

D: 아 네. 저희 입금 확인하면 그냥 가는 걸로.

I: 예. 하시고, 그 제가 그 이후에 이제 주말에 이사님한테 딱 승인은 받았고요.

(생략)

D: 아 그러면은 우리는 그냥 그렇게 하면 입금 확인하고 갈게요. 여기 붙어있는 것도 그렇고.

(생략)

I: 그니까 거기에 대한 어떤 합의, 합의서나 이런 걸 작성을 하면 되지 않을까.

D: 합의서? 합의서는 뭔 합의서가 필요해요? 뭐 어쨌든 뭐 여기서 다 통보하고 한 달 주고, 합의서를 뭘 써야 돼요?

(생략)

D: 이거는 합의서가 필요 없는 거 같아요, 합의서는 쓸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통보하신 거라서 합의서는 우리가 쓸 필요는 없는 거 같애요. 이제 그게 하고 우리가 빠지는 걸로 해야지, 안 그러면 상관은 없을 거 같아요. 이렇게 해서도, 우리가 빠져도. 음.

I: 근데 또 사실은 저희가 또 조금 우려하는 거는 어떤건지 또 조금 아시잖아요. 내용 아시잖아요.

D: 그래서 뭐 얘기를 해도 이제 그거는 뭐 사실 뭐, 문제되는 건 없고요. 우리가 뭐 뛰어봐야 벼룩이지 뭐~. 되는 게 없는 거 같애. 내가 봤을 때는 갑자기 이렇게 훅 빼버리고 나 이렇게까지 하실지 몰랐어. 그리고 어느 정도 이제 이렇게 기간을 두고 이렇게 중재를 해서 맞춰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략)

I: 뭐, 뭐 요번주에 하든 뭐 어쨌든 그건 상관없는데 그래도 서로 이렇게 해서 합의를 했다라는 합의서는 하나 정도 만들어야 된다고 나는 생각.

D: 합의서는 쓸 수가 없어요. 이거대로 하면. 왜냐면 일방적인 거기 때문에 합의서는 쓸 수가 없는 부분인 거 같애요. 제가 아무리 그 저기를 해도 이거는 뭐, 받고 이거는 이쪽에서 일방적인 통보여서 우리가 합의서는 쓸 수가 없고, 딱 물어보세요. 각기, 저는 뭐 합의서는 쓸 수 없을 거 같고, 주시면은 바로 빠지는 걸로 그렇게 해요.

5)

참가인 C는 2018. 4. 23. 원고의 이사장 G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C: 행정원장입니다. 아침에 출근했더니 원무과에 책상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물어 봤더니 앞의 카운터는 J선생과 K계장 자리라고 하고 뒷책상은 L 부장 자리라고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통보도 없이 하루아침에 책상을 정리한 건 그만두라는 말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같이 갈 수 없다는 말은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책상까지 빼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확실히 그만두라는 거 맞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습니다. 아예 3명의 책상을 하루아침에 없애버리다니요.

G: 원장님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부서 이동한다고 16일 말씀드려서 4층 회의실로 오시라 했구요. 계속해서 근태계만 전달하시고 만날 수가 없네요, 주말 내내 직원들 쉬지도 못하고 일했습니다. 서로 인연이 아닌듯해서 16일 말씀드렸구, 고민해보십시오. 원장님 저 또한 OS 원장님 부재로 타격이 큽니다.

C: 이사장님. 같이 못가겠다고 말씀하신 건 17일이구요. 그날 같이 못 간다고 말씀하시면서 제게 어떻게 할 건지 물으셔서 전 스스로 사직서를 쓸 생각이 없으니 해고통보를 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I 과장을 불러서 해고통보는 하지 말고 부서변경을 하라고 지시하셨죠. 그게 다입니다. 부서이동이든 변경이든 원내에 아무런 공지도 없이 당사자도 모르는 부서이동이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부서이동도 인사발령인데 인사발령을 하면 책상도 없어지고 본인이 근무할 부서도 모르고 출근 당일 날에야 본인들 자리가 없어진 줄 알아야 합니까?

G: 무슨 변명이 위로가 필요하겠습니까. 제가 죄송하고 부족한 탓입니다. 인연이 여기까지라 하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습니다. 원장님

C: 어차피 내일도 출근해야 하니 내일 뵙겠습니다.

6)

이사장 G는 다음날인 2018. 4. 24. 참가인 D, C, 총무과장 I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다.

G: 근데 인제 제가

워.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인제 아까 얘기했듯이 4월 30일 퇴사, 5월 말까지 급여 이렇게 해서 그것은 서로간에 정리가 된 거 같은데, 거기까지는.

D: 예.

G: 그래서 저도 인제 그렇게 알고 있는데, 단지 아까 얘기했듯이 뭐 확인서는 아니에요. 확인서는 아닌데, 아까 얘기했던 무슨

뭐. 아니면 어떤 거기에 대한 뭐랄까 뭐 퇴직원이든지 아니면. 응? 아니면.

