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9. 12. 선고 2024누3386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및 당사자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제1심판결 제2면 제4행부터 제4면 제20행까지)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인용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나.

원고가 D의 수급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두15622 판결 참조). 한편, 산재보험법 제89조가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관하여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그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로부터 재해보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 범위 안에서 수급권자에게 보험급여의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보험가입자는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구상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38826 판결, 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13324 판결의 각 취지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급권자인 D에게 관련 민사판결과 강제조정에 따라 향후치료비를 지급하였다면 이는 요양에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단서에 정해진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지급한 향후치료비는 피고의 보험급여를 대체지급한 것이므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피고의 보험급여 지급의무 범위 내에서 산재보험법 제89조에 따라 D의 수급권을 대위행사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산재보험법 제40조 제4항은 요양급여의 범위를 ① 진찰 및 검사, ② 약제 또는 진료재료와 의지(義肢) 그 밖의 보조기의 지급, ③ 처치, 수술, 그 밖의 치료, ④ 재활치료, ⑤ 입원, ⑥ 간호 및 간병, ⑦ 이송 등으로 정하고 있다. 수급권자인 D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향후치료의 내용은 ‘신경인성 방광에 관한 주기적인 혈액검사, 소변검사, 신장초음파 검사 등의 표준화된 진료 및 지속적인 약물 치료와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경인성 방광의 합병증에 관한 치료’이고, 그 치료비의 세부항목은 진찰료, 약제료, 수술료, 요역동학 검사 비용, 혈액검사 비용, 소변검사 및 세균검사 비용, 신장초음파 검사 비용으로 위 요양급여와 그 내용에 있어 차이가 없다.

나)

D이 보험가입자인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D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장해의 정도와 향후 치료의 필요성, 치료 등에 소요되는 기간, 장래 지출이 예상되는 금원 등에 관하여 법원의 심리를 거쳐 관련 민사판결(제1심)이 선고되었고, 이후 항소심에서는 D과 원고 사이의 위 소송이 강제조정으로 종결되었다. 비록 판결이 아닌 강제조정결정에 의하여 지급액수가 결정되고 그 내역이 위 결정상 명확하지 않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수급권 대위행사 내지 구상금 소송에서의 심리에 의하여 원고가 D에게 지급한 손해배상액의 구성 및 내역이 판단되고, 그것이 D의 피고에 대한 보험급여청구권 범위 내에 있는 이상, 원고는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절차 내지 위 지급금원의 내역을 확정하는 별도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피고를 상대로 대체지급한 금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관련 민사판결의 제1심에서 시행된 D에 대한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D의 신체에 존재하는 장해의 부위 및 정도는, 당초의 상병인 척추 골절의 척수신경 손상에 의한 ‘신경인성 방광’인 것으로 진단되었고, D의 출산 및 임신 등 개별적인 사정이 고려되어 향후치료비가 각 항목별로 산정되었다. 위 치료비 산출액에는 신경인성 방광 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요로결석, 요로감염 및 신기능 장애 등의 합병증에 관한 치료비는 제외되었는데, 이는 향후 합병증의 발생 시기 및 정도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었을 뿐,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치료 자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일반적으로 신기능 손상은 비가역적인 변화로 개선이 불가능하나, 신경인성 방광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요로결석, 요로감염 및 신기능 장애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는 필요하다. 이 사건 상병인 ‘신경인성 방광’의 관리가 잘 이루어지면 신기능 장애 자체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고, 요로결석이나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라)

재요양은 일단 요양이 종결된 후에 당해 상병이 재발하거나 당해 상병에 기인한 합병증에 대하여 실시하는 요양이라는 점(산재보험법 제51조) 외에는, 최초의 요양과 그 성질이 같다. 따라서 재요양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요양의 요건 외에 당초의 상병과 재요양 신청한 상병과의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당초 상병의 치료종결 시 또는 장해급여 지급 당시의 상병상태보다 그 증상이 악화되어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효과가 기대된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누18755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4두1458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상병과 이 사건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은 관련 민사판결에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상병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당초의 상병인 ‘제1요추 방출성골절, 요천추부 신경근 손상’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당초의 상병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여기에, D은 당초 상병의 치료종결 시의 상병상태에 비하여 그로 인한 증상이 악화되었고,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을 함으로써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재요양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재요양이 인정되는 이상, D이 기존에 요양을 종결한 적이 있다는 사정은 추가적인 요양급여 지급의 장애사유가 되지 않는다.

