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 19. 선고 2020누6362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3. 10. 6,500,000원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2020. 8. 28. 8,000,000원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당심에서 추가된 청구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1. 3. 12. 9,500,000원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은 당심에서 청구의 추가로 인한 소송비용을 포함하여 피고가 모두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의 주장 및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을 아래와 같이 일부 수정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부분(그 별지 ‘관계 법령’ 부분 포함)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3쪽 5 내지 7행의 “2020. 8. 28. 800만 원의 3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2차 및 3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처분’).” 부분을 “2020. 8. 28. 800만 원의 3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2021. 3. 12. 950만 원의 4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2 내지 4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로 수정한다.

○

제1심판결문 3쪽 8행의 “갑 제1, 4, 6 내지 9,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 부분을 “갑 제1, 4, 6 내지 9, 11,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5, 7, 8호증의 각 기재”로 수정한다.

2.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부<1>

가.

이 사건 구제명령의 확정 및 원고의 주장

1)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취소되면 직권 또는 사용자의 신청에 따라 이행강제금의 부과․징수를 즉시 중지하고 이미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앞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가 2019. 5. 13. 원고 회사의 B에 대한 2019. 3. 8.자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 회사에 대하여 B의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하자, 원고 회사는 2019. 6.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20. 원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으며, 원고 회사가 2019. 9. 16. 이를 송달받고도 그로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 및 이 사건 구제명령이 2019. 10. 2.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원직복직 의무와 임금상당액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되기 전인 2019. 8. 29. 근로자 B이 채용 당시 허위 이력을 기재한 것을 이유로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취소를 통지하여 그 무렵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원직복직 의무이행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여전히 원직복직 의무이행이 가능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2>

나.

구제명령이 내려진 후 근로계약 취소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리

이 사건 확정된 구제명령의 내용인 ‘원직복직’은 우선 근로자 지위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인데, 구제명령 확정 전에 이미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면 이를 이행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원직복직 및 이를 전제로 한 임금의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구제명령은 그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누13196 판결의 법리 등 참조).

이때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참조)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그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징계해고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는바, 이는 근로자가 입사 당시 제출한 이력서 등에 경력 등을 허위로 기재한 행위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제․취소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5누851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관계에 민법상 착오 또는 사기 등을 이유로 한 계약 취소의 법리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보호되어야 할 근로자의 지위가 취약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근로계약의 취소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근로관계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취소의 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고 하자의 치유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등 사용자의 취소권 행사를 적절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에 대한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이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나, 궁극적으로 민법상 근로계약에 대한 취소사유가 인정되고, 별도로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어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한 이상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은 이행이 불가능한 것을 명한 것으로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장래에 관하여 그 효력이 상실된다고 보아야 하고,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이 내려진 후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되었음에도 구제명령을 받은 사용자가 그에 따른 재심판정이나 재심판정에 따른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사후에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2)

구체적 판단

가)

제1심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B과 해고사유의 존부 등에 관한 다툼이 발생하고, 원직복직 등을 명하는 내용의 이 사건 구제명령을 받게 되자 비로소 B의 입사 당시 허위 이력 제출을 문제 삼으면서 이를 이유로 B과의 근로계약을 취소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나)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그 인정근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원고 회사는 B에 대한 원직복직 등을 명하는 이 사건 구제명령이 내려진 이후 그 확정 전에 B과의 근로계약을 적법하게 취소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취소권이 제한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1)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할 때 근로자의 경력을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노동력의 평가, 노동조건의 결정, 노무 관리 및 적정한 인력 배치 등을 위한 판단자료와 근로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및 기업규범 등에 대한 적응성 등에 관한 인격조사자료로 삼음으로써 노사 간의 신뢰관계 설정이나 기업질서의 유지·안정을 도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인바(대법원 1986. 10. 28. 선고 85누851 판결 등 참조), 원고 회사 대표이사의 수행기사라는 B 업무의 성격 및 특수성, 원고 회사가 수행기사 채용공고 당시 동종 경력자를 우선적으로 채용대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 이에 B 역시 C에서의 수행기사 이력을 허위로 부풀려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B이 원고 회사에 근무한 기간이 1년에도 미치지 못하여 B의 직무능력에 대한 평가는 B이 채용공고 당시 기재한 허위 이력에 주로 근거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사회통념상 원고 회사로서는 사전에 위와 같은 허위 이력 기재 사실을 알았더라면 B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동일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허위 이력 기재 사정이 드러남으로써 원고 회사와 B 사이의 상호간 신뢰관계는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원고 회사가 원직복직 구제명령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근로계약 취소 사유가 없음에도 이를 임의로 취소한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2)

B은 직무능력의 평가에 관한 사항으로서 진실고지의무가 인정되는 근무 경력에 관하여 허위로 기재하여 원고 회사를 기망하였고, 불과 4개월의 경력을 6년 3개월로 과장하여 그 기망의 정도도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 회사는 B이 인터넷 취업포털 사이트인 ‘D’에 등록한 이력서를 보고 B을 채용하게 된 것인데, 위 ‘D’ 사이트의 구직자 등록란에는 ‘사실에 반하는 기재에 대해서는 책임진다’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위 ‘D’ 사이트를 통하여 구직활동을 해 온 B 역시 위와 같은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4)

한편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E는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그 이행을 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0. 10. 21.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정1086), 2021. 10. 1.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3388)에서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전에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되어 이 사건 구제명령은 그 이행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항소심 판결은 2021. 10. 9.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결국 원고 회사와 B과의 근로계약은 원고 회사의 2019. 8. 29.자 취소의 의사표시에 따라 2019. 8. 30. 적법하게 취소되어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구제명령이 무효 또는 취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전에 이미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되어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상 이 사건 구제명령은 그 이행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인바,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전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2020. 3. 10.자 및 2020. 8. 28.자 각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위 각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각 취소하며,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의 2021. 3. 12.자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역시 이유 있어 이 부분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준현(재판장) 송영승 이은혜

각주1) 원고는 당심에서 2021. 3. 12. 950만 원의 4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추가하였는바, 당심에서 추가된 청구 부분까지 포함하여 함께 본다.

각주2) 원고가 2019. 8. 29. 근로자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취소를 통지한 후 B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2019. 3. 8.부터 2019. 8. 30.까지의 임금상당액은 이미 지급하였음은 제1심판결에서 설시한 바와 같다. 한편, 원고는 당심 제4회 변론기일에서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의 위헌 주장’은 철회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