D: 퇴직원은 아닌 거 같애요. 이거는.

(생략)

D: 근데 그 부분에 관련해서는 뭐 사인을 하거나 이거는 아닌 거 같애요. 이거는 원래 그 만약에 통보를 하시면 원래 주게 되어 있는 거거든요. 한 달치는.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린 거였어요. 알고 계시는 줄 알고. '예고를 하시면 한 달치는 예고수당을 줘야된다.' 이렇게 되어 있어서, 맞나요?

G: 아니 그.

(생략)

D: 어쨌든 일단은 통보를 받은 상황이고 그래서 사인을 하거나 이런 거는 저희는 이제 할 수가 없는거죠. 수당까지 다 나간다고 하면. 그거는 혐의를 한거라서 안 되는 거고, 그니까 이거는 이사장님하고 저희하고 뭐 타협이 있거나 뭐 이런 게 아니라, 솔직히 이사장님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희한테 이렇게 통보를 하시는 거 잖아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그냥 뭐, 확인서에다 사인을 하거나 이런 거는 저는 할 수가 없을 거 같애요.

(생략)

D: 그니까요. 무조건,

예. 뭐냐 이렇게. 막 만약에 뭐, 인수인계가 있는 뭐 보직변경이 있든 먼저 하신 다음에 했어야 되는데.

G: (생략) 권고사직은 저도 충분히 뭐야 저- 오늘로써 요청드릴 수 있는거고, 서로간에 합의가 돼서 한다하면 한 달을 드려서 이렇게 하는 거니까. 어? 그 부분은 저는 뭐 했는데, 뭐 그걸 못 받아드리겠다 하면 저희들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뭐 ‘오늘부로 뭐 나가라. 오늘부로 뭐 부당해고다.' 이것은 한, 제가 한 것은 없으니까. 그래서 부서를 그- 저도 하루 오늘 고민을 해서 부서이동을 각자 할게요. 해서 그 부분에 가서 그러면 근무를 하시든지, 응? 아까 얘기해서 나는 가장 좋은 것은 우리가 합의서. 합의까지 거의 온 거 같은데 거기를 서로, 왜냐면 우리도 그걸 남겨둬야 할 병원에서는 어쩔 수가 없어요. 그것은 남겨둬야 되니까,

D: 그거는 안 돼.

G: 그거는 안 된다고 하니까. 응?

D: 네. 그거는 이사장님 제안에 저희가 협의를 하는 거밖에 안 되거든요. 이사장님이 최초에, 처음에 말씀하셨을 때 그런 부분에 관련해서 저희가 수긍하는 거밖에 안 되거든요. 수긍은 아니거든요? 저희는? 전에 이사장님 말씀하신 거 '뭐 이렇게 알아봐라.' 이렇게 얘기하고, 뭐 한 달 여유를 주겠고.

(생략)

C: 예? 그리고 어떤 그, 어떤 확인서라고 해서 쓰는 거 자체도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인정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가 이걸 추접스럽게 부당해고로 가지고 노동청에 가서 뭣을 하고 이것은 아니잖아요. (생략)

(생략)

C: 내가 앞으로 어떤 행위를 할 거인가에 대한 걱정 때문에 뭔가를 안심적으로 뭔가 서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목적이 강하신 거 같은데, 그런 거 가지고 하지 마세요. 그냥 아이고, 내가 자꾸 인자 속된 표현을 허기는 하는데, 어? 의심하지 맙시다. 더 이상. 그리고 깔끔하게 헤어질 때 깔끔하게 헤어지고 그것이 아니다 싶으면은 그냥 못해 주겠다 이야기하세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 하고, 안 그러면 아니다. 딱 잘라서 그냥 명확하게 끝냅시다. 그래서 그 명확한 말씀드리면 H 원장님, 이야기했어요. 자, 4월 말에 퇴사, 한달째는 해고예고수당 지급.

땡. 그럼 두 달치 급여받고 끝나는 거에요. 거기에 대한 확인서를 꼭 받아야 되니 나발이니 이래, 이래하면은 우리도, 나도, 나도 화가나요. 나도. 예?

(생략)

C: 아니, 흥분이고 뭐고 떠나서 이미 저도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 봐도 나는요, 이사장님도 내 얼굴 보기 불편하고 나도 이사장님 만나기 힘들어요. 병원 나오기 힘들어. 이게 남들한테, 남들 보는 눈이 뭡니까? 이게 추접스럽게 개기는 것도 아니고, 예? 걔네들 앞에서 내가 이게 뭡니까? 이게. 깨끗하게 그냥 보내주세요. 응? 보내주세요. 그 뒷걱정하지 마시고요. 예, 저는, 저는 이상입니다. 오늘 내 입장은 그래요. 오늘 해가지고 마무리되고 그러면 내일부터 안 나올게요.

