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부분을 제외하고 제1심 판결서 2면 11행부터 4면 표 아래 2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분리·확정된 제1심 공동원고 A에 대한 부분 제외, 이하 같다).
제1심 판결서 4면의 표 중 4년차 아래의 ‘60%’를 ‘70%’로, 5년차 아래의 ‘50%’를 ‘60%’로 고쳐 쓴다.
원고의 주장 요지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
원고는 만 55세에 도달한 달의 다음 달인 2016. 11.부터 원고가 퇴직한 2021. 10. 31.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임금을 수령하였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의 임금을 삭감한 것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으로서 별지 청구금액 산정표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삭감되지 않은 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으로서 별지 청구금액 산정표 기재와 같은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의무화된 60세 이상의 정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위하여 피고의 인사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정년 5년 전부터 정년 도래시까지 매년 임금이 점진적으로 감액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이 새로이 부과되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과반수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동의하였더라도, 그 동의서를 취합하기 전 피고의 충분한 설명이나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찬반의견의 교환 등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들의 유효한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 없어 무효이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도 2016. 1. 1.부터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은 즉시 60세로 간주되었을 것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고,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원고를 비롯한 대상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연봉 대비 130% 상당의 임금이 삭감되는 과도한 불이익을 입었으며,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를 비롯한 대상 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 감축이나 업무 경감과 같은 실질적인 대상조치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연령차별 금지 원칙,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의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 헌법 및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차별을 금지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별지 청구금액 산정표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절차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거나 추가하는 부분 외에는 제1심 판결서 4면 아래에서 2행부터 6면 2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 판결서 4면 아래에서 2행의 “살피건대” 앞에 “가)”를 추가한다.
제1심 판결서 5면 3~5행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피고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제1심 판결서 5면 9행 다음에 아래와 같은 기재를 추가한다.
『이와 같은 정년연장은 2016. 1. 1.부터 개정 시행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원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 위 개정시 함께 신설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으며, 위 임금체계 개편이 오로지 모든 측면에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임금체계 개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상 부분적인 임금 감액이 수반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개정된 법률을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정년연장이 특별히 유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연장된 정년 전의 임금 삭감은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정년연장 및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서 5면 마지막 행의 “⑤” 다음에 아래와 같은 기재를 추가한다.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보장형에 가깝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1심 판결서 6면 2행 다음에 아래와 같은 기재를 추가한다.
『나)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2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도입되었으므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2016. 1. 20. 피고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2016. 1. 21. 전국의 각 부서장 및 센터장을 대상으로 사전에 임금피크제 설명자료를 배포한 후 그 다음 날인 2016. 1. 22. 전국 부서장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였다. 이후 각 부서장은 2016. 1. 26. 및 2016. 1. 27. 관할 센터장에게, 센터장은 다시 소속 직원들에게 미리 교부된 위 설명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위 임금피크제 설명자료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법적 근거, 도입 배경, 제도의 목적, 제도의 설계 내용, 동종업계의 도입 현황,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일정(설명회, 동의서 징구, 취업규칙 변경 신고, 변경된 인사제도에 따른 임금 지급) 등에 관하여 자세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후 피고의 각 센터별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동의서를 취합한 결과,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99.2%의 직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고도 위 동의서에 찬성의견을 표시하고 자필로 서명한 후 이를 피고 측에 제출하였다.
위 동의서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연차별 기준 지급률이 구체적으로 표시되어 있고, ‘반대의견’ 또한 자유로이 선택하여 표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비록 피고의 각 센터 소속 근로자들의 경우 센터장으로부터 설명자료를 제시받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가 게시한 임금피크제 설명회 자료의 내용, 설명회 횟수, 설명회 이후부터 동의하기 전까지 부여된 기간에다가 해당 취업규칙 개정 내용이 고령자고용법의 정년연장에 따른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개별적인 설명회의 진행 이전부터 이미 많은 근로자들 사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정보나 의견교환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자들의 동의율이 총 인원수 대비 99.2%로 다수에 이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근로자들은 2016. 1. 20. 피고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한 이후의 기간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대해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부여받은 다음 그 대다수가 피고의 설명 내용에 공감하고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부당하게 저해할 정도로 피고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을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퇴직일로부터 일정 시점에 도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였다거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헌법 제11조 또는 근로기준법 제6조 등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는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임금체계 개편조치’로서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한편 원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은 사업장 여건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에게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위 고령자고용법 조항은 ‘사업장 여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노사 쌍방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99.2%의 동의를 받아 도입되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으로서, 2016. 1. 1.부터는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로 정해야 했고, 그로 인한 인건비 상승 부담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정년 연령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바,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일정 연령(피크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소정의 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1>
이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의 정년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5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0%, 70%, 70%, 6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또한 그 임금의 감액비율과 속도가 매년 10%(다만 3년차와 4년차의 기준지급률은 70%로 동일함)로 완만하여 그 방법·정도가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원고와 같이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을 연장된 정년기간으로만 한정하여 기본급을 감액 지급하였을 뿐 기존 정년까지의 임금은 전혀 삭감하지 않았고, 임금의 일부 구성항목에 대하여는 감액율을 적용하지 아니한 점, 임금피크제 전환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임금피크제 전환 이후에는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점,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업무가 많은 부서장 보직 임용에서 제외해 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그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 의하면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하는바, 정년연장을 위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시켜 사용자에 의한 고령자 조기퇴출 시도를 억제하고 연장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고령자의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므로, 고령 근로자 집단의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하는 성질도 가지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은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가치가 같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대하여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근로 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 임금 피크제 시행 전에 제공된 원고의 근로와 시행 후에 제공된 원고의 근로는 그 근로 제공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라는 근로환경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비교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만 55세 미만의 모든 근로자들에게 공통 적용되는 임금인상률을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고령의 근로자들에게는 반영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중 적어도 위와 같은 ‘임금인상률 미반영’ 부분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임금인상률’을 적용하지 않은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기존 정년인 만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의 필요성 및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와 대상조치의 적정성을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상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거나 연령차별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서 7면 7~11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혜(재판장) 이준영 이양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