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8. 23. 선고 2023나200073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들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원고별 별지 2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 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 '퇴사일' 란 기재 각 일자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C에게 6,429,582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022. 5. 17. 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 2항과 같다.

3.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원고별 별지 3 부대항소 청구금액 표 '항소심 청구금액' 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기산일' 란 기재 각 일자부터 2022. 11. 24.까지는 연 6%, 각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C에게 7,053,116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5. 19.부터 2022. 11. 24.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 지위

피고는 서울특별시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거나 재직 중인 근로자들이다(원고들의 각 입사일 및 퇴직일은 별지 2 청구금액 표의 각 원고별 '입사일' 및 '퇴사일' 란 기재와 같다. 한편 원고들 중 원고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이미 피고에서 퇴직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퇴직금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원고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퇴직금 청구 원고들'이라 한다).

나.

임금 지급 방식

원고들은 이른바 '정액 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정액 사납금제'는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택시 회사와의 단체협약 · 임금협정 등에서 정한 일정액을 택시 회사에 납입하고(이러한 납입금을 '사납금'이라 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택시운전근로자 자신이 가지되(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을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 피고로부터 비교적 적은 금액의 기본급과 각종 수당 일정액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다.

최저임금법 개정과 개정 조항의 적용 시기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다.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다.

라.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체결한 각 임금협정

피고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전후로 노동조합 대표와 체결한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의 변동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이하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체결한 임금협정을 그 체결 연도에 따라 'OO년도 임금협정'이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 그중 2015년도, 2017년도, 2018년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부분을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

마.

법정 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 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가지번호를 부기하지 않는 이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 요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높이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방법을 통해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려 한 것으로서 모두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 40분(월 203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① '월 소정근로시간 203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서 '기지급 임금 중 이 사건 특례조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에 따라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 항목(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합계액'을 공제한 차액(이하 '최저임금 미달액'이라 한다)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퇴직금청구 원고들에게 ② 최저임금 미지급분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기지급 퇴직금을 공제한 퇴직금 미지급분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피고가 퇴직금 청구 원고들에게 퇴직금 지급 시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하는 국경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수당을 제외하였으므로, 피고는 퇴직금 청구 원고들에게 ③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하는 국경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수당을 포함하여 평균임금을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기지급 퇴직금을 공제한 퇴직금 미지급분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하 위 각 청구를 순서대로 '① 청구', '② 청구', '③ 청구'라 한다). 3. ① 청구, ②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각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 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D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유 등으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각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정도와, 직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적용 시 최저임금 미달 여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과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나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2015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피고 노사에 2006년 무렵 적용되던 단체협약은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다(을 제1호증의 1). 피고 노사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에도 2011년도 및 2013년도 각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015년도 임금협정은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정함으로써 종전에 비해 40분을 단축하였다. 결국 2017년도 임금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단축된 1일 소정근로시간은 총 40분에 불과하다.

한편,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피고 노사가 2015년도, 2018년도 각 임금협정 체결 시 통상임금을 계산하는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고 기본급에도 주휴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하였으므로, 최저임금 미달 여부 판단 시에도 단체협약으로 합의된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여 산정하는 방식'에 의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노사가 2015년도, 2018년도 각 임금협정 체결 시 통상임금을 계산하는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고 기본급에도 주휴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하였다 하더라도, 최저임금 미달 여부 판단 시까지도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여 산정하는 방식'으로 합의하였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에 따라 산정되고 그렇게 산정된 통상임금은 연장 · 야간 및 휴일 근로 가산(근로기준법 제56조) 등에 적용된다. 반면, 최저임금의 비교대상 임금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이하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등에 따라 산정되고, 그렇게 산정된 비교대상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액에 부족하다면 최저임금법 제6조 제1, 3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액 이상 임금 지급 의무의 효과가 적용된다. 이처럼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의 비교대상 임금'은 산정 방식, 적용 범위와 효과 및 각 그 근거 법령이 다르다. 2015년도, 2018년도 각 임금협정에서는 통상임금을 계산하는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고 기본급에도 주휴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하였을 뿐,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여 산정하는 방식'을 최저임금 미달 여부에도 적용하기로 한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최저임금 미달 여부 판단 시에는 최저임금법 관련 법령과 위 법리에 따라 주휴시간은 제외한 월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함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015년도 임금협정서에 첨부된 1년 미만 재직 근로자의 '월 정액급여 임금표준 산정예시 표'에 기재된 비교대상 임금 합계액 1,069,714원(을 제1호증의 5 제15면. 총 수령액 1,322,820원에서 부가가치세 수당 160,000원, 야간근로수당 93,106원을 각 공제한 돈)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72.22시간<1>으로 나눈 금액은 6,211원(소수점 이하에서 반올림)으로, 이는 2015년, 2016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2015년 5,580원, 2016년 6,030원)보다 높다. 이는 2015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음을 보여 준다.

