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5. 3. 17. 선고 94나27061 판결

판결요지

가.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특별한 정함이 있거나 그 사망에 대하여 사용자에게 민법상의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유족은 사용자를 상대로 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족보상청구권을 행사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나.

음식점의 사장이 근무중 사망한 직원(총무부장)에 대하여 인도적 차원에서 그 유족에게 사망후 임금지급을 약정했다면 이는 민법상 증여이며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이 증여의사를 그 후 철회한 경우 그 약정은 무효라고 본 사례

*원심판결/서울민사지방법원 1994.6.24, 선고 93가합6551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적인 사실관계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서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사망진단서), 갑제3호증의 2(보험급여지급 결정통지서), 갑제4호증의 2(보험급여 원부), 갑제4호증의 3(증대재해 조사복명서), 갑제5호증의 3(지출결의서)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김×옥, 박×순, 당심증인 김×만, 정×동의 각 증언(각 증인들의 증언 중 뒤에서 일부 믿지 않는 부분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제1호증(내용증명)의 일부 기재와 위 증인 박×순, 정×동의 각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없다.

가.

피고 경영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3의13 소재 대중음식점 통통숯불갈비에서 총무부장으로 근무하던 소외 최×상은 1993.1.18 14:30경 점심식사를 마치고 위 통통갈비의 2층 빈 방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고혈압성 뇌실질내출혈을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22일 사망하였고(이하 망인이라고 한다) 원고의 망인은 유처이다.

나.

위 통통숯불갈비는 당시 13명의 근로자가 상시 근로에 종사하던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3.12.27, 법률 제4641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법률, 이하 같다)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이다.

다.

피고는 1993.1.26 망인의 삼오제를 치른 후 유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원고와 사이에 망인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65세가 될 때까지 위 통통숯불갈비의 총무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을 월 평균임금을 원고에게 1993.3.11까지 일시불로 지급하기로 구두합의하였다.

라.

한편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원고는 1993.4.14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평균임금 36,684.77원의 1,300일분에 해당하는 유족보상일시금 4,769,200원과 장의비 금4,400,270원 등 합계 금52,092,370원을 지급받았다.

2.

당사자들의 주장과 판단

가.

원고는 망인이 사망당시 위 통통숯불갈비 이외에 피고가 경영하던 부동산 임대업체인 민석산업의 경리 및 총무일도 함께 보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피고로부터 1992.11,12 2개월분 급료와 같은해 9월 12월분 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에 피고로부터 무리한 거액의 자금조달을 지시받고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여 고민하다가 피고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고 그 충격으로 사망한 것이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자로서 망인의 유족인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며 따라서 원고와 사이의 위 1993.1.26자 금원 지급약정은 그 배상액수를 합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위 약정금에서 원고가 유족급여로 지급받은 금 52,092,37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 44,15,51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금원지급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망인의 사망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없이 그 유족인 원고를 위로하는 의미에서 지급하기로 한 것이므로 그 성질은 민법상의 증여에 해당할 뿐이고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가 이를 해제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므로 살피건대,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특별한 정함이 있거나 그 사망에 대하여 사용자에게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유족은 사용자를 상대로 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족보상청구권을 행사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와 피고사이의 위 금원지급약정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는 먼저 이 사건에 있어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피고에게 불법행위의 책임이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앞서 원고가 망인의 사망원인으로 주장한 사유중 위증인 김×만의 증언(뒤에서 일부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망인에게 원고 주장과 같이 급료 및 상여금의 지급을 연체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유가 망인의 사망과 상당 인과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나머지 사망원인으로 주장한 사유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제2호증(내용증명서신), 갑제5호증의4(진술조서), 같은 호증의 7(진정서 이송내용)의 각 일부 기재와 위 증인 김×옥, 김×만의 각 일부 증언은 을제3호증(폐업사실 증명원)의 기재와 위 증인 박×순, 정×동의 각 증언(앞에서 일부 믿지 아니하여 배척한 증거 이외에는 피고가 위 1993.1.26자 금원지급 약정시 스스로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없다.

그렇다면 위 금원지급 약정은, 그 중 피고가 망인의 사용자로서 그 유족인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82조에 따라 지급책임이 있는(위 갑제4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위 망인이 업무상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평균임금의 1,000일분의 유족보상금에 해당하는 금원지급약정 부분은 피고 스스로 근로기준법상에 따른 유족보상금의 지급을 약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원지급 약정부분은 법적 배상책임이 없는 피고가 단순히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 지급을 약정한 것으로서 민법상의 증여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1993.4.14경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평균임금 36,684.77원의 1,300일에 해당하는 유족보상일시금 47,690,200원과 장의비 금4,402,170원 등 합계 금 52,092,370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87조에 따라 위 지급 금액 범위 내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유족보상책임은 모두 면제되었다 할 것이고,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위 증여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가 포함된 피고의 1994.3.17자 준비서면이 같은 날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증여에 해당하는 위 금원지급 약정부분도 피고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에게 위 약정금지급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