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2. 원고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 2면 아래에서 7~6행의 “「G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다음에 “(이하 ‘이 사건 조례’라고 한다)”를 추가한다.
제1심판결 2면 아래에서 3~2행의 “각 이 사건 센터에 입사하여”를 “각 기한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으로 이 사건 센터에 입사하여”로 고쳐 쓴다.
제1심판결 3면 6~7행의 “당연퇴직 발령” 앞에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제9조 제3항 제2호에 따라”를 추가한다.
제1심판결 3면 아래에서 5행(각주 제외)의 “E”을 “M”로 고쳐 쓴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①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②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 역시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2017. 6. 29. 선고 2016두52194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센터의 직원들은 모두 K노동조합 L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에 가입된 조합원들이다.
참가인은 2020. 2. 13. 이 사건 센터의 운영에 관한 수탁기관 모집 공고를 할 당시에 ‘이 사건 센터의 기존 종사자가 근무를 계속하기를 원할 경우 고용을 승계하여야 함’을 위탁조건으로 정하였다.
참가인은 H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하고 2020. 3. 24.경 H과 위탁계약(위탁기간 2020. 5. 1. ~ 2025. 4. 30.)을 체결하면서 “H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센터의 기존 근로자를 우선 고용함으로써 고용승계 비율이 80%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특약을 하였다(위탁계약서 제8조 제3항 참조).
H은 위 특약사항의 이행을 위하여 2020. 3. 30. ~ 2020. 4. 21. 이 사건 노동조합의 사무국장 및 지회장 등과 사이에 이 사건 센터 직원들의 고용승계 여부 및 승계조건에 관하여 9차례에 걸쳐 협의를 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3. 31. 참가인에게 ‘H은 현재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더라도 임금은 대폭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사건 센터의 직원들은 임금이 대폭 삭감되는 조건을 수용하면서까지 고용승계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내용의 요청문을 보냈다.
H은 이 사건 노동조합에 2020. 4. 5. 1차 협상안, 2020. 4. 6. 2차 협상안, 2020. 4. 14. 3차 협상안을 각 제시하였다(갑 제34호증의 1 내지 3, 을가 제7호증, 을나 제5호증 참조). 위 각 협상안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이 사건 센터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4. 16. H에 유선상으로 ‘이 사건 센터의 직원들은 임금 삭감 없이 전원 고용승계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을가 제7호증, 을나 제5호증 참조).
이 사건 노동조합과 H은 2020. 4. 18. 임금의 삭감 없이 80% 이상의 기존 종사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하였고(8차 협의), 2020. 4. 20. 위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다음, H은 이 사건 노동조합 측에 이 사건 센터의 직원들 중 4명과는 근로계약을 포기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9차 협의).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4. 20. H에 ‘기존 근로조건의 저하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다. 임금 등 근로조건에 있어서 수탁 전과 동일하거나 개선된 내용을 제시할 경우 조합원 38명 모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으나, 임금 등을 삭감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에는 동의할 수 없음을 알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갑 제33호증의 2 참조).<1>
위와 같이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인은 H에 3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였고, 2020. 4. 20.경에는 이 사건 센터의 소장을 통하여 H에 ‘이 사건 센터의 기존 종사자와의 고용계약을 적극 추진하고, 2020. 4. 21.까지 고용승계에 따른 개별 근로계약 현황과 향후 추진계획을 회신하여 달라.’고 고용승계의 이행을 촉구하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을가 제6호증 참조).
H은 2020. 4. 21. 이 사건 센터의 직원들에게 ‘가능한 모든 종사자들과 함께 일하고자 노력했으나, 모든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전과 동일한 급여로 근로계약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건비 조정을 통하여 80% 이상의 고용승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가능성이 낮아 보여 다음과 같이 제안 드린다. 전체 종사자 38명 중 34명과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여 고용승계를 하되, 나머지 4명과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음을 이해하기 바란다. 내일부터 개별적으로 종사자들과 면담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해 나가겠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갑 제8호증 참조), 같은 날 참가인에게도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고용승계 계획을 통보하였다(을나 제5호증 중 3면 참조).
