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 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아래에서 따로 판단하는 일부 주장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2.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분리 확정된 제1심 공동피고 C, D, E, H, K에 대한 부분과 이 법원에서 소취하된 제1심 공동피고 G, I에 대한 부분은 제외).
추가판단
원고의 주장
사단법인 L(이하 ‘L’이라 한다)는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피고 B, F 부부(이하 ‘피고 부부’라고 한다)의 개인사업체에 불과하고, 피고 부부는 L의 법인격을 남용하여 악의적으로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법인격 형해화 내지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한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그 배후자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따라서 피고 부부 및 L의 등기이사인 피고 J은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 이후 2년간 성실하게 근무하고도 일반(내국인) 근로자와 달리 ① 장기적인 임금체불, ② 건강보험제공 약정위반, ③ 적절한 사무 공간 미제공, ④ 퇴직금 미지급 등 일련의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B는 2017. 3. 6. 원고에게 메일로 해고를 통보하였는데,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해고 예고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는 구 근로기준법 제24조<1>, 제26조<2>에 위반되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러한 부당해고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 B는 원고에게 부당해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청구변경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 B의 주장
원고가 피고 B에 대한 청구원인으로 부당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전제로 이러한 부당해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청구를 추가하는 것은 청구변경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가 아닌 한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사실심의 변론종결 시까지 할 수 있는 것이고(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동일한 생활 사실 또는 동일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은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다고 할 것이며, 또 새로운 청구의 심리를 위하여 종전의 소송자료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소송절차를 지연케 함이 현저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44416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제1심에서부터 원고가 L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피고 B의 행위가 고의적인 계약위반(breach of contract), 사기(fraud), 허위진술(misrepresentation),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discrimination), 적대적인 근무환경 조장(hostile environment)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B에 대하여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던 점, ②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는 청구(부당해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는, 기존의 정신적 손해의 배상청구와 마찬가지로 원고가 L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일련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것으로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동일한 생활 사실에 관한 분쟁에 관한 것으로, 기존 청구와 청구 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는 청구에 관한 심리를 위하여 기존 청구와 관련하여 제출된 종전의 소송자료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킨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④ 오히려 이러한 청구의 변경을 허용하는 것이 원고에게 별도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보다 더 소송경제나 당사자의 보호에도 합치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청구 변경은 그 요건을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법인격남용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L이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먼저 L이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보건대, 재산상의 손해로 인하여 받는 정신적 고통은 그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전보될 수 없을 정도의 심대한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손해배상으로써 위자된다고 보아야 하는바(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다38971 판결, 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다8250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L의 행위, 즉 L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 등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 전보될 수 없을 정도의 심대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L이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L이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 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L의 법인격이 형해화 되었다거나 피고 부부가 법인격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부부가 원고가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로 원고와 내국인 근로자와 사이에 원고 주장과 같은 차별적 처우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부당해고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갑 제24, 2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L이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5. 3. 1.부터 2018. 2. 28.까지로 하는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원고가 2017. 3. 6. 피고 B에게 ‘귀하는 나에게 오늘 귀하가 L 교육프로그램을 위한 학생을 모집할 능력이 없고, 내가 L과 계약관계가 없으며, 내가 L의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L으로부터 급여와 건강보험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자, 피고 B가 원고에게 ‘나/L은 이 단계에서 당신에게 고용계약에 따른 급여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L은 지난 2년동안 아무런 수입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서 나의 아내는 2백만 달러가량의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나/L은 당신에게 한국 국적취득을 위한 고용계약의 제공과 급여를 지급할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나는 당신이 한국 국적 취득을 취해 적합한 고용계약과 급여지급을 제공할 수 있는 알맞은 고용주를 찾아 나서기를 기원합니다. 나는 나/L은 당신에게 위에 열거한 것을 제공할 능력이 없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라고 답장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 B가 아닌 L과 사이에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 B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로서 구 근로기준법 제24조 및 제26조를 위반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할 정도로 해고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달리 피고 B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부당해고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호재(재판장) 민지현 정경근
각주1)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①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ㆍ인수ㆍ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②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④ 사용자는 제1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인원을 해고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요건을 갖추어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는 제23조제1항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를 한 것으로 본다.
각주2) 구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ㆍ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