(생략)

G: 똑같은 생각이고, 하여간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입금처리 해 드리면 그냥, 세 분이서는 그냥 이렇게 깔끔하게 하겠다?

D: 네 네, 그렇게 할게요, 네.

G: 알겠어요.

7)

원고는 2018. 4. 25. 참가인들에게 4월 급여와 추가 1개월분 급여를 더한 금액(참가인 D 800만 원, 참가인 C 900만 원, 참가인 B 5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참가인들은 2018. 4. 26.부터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8)

원고는 참가인들이 2018. 7. 19.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음을 통보받고 2018. 8. 2.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병원은 참가인들을 해고시킨 일이 없으므로 2018. 8. 6.부터 이 사건 병원으로 정상 출근을 명한다. 과거 근무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이 사건 병원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위 일자에 출근하지 않을 경우 징계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출근 명령서를 발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8,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구제신청 이익의 존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9쪽 2행부터 13행까지(『다. 구제신청의 이익 인정 여부』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부제소합의의 존부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 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기준법 제28조에서 정한 구제신청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참가인 D, C가 2018. 4. 23. 및 같은 달 24. 합의서 내지 확인서의 작성을 요구하는 원고 측에 "우리가 이걸 추접스럽게 부당해고로 가지고 노동청에 가서 뭣을 하고 이것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하는 등 향후 근로계약 종료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과 같은 언동을 보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와 참가인들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서 등 처분문서를 작성해달라는 원고 측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관하여 명시적으로 거부함으로써 향후 이의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처분문서를 작성하지는 않은 점, 근로기준법의 적용 및 위반에 대한 조치를 담당하는 지방고용노동청과 노동위원회법에 따라 노동관계에 관한 판정 및 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위원회는 직제와 업무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참가인 C가 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진정을 제기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까지 배제하고자 하는 의사에서 위와 같이 말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부제소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인 근로기준법상 해고조치에 의하여 2018. 4. 23.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이사장 G는 2018. 4. 16.부터 같은 달 20.까지 참가인들과 면담을 하면서 '병원 사정으로 같이 가기 어렵다', '한 달 시간을 줄테니 다른 직장을 알아보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 C 등이 스스로 사직서를 쓸 생각이 없으니 해고통보를 하라고 하자, G는 총무과장 I을 불러 해고통보 대신 부서변경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G가 위와 같이 명시적으로 참가인들에게 해고통보를 하지는 않았으나 그 이후 인사발령이나 참가인들에 대한 통보도 없이 참가인들의 책상을 사무실에서 빼버리는 등의 조치를 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가 참가인들에게 한 위 발언은 참가인들에게 단순히 사직을 권고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들의 사직을 종용하고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2)

그 이후 참가인 D이 2018. 4. 20. 내과원장인 H에게 '4월 말까지 근무하고 1개월분 급여를 주면 퇴사하겠다. 참가인 C, B도 같은 의견이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참가인 D의 위 발언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사장 G의 사직의 종용, 압박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참가인들이 자발적으로 사직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② 참가인들은 2018. 4. 23. 및 2018. 4. 24. 이사장 G 등에게 참가인 D이 위와 같이 말한 것은 해고통보에 따른 예고수당을 달라는 의미였고, 협의를 한 것이 아니라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G 등이 요구하는 합의서를 작성할 수 없다고 명확하게 말한 점, ③ 참가인 D이 요구한 1개월분 급여는 근로기준법 제26조에 정한 해고예고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D의 위 발언을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참가인 D의 위 발언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인들에 대한 아무런 통보 없이, 이 사건 병원의 공사를 이유로 참가인들의 책상과 개인물품을 원무과 사무실에서 빼내어 인터넷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이 사건 병원의 4층 회의실에 옮겨놓았고, 2018. 4. 23. 출근한 참가인들에게 4층 회의실에 있도록 하면서 아무런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반면에 참가인들을 제외한 원무과의 다른 직원들은 공사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계속하였을 뿐 아니라 참가인들의 업무를 대체하기 위한 직원들이 원무과에 임시로 배치되었다. 여기에 이사장 G의 위 발언 등 앞서 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들과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참가인들은 2018. 4. 25. 원고 측으로부터 4월 급여에 1개월분 급여를 더한 금액을 지급받고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금액의 수령은 해고예고수당을 받는 것임을 명확히 하면서, 원고 측이 거듭 요구하는 합의서의 작성을 끝까지 거부하였다. 여기에 앞서 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들이 위 금원을 수령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원고와 참가인들의 근로관계가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4)

해고의 적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참가인들을 해고하면서 그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한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이 구제이익 내지 권리보호이익을 결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에 해당하며,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이 다른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강문경 진상훈

각주1) [별지] 관계 법령

각주2)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의 변경된 청구취지에 "2019. 3. 4."로 기재되어 있으나,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는 "2019. 1. 31."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