<2>
그 후 H은 2020. 4. 28. 참가인에게 ‘원고들은 ① 참가인 소속의 공무직으로 남기를 희망하고 있는 점, ② 15호봉 제한 및 명절상여금 조정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점, ③ 근무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하였다.’는 취지로 고용승계 결과를 통보하였다(을가 제8호증 참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8, 10, 11, 32 내지 34호증, 을가 제3, 4, 6 내지 8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하였더라도,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3117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당연퇴직 발령)이 참가인의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에 정해진 당연퇴직 사유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이 사건 센터의 운영 방식을 ‘직접 운영’에서 ‘민간위탁 운영’으로 바꾸면서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을 통해 그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이하 ‘정리해고’라 한다)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이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다). 아래에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이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2, 31호증, 을가 제1, 5, 21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센터의 운영비 절감 및 효율적 운영 등을 위하여 이 사건 센터의 운영을 민간에 위탁할 경영상 필요성이 충분히 있고,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일정 정도의 인원 삭감도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참가인은 ① 이 사건 센터 종사자들의 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이 사건 센터가 적자로 운영된 점, ② 경상북도의회에서 이 사건 센터의 적자 상태 해소를 위한 대책을 촉구한 점, ③ 그리하여 경험이 풍부한 전문업체가 이 사건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점 등이 이 사건 센터의 운영을 민간에 위탁하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이라 설명한다(갑 제2호증 중 9면 참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공부문의 경우, 인원 삭감을 하지 않으면 도산할 우려가 있거나 심각한 재정상의 곤란이 초래되는 상황을 일반적으로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민간기업의 정리해고의 경우와 같이 엄격하게 다룰 수는 없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부단한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하여 예산을 절감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증대하여야 할 것이 요구되므로, 특별한 재정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경영상의 필요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3>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노인요양시설 83개소 중 이 사건 센터를 포함하여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던 곳은 3개소뿐이었고, 경상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는 2017경부터 2019. 2. 12.경까지 5차례에 걸쳐 참가인에게 이 사건 센터 운영의 전문성과 기술성 제고, 효율성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센터의 위탁운영 촉구 및 개선대책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센터는 2016년 약 10억 9,400만 원, 2017년 약 12억 800만 원, 2018년 약 9억 80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였고, 2019년(예산)에도 약 10억 4,100만 원의 적자가 예상되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센터는 최근 4년간 종사자 인건비 등의 부담 증가로 적자 운영이 계속되었고, 최저임금 인상정책에 따라 적자액의 지속적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참가인으로서는 계속된 적자 등 경영악화와 이로 인한 장래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고용의 탄력성을 확보하여 예산 절감 및 행정 효율성을 증대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센터 운영의 민간위탁 적정성, 민간위탁 사무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경상북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경상북도 사무위탁 조례」의 절차에 따라 민간위탁을 결정하였다.
참가인이 2019. 7.경 외부 연구기관에 의뢰하여 제출받은 ‘이 사건 센터 운영관리비 산정 용역 연구보고서’(을가 제21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센터의 기존 종사자들을 모두 고용 승계함을 전제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운영수지를 계산한 결과 약 3억 2,200만 원 내지 4억 3,7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바, 원고들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센터의 인원을 삭감할 경영상의 필요를 전면 부정하기는 어렵다.
해고의 회피를 위한 노력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7, 18, 40호증, 을가 제5, 18, 19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센터 운영의 민간위탁 과정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종사자들의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참가인은 수탁기관인 H으로 하여금 이 사건 센터 종사자들의 고용이 최대한승계될 수 있도록 감독 및 독려를 하였고, H은 이 사건 노동조합과 고용승계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성실히 협의하여 ‘임금 삭감 없이 80% 이상 종사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합의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센터의 수탁기관 모집 공고를 낼 때부터 기존 종사자의 고용승계를 위탁조건으로 정하였고, H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기존 종사자의 고용승계 비율을 80% 이상으로 하도록 명시하였다. 이에 H은 2020. 3. 30.경부터 2020. 4. 21.경까지 9차례에 걸쳐 이 사건 노동조합과 고용승계 및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나갔다. H과 이 사건 노동조합이 고용승계 조건을 논의하는 내내 ‘기존 임금 수준의 유지 여부’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있었는데, 2020. 4. 20. 8차 협의에서 H은 인건비 조정 방침을 포기하고 ‘임금 삭감 없이 80% 이상 종사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합의하였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참가인은 H과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협의를 감독하고, 그 진행 현황을 보고받았으며, H에 대하여 기존 종사자들과의 고용계약을 적극 추진할 것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H과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고용승계 협의가 시작된 2020. 3. 30.부터 약 30일 만에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서 정한 50일의 협의기간을 준수하지는 못하였으나, 고용승계 여부가 논의된 이 사건 센터의 기존 종사자들이 38명에 불과하였던 점, 2019년경부터 이 사건 센터의 민간위탁 계획이 본격적으로 검토되어 왔으므로 기존 종사자들 및 이 사건 노동조합도 이러한 상황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던 점,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종사자들은 이 사건 처분 전에 H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약 30일의 협의기간이 특별히 부족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참가인은 위와 같은 고용승계 협의가 진행되던 중 고용승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H에 3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고용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도움을 주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조례를 개정하여 용도 외 사용이 금지된 운영비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용승계되는 종사자들의 임금이 저하되지 않고 가능한 한 해고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3억 원의 보조금으로 원고들 중 2명을 포함하여 최대 36명까지도 임금 저하 없이 고용승계가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원고들 2명도 임금이 약간 감소하는 데 그쳤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갑 제2호증 중 10면 참조), 위와 같은 보조금 지급 경위에 비추어 참가인이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들은, 참가인이 원고들을 본청 소속 공무직 근로자로 전환배치함으로써 해고를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의 채용 당시 근무장소는 ‘이 사건 센터(이 사건 센터 소장이 지정하는 장소 포함)’로, 직종은 ‘시설종사자(간호사, 운전원, 위생원, 영양사)’로 특정되어 있었던 데다가, 참가인의 관련 조례 등에 규정된 공무직 공개채용 원칙, 공무직 정수 및 예산상 이유 등으로 인해 다른 기관 소속 공무직으로 전환배치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도 이 사건 노동조합의 요청에 따라 이를 검토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원고들을 참가인의 다른 기관 소속 공무직으로 전환배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고대상자 선정 기준의 합리성·공정성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 중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843 판결 참조). 