나)

2018년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2018년도 임금협정은 2015년도 임금협정에 비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1시간 감축하였다. 2018년도 임금협정서에 첨부된 1년 미만 재직 근로자의 '월 정액급여 임금표준 산정예시 표'에 기재된 비교대상 임금 합계액 1,156,205원(을 제1호증의 6 제16면. 총 수령액 1,401,272원에서 부가가치세 감면분 선지급금 160,000원, 야간근로수당 85,067원을 각 공제한 돈)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55시간<2>으로 나눈 금액은 7,459원(소수점 이하에서 반올림)으로, 이는 2018년 법정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보다 71원 적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2018년 최저임금은 그 이전 최저임금 상승률(7.1%, 8.1%, 7.3%)보다 상당히 높은 상승률(16.4%)을 기록하였음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2018년도 임금협정 당시 피고 회사의 택시운전근로자 다수(65.95%)를 차지하던 1년 이상 재직 근로자(을 제55호증)가 수령한 시간당 비교대상 임금은 8,076원(소수점 이하에서 반올림)으로[월 비교대상 임금 합계액 1,251,745원(을 제1호증의 6 제17면. 총 수령액 1,500,020원에서 부가가치세 감면분 선지급금 160,000원, 야간근로수당 88,275원을 각 공제한 돈)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55시간으로 나눈 금액], 2018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보다 현저히 높다.

한편, 원고들은 현행 최저임금법(2018. 6. 12. 법률 제15666호로 일부개정된 것) 제6조 제4항 제2호를 근거로, 원고들이 2018년에 받은 임금 중 상여금은 비교대상임금에 산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최저임금법의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인 근로자'가 받는 임금에 관하여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이 그 비교대상 임금 산입 여부를 정하나,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에 관하여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3이 별도로 그 비교대상 임금 산입 여부를 정한다. 그에 따라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이기만 하면,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이거나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이 아닌 한 상여금도 모두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된다(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 즉,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제2호는 택시운전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입사한 이후 매월 1회 상여금 명목의 돈을 받았으므로(갑 제3호증), 원고들이 받은 상여금은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된다. 상여금의 비교대상 임금 산입 여부에 관련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근무여건의 변화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합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는 취지이다.

이 사건에서 각 임금협정을 체결한 기간에 '실제 근무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가 드러나 있다.

서울특별시 택시요금은 2013. 10.경 기본요금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거리요금도 100원/144m에서 100원/142m로 변경되어 상승하였다(을 제48호증 제2면). 그에 따라 서울특별시(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는 2017. 4. 13. 위 택시요금 인상에 따라 2016년과 2013년을 비교하여, 법인택시 1대당 일평균 수입은 7.2% 늘고, 건당 영업거리와 수익은 21.1%가 증가하였으며, 실차율(택시에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도 종전 64%에서 67%로 상향되었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하였다(을 제8호증, 을 제10호증의 1). 사단법인 E이 발간한 '서울특별시 택시운임 정책의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에 의하더라도 2014년에는 2010년과 비교하여 월 주행거리가 416.17km에서 404.5km로 11.67km 감소하였으나 영업거리는 251.08km에서 2.5km만 감소하였고, 1일 운송수입금은 283,687원에서 320,600원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결과 영업km당 수입 또한 1,130원에서 1,290원으로 증가하였다(을 제49호증 제81면). 서울특별시가 발간한 '택시운송원가 분석 및 요금체계 개선 학술 용역'에 의하더라도 2016년에는 2013년에 비하여 운행거리가 41.6km 감소하였으나 영업거리는 14.9km만 감소하였고, 일평균 운송수입금은 22,055원, km당 운송수입금은 144원 각 증가하였다(을 제50호증의 10 제82면).

그럼에도 서울특별시는 2013. 10. 24. '2013년 임단협 가이드라인 통보 및 자료제출명령' 공문을 통하여 '1일 기준 운송수입금을 현행에서 25,000원 이하로 인상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하였고(을 제2호증의 1), 이에 따라 피고는 2013년도 임금협정에서 1일 기준 운송수입금을 25,000원 인상하되 임금 기본급도 100,00원 인상하였다(을 제1호증의 4).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종전 오전, 오후로 나뉘어 있던 1일 기준운송수입금(오전 122,000원, 오후 142,000원)을 통일하여 137,000원으로 정하면서, 1년 미만 근무 근로자의 기본급을 27,262원, 1년 이상 근무 근로자의 기본급을 27,704원인상하였다(을 제1호증의 5).