마)

산재보험법 제80조 제3항에 의하여 보험가입자인 원고가 D에게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는 보험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면하게 되는데, 장래 지급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된 보험급여 상당액을 미리 일시금으로 지급한다고 해서 피고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요양급여는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도록 하는 현물급여가 원칙이기는 하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요양에 갈음하여 재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으므로(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관련 민사판결 및 강제조정에 따라 D에게 향후치료비를 지급하였다면 이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단서에 정해진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가 D에게 지급한 향후치료비는 피고의 보험급여의 대체지급 금품으로 보아야 한다.

바)

산재보험법 제89조, 같은 법 시행령 제82조는 보험가입자가 수급권자를 대위하기 위해서는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만을 요건으로 하고 있을 뿐, 재해근로자의 보험급여신청이나 그에 대한 보험급여승인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수급권자인 D은 원고로부터 향후치료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받았으므로, D이 피고에게 다시 보험급여신청을 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원고로서는 D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신청하도록 강제할 방법도 없다. 그럼에도 D이 보험급여승인을 전제로 그에 해당하는 요양을 실제로 받은 경우에 한하여 원고가 수급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D이 원고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고도 향후 어떠한 사정으로 실제 요양을 받지 않을 경우 원고는 이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원고가 관련 소송에서 심리를 거쳐 요양 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손해배상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그 소송에서는 D이 장차 피고로부터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자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험급여가 이미 지급된 것이 아닌 이상 원고로서는 그 금액에 대한 공제 주장을 할 수 없고 전액에 대한 지급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과 요양비의 최종 지급책임은 피고에게 있다는 점에 비추어 불합리하다. D이 향후치료비를 실제 지출할 때마다 보험급여를 신청하도록 하고 이를 전제로 하여서만 대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보험가입자인 원고의 보험급여 대위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D의 재요양신청 및 그에 대한 피고의 보험급여승인은 원고가 수급권을 대위하는데 필요한 요건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68562 판결의 취지 참조).

다.

대위행사의 범위

1)

산재보험법 제89조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관하여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 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그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보험가입자가 그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구상을 할 수 있는 향후치료비는 요양급여 등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치료비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상병에 대한 향후치료비 항목은 요양급여 대상 항목에 해당하므로, 향후치료비 상당액은 보험급여를 대체하여 지급한 것에 해당한다.

3)

D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일실수입과 향후치료비의 재산상 손해 및 위자료 등이 심리되었고, 항소심에서 강제조정에 따라 원고가 D에게 합계 18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상병에 대해 D의 여명기간 동안 주기적인 혈액검사, 소변검사, 신장초음파 검사 등의 표준화된 진료 및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사실, 이와 같은 진료 및 치료를 위해 매년 2,312,168원 상당액이 소요되는데, 이를 D의 여명기간 동안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사고 당시로 현가하여 계산할 경우 46,243,36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D의 출산 및 임신으로 인한 기여도(20%)를 감안하면 이 사건 상병에 대한 향후치료비 상당액은 36,994,688원이 된다. 여기에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등에 관한 D의 과실(20%)을 참작하면, 위 향후치료비 상당액 중 원고의 책임비율(80%)에 따른 금액 29,595,750원(= 36,994,688원×80%, 원 미만 버림)은 피고가 D에게 지급하여야 할 재요양급여에 대체하여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D의 요양급여,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를 대체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금액 상당의 지급을 구하다가, 요양급여 대체지급액에 해당하는 향후치료비 부분에 대하여만 구상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D의 보험급여 수급권을 대위행사하는 원고에게, 적어도 위 29,595,7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는,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구체적 청구권은 선행처분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에 따른 피고의 지급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발생하지 않고, 보험급여 지급사유가 발생한 이후라도 피고의 지급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이자를 가산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이자를 가산하는 법적 근거도 없으므로, 설령 원고가 D에 대한 재요양급여 상당액을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산재보험법 제89조에 의하여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하여 청구하는 금전지급청구 부분은, 원고가 D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후 D의 피고에 대한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하여 청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처분과 금전지급청구의 내용이 사실상 공통되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병합이 허용되는 관련청구라고 봄이 타당하다(행정소송법 제10조 참조).

취소소송과 관련청구소송의 병합을 인정한 행정소송법 제10조 제1항,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관련청구에 대한 판단은 그 소송절차에서 판결에 의해 처분이 취소되어 공정력이 제거될 것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처분취소 판결이 확정되어야만 관련 청구의 인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피고에 대하여 요양급여액 상당의 구상금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68562 판결의 취지 참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원고의 책임비율에 상당한 향후치료비 상당액이 요양급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D에게 대체지급한 재요양급여 상당액 29,595,7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보험급여금 상당액을 대체지급하고 피고에게 대위권을 행사한 날(2022. 6. 28.) 이후로써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7. 11.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4. 1.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준영(재판장) 김형진 박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