따라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야 하고, 만약 그러한 기준이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근로자의 건강상태, 부양의무의 유무, 재취업 가능성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과 업무능력, 근무성적, 징계 전력, 임금 수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키되,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임을 감안하여 사회적·경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근로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앞서 전환배치를 실시하는 경우 전환배치대상자 선정기준은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해고대상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전환배치 기준은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준하여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추어야 하고, 이에 관한 증명책임 역시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2, 53, 5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었다거나 그러한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또는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H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4. 18. 8차 협의에서 ‘임금 삭감 없이 80% 이상 종사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합의하였으나,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의 구체적인 범위(인원수) 및 그 선정 기준에 대하여는 실질적인 논의를 한 바 없다(2020. 4. 20. 9차 협의에서 H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게 4명과는 근로계약을 포기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H은 2020. 4. 21. 이 사건 센터의 종사자들에게 ‘모든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전과 동일한 급여로 근로계약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체 종사자 38명 중 34명과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여 고용승계를 하되, 나머지 4명과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참가인에게도 원고 A, D, C 및 N 등 4명에 대하여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 이후 H은 2020. 4. 28. 참가인에게 최종적으로 원고들 4명을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하였다고 통보하였고, 참가인은 이를 그대로 수용하였다. 위와 같이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의 수가 ‘4명’으로 결정된 이유에 대하여 피고와 참가인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들 4명을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관하여 ‘① 참가인 소속의 공무직으로 남기를 희망하고 있는 점, ② 임금 삭감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점, ③ 근무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 ②, ③과 같은 사유는 해고대상자 또는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 선정에 관하여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갖춘 구체적인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 ① 사유 역시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그대로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센터의 종사자들은 2020. 4. 16.경까지도 이 사건 노동조합을 통하여 ‘임금 삭감 없이 H에서 근무하기를 원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고,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0. 4. 20. H에 ‘임금 등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 38명 모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참가인 소속의 공무직으로 남기를 희망한 것은 H의 ‘임금 삭감 조치’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원고들이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의 고용승계조차 거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4>
이 사건 센터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는 원고 A(20호봉), 원고 D(19호봉), N(17호봉), 원고 B(15호봉), P(14호봉), 원고 C(13호봉), Q(13호봉), R(13호봉), S(11호봉), T(9호봉)로 총 10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단기계약직 또는 기간제 근로자인데(2호봉 이하), H이 2020. 4. 21. 참가인에게 처음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로 지목한 원고 A, D, C 및 N과 최종적으로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로 선정된 원고들은 모두 이 사건 센터의 장기근속자이다. 또한 원고들과 N, P 등은 15호봉 이상이거나 15호봉 승급이 임박한 사람들로서, H이 제시한 호봉승급 상한 규정(15호봉)에 따라 향후 임금이 모두 15호봉으로 제한되어 기존의 임금이 삭감 내지 동결되거나 장래의 호봉승급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비추어 H은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호봉이 높은 사람들 중 4명 정도를 우선적으로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로 고려하였고, 위와 같은 임금 삭감 내지 호봉승급 제한 조치에 대하여 끝내 반발한 원고들을 자의적으로 고용승계 배제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N(17호봉)과 P(14호봉)은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조치에 반발하였다가 2020. 4. 29. 임금 삭감을 감수하고 H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갑 제52, 53, 57호증 참조)].
그 밖에 피고와 참가인이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의 구체적인 선정 기준을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5> 장기근속자 또는 장기근속에 따른 고임금 근로자를 우선적인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고대상자 선정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건강상태, 부양의무의 유무, 재취업 가능성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과 업무능력, 근무성적, 징계 전력, 임금 수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키되,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임을 감안하여 사회적·경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근로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하는바, H은 고용승계 배제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근로자 개인의 주관적 사정을 반영하지 않은 채 기존의 임금 수준, 근로조건 저하에 대한 수용의사 여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만을 고려하였고, 참가인도 H의 이러한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또한 피고와 참가인은 그 선정 기준을 설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등과 별다른 협의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해고대상자 또는 고용승계 배제대상자로 선정된 원고들에 대하여도 이들이 선정된 이유나 선정 기준 등을 설명하여 주지 않았다.
소결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와 참가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홍성욱(재판장) 황의동 위광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