서울특별시에서는 2015년 무렵부터 택시호출 앱 서비스가 활성화되었다. 그에 따라 종전의 배회식 영업방식에서 대기식 영업방식, 즉 특정한 장소에서 대기를 하다가 호출을 받아 운행을 하는 방식으로 근무형태가 변경되었고, 특히 호출 앱을 통해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거리 손님을 골라 받거나 효율적인 동선을 구상하여 운행할 수 있는 등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의 효율도 향상되었다(을 제1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실제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운행실적 집계표(을 제4호증)에 의하면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1일 평균 영업시간(승객을 태운 후 미터기를 켜고 주행하는 시간, 이하 같다)<3> 및 운송수입금<4>은 2015년도에는 4.81시간(소수점 셋째 자리 미만 버림, 이하 같다) 및 161,916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2017년도에는 4.96시간 및 169,542원, 2018년도에는 5.09시간 및 173,387원으로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이 증가하였음이 확인된다. 1일 평균 영업시간이 다소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거나 도로를 배회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효율성이 개선되었음을 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은 늘어났으나 기준 운송수입금 납부를 위한 근로시간은 줄어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즉,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체결될 무렵 실제 근무여건의 변화가 있었고, 이로 인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 변경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간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

3)

중앙임금협정 및 서울특별시의 행정지도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은 'F조합'과 'G단체 H본부' 간 체결되는 '중앙임금협정'과 서울특별시의 행정지도를 준수하여 체결되었다(을 제1, 9, 23, 51호증).

서울특별시는 2013. 10. 무렵 서울특별시 소재 각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중앙임금협정서를 기준으로 임금 단체협상을 마무리하고, 중앙임금협정서의 근로조건보다 택시운전근로자에게 불리한 협약이 체결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을 제2호증의 1, 을 제36호증). 서울특별시는 2013. 10. 24. 서울특별시 소재 각 택시운송사업자에게 '2013년 임단협 가이드라인 통보 및 자료제출명령' 공문을 통하여 '1일 기준 운송수입금을 현행에서 25,000원 이하로 인상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 카드단말기 관리비 및 통신비, 차고지 밖 교대근무 허용 등 경영 인센티브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을 제2호증의 1, 을 제50호증의 3). 서울특별시는 2013. 11. 14.부터 같은 해 11. 29.까지 서울특별시 소재 각 택시운송사업자가 위 가이드라인을 따르는지 현장 점검을 하였다(을 제7, 35호증). 서울특별시는 2013. 12. 4. 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9개 업체에 대해서는 카드결제 보조금 지원 등 혜택을 주지 않는 불이익을 부과하였고, 나아가 해당 업체에 다른 위반사항이 없는지 집중 점검하여 교통, 소방, 건축, 환경, 노동 등 각종 측면에서의 위반사항을 찾아내 과태료 · 과징금을 부과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와 세무조사를 의뢰하였다(을 제40호증의 1). 그 결과 서울특별시에 본점을 둔 택시 회사 중 99.2%(255개 사업장 중 253개 사업장)는 서울특별시 가이드라인(중앙임금협정)을 준수하여 2013년도 또는 2014년도 임금 단체협상을 체결하였다(을 제50호증의 5). 서울특별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도 유사한 방법으로 중앙임금협정을 '가이드라인'으로 준수할 것을 요구하거나, 중앙임금협정이 기준 운송수입금을 인상하는 것일 경우에는 오히려 그 중앙임금협정 중 기준 운송수입금 인상을 수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다(을 제2호증의 5, 을 제41, 42, 45호증).

피고 노사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한 것은 이처럼 중앙임금협정에 따르거나 서울특별시의 행정지도를 준수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고 노사가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① 청구(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② 청구(최저임금 미달을 전제로 하는 미지급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4.

③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청구 요지

피고가 퇴직금 청구 원고들에게 지급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된 평균임금에 국경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위 각 수당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하므로, 퇴직금 청구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 각 수당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 미지급분 및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나.

판단

퇴직금 청구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위 원고들의 퇴직급여명세서(갑 제4호증)에 기재된 평균임금 산정내역에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임금으로 '급여' 및 '상여금'만이 기재되어 있고 국경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러나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퇴직금 청구 원고들이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총액(급여대장의 "임금총액"란 기재 금액)에서 상여금만을 제외한 금액'에 '1년간 지급받은 상여금 총액 중 3개월분 상당액'을 더한 금액을 퇴직일 이전 3개월의 일수로 나누어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대표적으로 원고 I의 경우를 살펴보면, 원고 I의 퇴직급여명세서에는 원고 I이 퇴직 전 3개월인 2020. 5., 2020. 6., 2020. 7. 각각 지급받은 급여가 1,498,505원(= 기본급 793,324원 + 승무수당 362,570원 + 장려수당 150,000원 + 야간수당 192,611원), 1,584,930원(= 기본급 850,000원 + 승무수당 375,570원 + 장려수당150,000원 + 야간수당 209,360원), 1,538,140원(= 기본급 850,000원 + 승무수당337,155원 + 장려수당 150,000원 + 야간수당 200,985원)으로 각 기재되어 있고, 상여금으로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상여금 총액 중 3개월 분 상당액인 619,692원[= (278,545원 × 6 + 177,083원 + 205,417원 + 212,500원 + 212,500원) ÷ 12 × 3]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지 않은 야간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원고 I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임금 총액에 해당한다(갑 제3호증의 3).

그러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된 평균임금에서, 국경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어떠한 수당이 제외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피고가 퇴직금 청구 원고들에게 지급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된 평균임금에서, 국경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 ③ 청구(평균임금 계산에 누락된 수당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미지급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의 부대항소도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