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 14. 선고 2020누47573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는 부분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제1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

제1심 판결 2쪽 이유 부분 8행의 “제43조”를 “제54조”로 고친다.

○

제1심 판결 3쪽 글상자 안 3행의 “F”을 “Q”으로 고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가)

이 사건 직권면직에는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1)

면직사유와 징계사유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2)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의 징계사유와 제54조 제1항 제6호의 직권면직사유는 전혀 별개의 사유에 해당한다.

(가)

원고의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의 ‘부정한 방법’과 제54조 제1항 제6호의 ‘부정한 방법’은 그 비위행위의 정도의 측면에서 동일한 의미라고 볼 수 없다.

(나)

징계사유와 달리 직권면직 사유를 별도로 규정한 것은 복무질서를 해하는 정도에 따라 처우를 달리하기 위한 것이다.

(다)

원고의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의 징계사유와 제54조 제1항 제6호의 직권면직사유는 규정의 목적과 행위 주체도 전혀 다르므로 동일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인사규정 제59조의 목적은 ‘상벌’에 대한 것인 반면, 제54조 제1항의 목적은 ‘근로자들의 복무’에 대한 것이다. 또한, 징계사유는 기본적으로 ‘근로자 본인의 비위행위’가 존재할 것을 전제로 하지만, 직권면직사유는 ‘근로자 본인의 귀책사유와 무관하게’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3)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면서 징계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의 절차만을 거친 것은 정당하다.

나)

참가인의 부친은 원고의 노조위원장에게 채용청탁을 하며 200만 원을 송금하였고, 참가인은 유출된 면접평가표를 바탕으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정하는 직권면직사유인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적법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 및 참가인

가)

원고의 인사위원회에 따른 절차와 징계위원회에 따른 절차는 위원 구성, 설치근거, 의결 방식, 절차 보장 등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해고사유가 되는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면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쳤을 뿐 원고의 인사규정 및 징계운영세칙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나)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서에 ‘참가인이 면접평가표를 부정하게 입수하였다’는 기재는 없으므로, 해당 사정이 인사위원회에서 심의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사정이 직권면직 사유로 고려되었음이 근로자에게 분명히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를 직권면직 사유로 주장하는 데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다)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 의하면 ‘부정한 방법’과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요구된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의 부친이 참가인 모르게 원고의 전 노조위원장에게 참가인의 취업에 관한 청탁을 하였으나, 원고의 전 노조위원장이 참가인의 취업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면접 진행 방식, 참가인이 전달받은 면접평가표의 내용의 추상성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부친의 채용청탁과 참가인의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추상적이고 미미한 반면, 참가인이 이 사건 직권면직으로 인하여 입는 피해는 매우 큰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직권면직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나.

이 사건 직권면직에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는지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가)

원고의 인사규정(을가 제5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직원이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하는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권면직 할 수 있다(제54조 제1항 제6호, 제2항, 제67조 제1항 제1호).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3인 이상 7인 이내로 구성되고 위원장과 위원은 대표이사가 지명한다(제66조 제3항, 제4항). 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이 소집하여 3분의 2 이상의 출석으로 성립하고(제68조), 인사위원회의 결의는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하며, 가부동수인 경우에는 위원장이 결정한다(제69조). 위 원장은 필요한 경우에는 안건에 관련되는 직원 또는 참고인을 출석시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제70조).

나)

원고의 인사규정은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를 징계대상으로 정하고 있고(제59조 제1호), 징계처분으로 견책, 감봉(감급), 정직, 해임⋅파면을 열거하고 있으며(제60조), 직원에 대한 징계절차, 양정기준 등 징계에 관한 세부사항을 따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1조).

