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개요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6. 1. 3.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교통사고로 퇴사한 후 1998. 10. 16. 재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레이저 천공부 사원으로 레이저 천공기 조작및 기공도 측정, 데이터 입력 작업 등을 수행하였다.
망인은 2023. 8. 2. 11:50경 이 사건 사업장의 책상 의자에 앉아 데이터 입력 작업을 하던 중 책상에 엎드려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이 소실되었고, 119 구급대를 통해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망인에 대한 부검결과 사인은 '고도의 심장 관상동맥경화증에 의한 허혈성 심장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확인되었다.
망인의 처인 원고는 "망인이 소음 등 열악한 작업환경에서의 장기간 고된 업무수행과 동료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등으로 관상 동맥경화의 기존 심질환이 악화하여 허혈성 심질환을 유발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3. 13.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돌발 상황이나 업무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단기 및 만성과로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4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업무상 질병(진폐증은 제외한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별표 3과 같다"고 하고, 별표 3은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한다.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원인으로 뇌실질내출혈(뇌실질내출혈), 지주막하출혈
(지주막하출혈), 뇌경색, 심근경색증, 해리성 대동맥자루(대동맥 혈관벽의 중막이 내층과
외층으로 찢어져 혹을 형성하는 질병)가 발병한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다만,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에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 · 흥분 · 공포 · 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경우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으로 발병 전 단기간 동
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 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
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
가목에 규정되지 않은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경우에도 그 질병의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시간적 · 의학적으로 명백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가목 및 나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중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I.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하 "영"이라 한다) 별표 3 제1호 가목 1)에서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 · 흥분 · 공포 · 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경우"란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로 뇌혈관또는 심장혈관의 병변 등이 그 자연경과를 넘어 급격하고 뚜렷하게 악화된 경우를 말한다.
영 별표 3 제1호 가목 2)에서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등으로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 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란 발병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간에 1주 평균보다 30퍼센트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 · 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를 말한다. 해당 근로자의 업무가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휴일 · 휴가 등 휴무시간, 근무형태 · 업무환경의 변화 및 적응기간, 그 밖에 그 근로자의 연령, 성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영 별표 3 제1호 가목 3)에서 "업무의 양·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등에 따른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 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란 발병 전 3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과중한 육체적 · 정신적 부담을 발생시켰다고 인정되는 업무적 요인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해당 근로자의 업무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휴일 · 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그 근로자의 연령, 성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업무시간과 작업 조건에 따른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을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고려한다.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업무부담 가중요인)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 (한랭, 온도변화, 소음)에 노출되는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2항의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의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한다.
오후 10시부터 익일 6시 사이의 야간근무의 경우에는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휴게시간은 제외)하여 업무시간을 산출한다. 다만,「근로기준법」제63조제3호에 따라 감시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와 이와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8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장(순환기내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이 사건 사업장 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망인에게 고도의 심장 관상동맥경화증을 발생시켰다거나 이를 악화시켜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상의 과로 및 스트레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망인은 사망 전 12주 동안 평소와 동일한 형태로 근무해온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일 업무의 성격이나 업무량 등 망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망인이 사망 약 1개월 전부터 15~20kg의 담배 원지 상하차를 너무 많이 하였더니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1>
출퇴근부 조사결과 망인의 근로시간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간 42시간 40분,12주간(발병 전 1주 제외) 주당 평균 45시간 25분, 4주간 주당 평균 47시간 39분, 12주간 주당 평균 45시간 11분으로 이는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의 기준(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이 이전 12주간의 1주 평균 업무시간보다 30% 이상 증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 초과, 발병 전 4주간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4시간 초과) 및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기준(발병 전 12주간 1주간 평균 업무시간 52시간 초과)에 모두 미치지 못한다.
원고는, 망인이 일주일마다 주·야간근무를 교대해가며 하루 12시간씩 줄곧 서서 근무하여 과로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망인은 2019년까지는 주·야간 교대로 업무를 수행했으나 2020년부터는 주간에만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출퇴근부
등에 의하면 망인은 주로 오전 7시 30~40분경 업무를 시작하여 오후 7시 35~40분경까지 근무한 것으로 보이고, 하루 1.5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원고 주장의 근로형태 및 근무시간을 인정하기는 어렵고, 설령 망인의 실제 업무시간이 피고가 산정한 업무시간보다 증가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 증가 범위가 현격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비치된 기계로 인해 항시 열기와 소음에 노출된 상태에서 근무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근무환경 속에서 무거운 담배 원지를 들어 옮기고 다시 놓는 일을 반복하고 위 사업장 내에서 지게차로 물건을 운반하는 일까지 하게 됨으로써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였고, 이러한 업무적 요인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및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로는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뜨거운 열기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점,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23년 상반기에 노출기준(88.4dB)에 근접한 최고 86.4dB 상당의 소음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나 망인에게 귀마개 등 안전보호구가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주로 레이저 천공 및 기공도 측정(기계조작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정도로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였다거나 망인의 업무가 육체적으로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어서 업무 자체로부터 현저한 육체적 부담을 가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동료들로부터 이간질과 왕따를 당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이로 인하여 퇴사하고 싶다거나 죽고 싶다는 호소를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우울, 무기력, 불안등의 증세가 발생하여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망인이 2020. 5.경(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약 3년 전이다) 우울, 무기력, 불안 등의 증세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당시 "부하직원이 나에게 대들고, 욕하고, 이런 일 생각하면 그 사람을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의 분노. 회사일 생각하느라고 그냥은 잠이 안와서 술 마시기 시작"이라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되나(을 제1호증 6면 등),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감내하기 힘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따돌림, 갈등이나 긴장을 겪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례도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망인이 이 사건 상병 발병의 유인이 될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망인에게 고혈압, 비만, 흡연(30년, 1일 10~20개비), 음주(주 2~3회, 소주 1병) 등이 사건 상병 발병의 위험인자가 존재하였다. 망인에 대한 부검결과 고도의 심비대 소견과 심장 관상동맥에서 고도의 동맥경화 및 석회화로 혈관의 내강이 좁아진 소견을 보이며 좌심실 내강이 확장된 소견이 나왔다. 제1심법원 감정의(순환기내과)는 "망인이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을 고려할 때 대인관계를 포함한 업무 스트레스가 있었고 이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망인이 사망한 데에는 업무상 스트레스보다는 개인질환, 치료이력 및 생활습관(흡연, 음주) 등 개인적인 요인이 고도의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사망에 더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도의 관상동맥경화증이 있는 경우는 경미한 스트레스 혹은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도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이로 인한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하여 망인의 업무상 부담 요인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인정에 관하여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였다. 망인에게 건강 관련 위험요인이 이미 상당히 존재하였고 그와 같은 개인적 기저질환이 이 사건 상병 발병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영창(재판장) 최봉희 김봉원
1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원지 취급업무는 약 5년 전부터 망인이 소속된 부서에서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취지로 주장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