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12. 1. 선고 2023나202973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4면 제6행과 같은 면 제7, 8행의 각 "부담근"을 "부담금"으로 모두 고쳐 쓰고, 제1심판결의 이유 중 '3. 판단'부분(제1심판결문 제4면 제21행부터 제7면 제15행까지의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22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8803 판결 등 참조).

나.

포괄임금약정의 체결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9호증, 을 제11호증 내지을 제16호증, 을 제20호증, 을 제22호증 내지 을 제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근로 내용과 근로 형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원고의 동의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 제 수당이 포함된 일정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기로 하는 이른바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5조는 원고의 기본연봉을 240,000,000원으로 정하면서 '포괄임금제 방식을 적용하기로 한다'고 명시하였고, 기본연봉액을 1/12로 균등분할하여 매월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로써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시에 위와 같이 법정 제 수당을 실제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수수하기로 합의하였다.

2)

지역응급의료기관에 해당하는 피고는 종전에는 피고에 근무하는 일반의사들이 교대로 당직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응급실을 운영해 왔다. 그런데 피고는 인천광역시로부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등에 근거하여 지역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에는 24시간 동안 응급실 전담의사가 1인 이상 상주하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자, C과 전문의를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하였다. 피고는 이에 응한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소속을 'C과'로 하고, C과 아닌 다른 전공분야를 가진 일반 의사와 체결한 근로계약과 달리 근무시간과 관련하여 그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이 정해져 있지 아니하며, 2019. 9. 1.자 계약서 및 2020. 8. 31.자 계약서에는 '○ 근무시간'란에 단지 '5명 교대근무, 12시간 근무'만이 기재되어 있다가 2021. 9. 1.자 계약서에는 '5명 교대근무'로만 기재되어 있고, 근로일도 '월(月) ~ 일(日)'로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응급실에 전담의가 상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5명의 응급실 전담의들이 교대근무를 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는 사정과 이와 같이 5명의 응급실 전담의들이 교대로 응급실 근무를 하게 되면 이들의 각 실제 근무 시 야간근로, 연장근로,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던 사정도 잘 알고 있었다.

3)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과 관련하여 위와 같이 '12시간 근무'(2019. 9. 1.자 및 2020. 8. 31.자 계약의 경우)와 '월 ~ 일(5명 교대근무)'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교대근무의 방식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응급실 전담의들이 위와 같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응급실 업무를 수행하도록 정하였을 뿐이고, 근무시간, 교대방식, 근무순서는 응급실 전담의들 사이에 내부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였으며,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체결 무렵부터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피고의 응급실 전담의들은 그들 상호간의 합의에 따라 교대로 12시간 또는 24시간 간격으로 교대근무를 하였다. 한편 피고는 지역응급의료기관에 해당하고 심장내과, 신장내과 등의 진료는 불가능하여 인천에 위치한 상급종합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에 비하여 내원하는 응급환자의 수가 적은바, 원고가 2019. 9.경부터 2022. 2. 16.까지 피고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응급환자의 도착, 접수, 소견, 처치내역을 기록한 응급실일보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한 번에 12시간 또는 24시간씩 응급실 근무를 하면서 3~5명, 최대 8명, 최저 0명의 응급환자들을 접수하고 이들에 대한 진단 및 처치를 하였다(환자 간 접수시간의 공백이 8 ~ 12시간에 이르는 경우도 빈번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 등 응급실 전담의들의 근로가 전체적으로 근무강도가 높지 않은 단속적 근로의 성격을 가지는 까닭에 피고의 응급실 전담의사들은 그 선택에 따라 상호 합의하에 교대로 12시간 또는 24시간 근무를 하였는데, 원고는 통상 매월 6일(1일당 24시간 연속 근무, 매월 146시간 근무)을 근무하였고,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근무하였으며, 토요일, 일요일 연달아 48시간 근무를 하기도 하였다(원고는 피고에 재직하는 기간 동안 D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석사과정 및 변호사시험을 함께 준비하였고, 그 대학원 수업이 주중에 개설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토요일 및 일요일에 연달아 근무한 것은 당시 원고의 대학원 재학에 따른 학업 병행이라고 하는 현실적인 필요에 따른 요청을 다른 4명의 응급실 전담의들이 수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고를 포함한 응급실 전담의들의 위와 같은 근무형태라면 시간외 근로시간이나 야간근로시간, 휴일근로시간이 근로자들의 합의에 따른 실제 근로에 따라 매번 달라지게 되는바, 피고가 원고 등 응급실 전담의들의 이와 같은 교대근무의 실제 근로일 내지 1일 근로시간에 맞추어 매월 연장·야간·휴일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현실적으로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4)

원고는 응급실 전담의로서 약 2년 6개월 동안 피고의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월 20,000,000원(= 연 240,000,000원 / 12개월)의 기본급에서 제세공과금(4대보험료 보험) 등을 공제한 급여를 지급받았고(다만 일시적 사정으로 피고의 응급실에 4명의 응급실 전담의들이 근무하던 2020년 1월과 7월, 8월에는 각 추가로 급여가 지급되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급여대장에는 기본급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원고는 이와 같이 피고에 근무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 법정 제수당과 관련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