원고의 징계운영세칙(을나 제20호증)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이사는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 되고, 징계위원은 징계위원장이 위촉한다(제4조 제1항). 중징계 의결요구 사건을 심의하기 위한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인 이상의 내부위원과 외부위원(회사의 경영자문위원,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등)으로 구성하되, 이 경우 외부위원의 수는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수의 2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제4조 제3항, 제4항).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의견이 분립하여 출석위원 과반수에 달하지 못하는 때에는 출석위원 과반수에 이르기까지 징계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을 더하여 과반수에 도달한 의견을 합의된 의견으로 본다(제12조 제1항). 또한, 징계위원회의 위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와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그 징계사건의 심의⋅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고, 징계혐의자는 위원장 또는 위원 중에서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제6조 제1항, 제2항). 징계위원회는 징계혐의자에게 혐의내용에 관한 심문을 하고, 필요한 경우 관계인의 출석을 요구하여 심문할 수 있으며(제11조 제1항),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제11조 제2항), 징계혐의자는 증인이나 참고인의 심문을 신청할 수 있다(제11조 제3항). 징계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사람은 징계처분사유설명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제21조 제1항), 재심위원회는 재심요청이 있을 때에는 재심청구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재심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여야 하며(제23조 제1항), 재심청구에 대한 재심위원회의 결정은 원 의결보다 불이익하게 할 수 없다(제23조 제2항).

다)

통상해고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를 원인으로 하는 해고로서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징계해고와 구분된다. 따라서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고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않으며,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징계규정을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35350 판결 참조). 그러나 특정 사유가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징계해고사유로 통상해고를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징계사유’를 이유로 해고를 하면서도 ‘징계 이외의 절차’에 의하는 경우, 근로자의 절차적 지위 보장이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징계에 관한 절차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2)

구체적인 판단

가)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직권면직에 징계절차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는 직권면직 사유를 정하고 있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징계사유를 정하고 있는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로 해석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서 ‘직권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 함은 직권면직 사유와 징계사유의 내용이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지에 따라 판단함이 타당하다.

나)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는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제59조 제1호는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채용절차에서의 부정행위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유사점이 있다.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는 부정한 방법 외에 ‘사기의 방법’을, 제59조 제1호는 부정한 방법 외에 ‘허위 등의 방법’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사기의 방법과 허위 등의 방법은 모두 부정한 방법의 예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차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원고는, 직권면직사유는 ‘근로자 본인의 귀책사유와 무관하게’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는 반면, 징계사유는 기본적으로 ‘근로자 본인의 비위행위’가 존재할 것을 전제로 하므로, 직권면직사유인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와 징계사유인 제59조 제1호는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직권면직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기간 중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하는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하므로(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해고가 유효하려면 일단 근로자에게 해고사유가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5170 판결 참조). 그렇다면 채용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그러한 점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없는 경우에까지 해고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의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란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부정한 행위를 하여, 공정하게 전형절차가 진행되었을 경우라면 합격할 수 없었거나,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채용되지 않았다는 규범적 평가가 가능하고, 그에 대하여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는 직권면직사유에 관하여 정하는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와 징계사유에 관하여 정하는 제59조 제1호가 서로 다른 장에 위치하고 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고는 2018. 9. 20. 참가인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직권면직을 의결한 후 2018. 9. 22.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통지하였는데,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인사위원회를 거쳤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직권면직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징계절차에 준하는 절차적 권리가 보장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가 지명하는 위원장과 위원으로 구성되나, 징계위원회의 경우 대표이사가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 되고 징계위원을 위촉한다. 특히 중징계 의결요구 사건을 심의하기 위한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인 이상의 내부위원과 외부위원(회사의 경영자문위원,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등)으로 구성하되, 이 경우 외부위원의 수는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수의 2분의 1 이상이어야 하므로, 외부위원의 참여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인사위원회와는 위원 구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2)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하되 가부동수인 경우 위원장이 결정한다. 징계위원회도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의견이 분립하여 출석위원 과반수에 달하지 못하는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에 이르기까지 징계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을 더하여 과반수에 도달한 의견을 합의된 의견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징계대상자에게 보다 유리한 방식으로 합의된 의견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또한 징계위원회는 인사위원회와는 달리 징계혐의자에게 증인이나 참고인의 심문을 신청할 수 있는 권한, 위원장 또는 위원에 대하여 기피를 신청할 수 있는 권한 등이 인정되고, 징계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사람은 징계처분사유설명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절차적 권리가 인정된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

다.

소결

이 사건 직권면직의 위법 여부에 관한 당사자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직권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결국 이 사건 직권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참가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