5)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5조에 의하면, '기본연봉에는 고정시간외수당(월 30시간 / 연 360시간)' 등을 포함하여 포괄임금제 방식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5명의 응급실 전담의들이 교대로 피고의 응급실에 12시간씩(2019. 9. 1.자 및 2020. 8. 31.자) 근무한다(다만, 1시간 휴게시간 제외)는 것이므로, 원고를 포함한 위 5명의 응급실 전담의들에게 1년에 12시간씩 146회{= (365일 × 24시간) ÷ 5명 ÷ 12시간}, 1월당 약 12.16회(= 146회 ÷ 12월) 근무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고, 교대제 근무에 따라 변동되는 야간근로시간이나 휴일근로시간 등을 논외로 하더라도 1회 12시간 근무를 전제로 할 때 휴게시간(원고 역시 12시간 근무당 1시간의 휴게시간이 부여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을 제외한 나머지 3시간, 월 약 36.48(= 3시간 × 월 12.16회), 연 438시간(= 3시간 × 연 146회)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는데, 그보다 적은 위 고정시간외수당에 기재된 시간외 근로시간에 대한 수당만에 한정하여 포괄임금을 약정할 이유가 없는 점(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는 급여로 기본연봉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달리 기본급이나 수당 등의 지급에 관해서는 전혀 규정한 바 없다)과 피고가 C과 전문의 아닌 다른 전문직 의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서 역시 포괄임금제 형태로 체결하였는바, 위 근로계약서에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와 달리 '근무일 및 휴게시간'이라는 표제 하에 근로시간이 '월 ~ 금 (08:30 ~ 17:30), 휴게시간 (12:30 ~ 13:30)'으로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단, 토요근무 (08:30 ~ 12:30)는 병원 사정상 필요한 경우 총 근무시간 이내에서 대체근로로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을 뿐 별도로 시간외 근로가 예정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고정시간외수당(월 30시간/연 360시간)'을 포함하여 포괄임금제 방식을 적용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등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부분 고정시간외수당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서 예정하고 있는 통상적인 의미의 시간외 근로(5명이 합의하여 교대로 12시간 또는 24시간 응급실에 근무하는 결과 발생하는 시간외 근로)에 대한 수당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의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위와 같이 약정한 근로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업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그 실제 발생 여부를 불문하고 추가로 이에 대한 수당까지 지급하기로 하고 위 수당까지 포함하여 기본연봉을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봄이 합리적이다.

다.

포괄임금약정의 유효 여부

앞서 본 사정들과 함께 앞서 본 증거들에 을 제10호증, 을 제19호증, 을 제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은 원고의 근로 내용과 근로 형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어 그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유효하다.

1)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12개월 기본연봉 240,000,000원을 정하고 있을 뿐이고 달리 기본급을 정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의 근무형태가 간헐적, 단속적으로서 휴게시간 또는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인 단속적 근로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만(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도771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실제 근무형태에 따른 법정 제 수당을 고려하더라도 위 기본연봉액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이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또한 피고의 2019년 연봉제 시행규정 제12조 및 별표1 '기본연봉' 표에 의하면, 피고 소속 일반의의 하한 연봉액은 39,000,000원, 전문의의 하한 연봉액은 75,000,000원인바, 피고 의료원 내 다른 의사들에 비하여 근무시간 대비 원고의 기본연봉액은 원고의 실제 근무형태에 따른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의 근로형태를 감안하더라도 불이익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원고는, ① 1일 24시간 근무형태는 근로기준법 제53조 제2항에서 정한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에 반하고, 원고의 1일 법정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하는 나머지 근로시간 14시간(휴게시간 제외)은 1주 한도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며, ② 원고의 휴게시간은 2019. 9. 1.부터 2021. 8. 31.까지 원고의 24시간 근무 시 총 2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22시간의 근무시간 중 16시간(= 8시간 × 2)에 대해서만 휴게시간이 부여된 것이어서 나머지 6시간에 대해서는 30분의 휴게시간이 부여되지 않아 위법하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포괄임금약정부분은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53조는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각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 간의 근로시간 40시간, 1일간의 근로시간 8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중 2019. 9. 1.자계약서 및 2020. 8. 31.자 계약서에는 '근무시간'란에 단지 '월 ~ 일(5명 교대근무) 12시간 근무'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2021. 9. 1.자 계약서에는 '월 ~ 일(5명 교대근무)'라고만 기재되어 있으며, 휴게시간란에 '1시간을 포함한다'(2019. 9. 1.자 및 2020. 8. 31.자 계약서)라거나 '1시간 30분을 포함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과 피고는 응급실전담의들이 위와 같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응급실 업무를 수행하도록 정하였을 뿐이고, 근무시간, 교대방식, 근무순서는 응급실 전담의 사이에 내부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 사실 및 이에 따라 피고가 단속적 근무형태를 가지는 응급실 전담의의 근무내용과 함께 자신이 법률전문대학원에서 학업을 병행하여야 하는 개인적 사정으로 인하여 다른 응급실 전담의 4명과의 합의 하에 1일 24시간 형태로 계속하여 근무해 온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와 같이 피고의 관여 없이 원고의 선택에 의한 근로형태로 인하여 포괄임금약정인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규제 위반으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에 대하여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 차액분 및 퇴직연금 부담액 차액분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지현(재판장) 정경근 박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