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탁송기사들을, 탁송업자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인정하지 아니하여 탁송업자에게 부과한 산재보험료부과처분을 취소한다(1998.07.21, 서울고법 97구17300)
[요 지]
탁송 대상 차종과 운반목적지가 원고에 의하여 제시되기는 하지만 탁송기사가 탁송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 업무의 내용이 전적으로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 탁송기사가 출발지로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어 업무수행과정에서 원고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또한 탁송기사의 업무성격상 탁송기사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탁송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보여져 업무대체성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콘테이너를 소유하며 이를 사무실로 사용하였을 뿐 별도의 운반도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지 않았던 점, 탁송기사에 대한 고정급, 또는 기본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오로지 탁송 수수료만이 정액으로 정하여져 탁송실적에 의하여 지급되었던 점, 탁송기사 대부분이 사업자등록을 갖추고 있었고 원고에 의하여 사업소득 원천징수를 당하고 있었던 점, 탁송기사가 원고에 의하여 전속된 것이 아니고 다른 탁송업자와도 계약을 맺고 탁송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탁송기사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 볼 수 없다.
* 사 건 / 1998.7.21 선고, 서울고법 97구17300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료등부과처분취소
[주 문]
피고가 1996.10.29. 자로 한 1992년 확정보험료 금 10,903,760원, 1993년 확정보험료 금 15,459,830원, 1994년 개산보험료 금 14,553,600원, 1995년 개산보험료 금 7,276,800원, 1992년 확정보험료 연체금 8,657,580원, 1993년 확정보험료 연체금 10,396,730원, 1994년 확정보험료 연체금 7,131,260원, 1995년 확정보험료 연체금 2,237,610원, 1992년 확정보험료 가산금 1,090,370원, 1993년 확정보험료 가산금 1,545,980원의 부과처분과 금 14,549,980원의 보험급여액 징수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갑 제1호증의 1 내지 5, 갑 제2, 3, 5, 19, 30 내지 34, 36, 37, 38호증, 갑 제35호증의 1, 2, 3, 갑 제39, 40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원고가 1992.6.20. "상호 ○○실업, 개업년월일 1992.5.1., 종목 기타화물운송, 사업장소재지 경기 ○○읍 ○○리 185"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그 무렵부터 소외 ○○자동차판매주식회사의 ○○집하장에서 자동차 구입자의 원하는 장소까지 자동차를 운반하여 주는 차량탁송 영업을 하여 왔다.
소외 ○○자동차판매주식회사는 위 회사가 판매하는 ○○자동차의 운송에 관하여 소외 ○○운수주식회사와 사이에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운수주식회사는 소외 주식회사 ○○트랜스포터와 탁송계약을 맺어 위 ○○자동차판매주식회사로부터 출하되는 차량 전량에 관하여 위 ○○트랜스포터에게 탁송을 맡겼고, 위 주식회사 ○○트랜스포터는 다시 원고와 사이에 차량탁송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로 하여금 차량 탁송을 하게 하였던 결과, 원고는 위와 같이 ○○자동차의 탁송에 관한 영업을 하게 된 것이다.
원고는 위 ○○자동차판매주식회사의 여주집하장 한 쪽에 약 4.5평 규모의 콘테이너 박스를 두고 이를 사무실로 하여 차량 탁송기사 약 30명과 개별적으로 차량운송 하도급계약을 맺고 그들로 하여금 차량탁송을 하게 하였는데, 탁송기사들이 별도의 사업자이며 원고의 지휘감독아래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고 위 영업을 하여 왔다.
그런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의 남편으로서 탁송기사 중의 한 사람인 소외 망 ○○○이 1994.2.23. 위 ○○집하장에서 출고된 차량을 서울 시흥동 소재 ○○자동차 남서울영업소로 탁송하기 위하여 탁송 대상 차량을 운전하여 가다가 같은 날 08:00경 경기 여주군 홍천면 신군리 소재 커브길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길가 전봇대를 들이받고 사망하였다.
참가인은 그 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유족급여 등 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원고가 위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인지를 조사한 후 원고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아 1994.3.21.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 성립통지를 하고, 같은 달 29. 원고에 대하여 1992년 및 1993년 확정보험료와 그 가산금 및 1994년의 개산보험료를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
위 처분에 대하여 원고가 불복한 결과 진행된 당원 94구30197호 산업재해보상보험료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납입고지서에 납입기한, 고지일자, 보험료 산출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아 처분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위 부과처분의 취소를 명하는 원고 승소판결이 1995.6.22.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그 후 1996.10.29., 그간의 기간경과에 따라 보험료, 가산금, 연체금을 새로 산정하여 당연 보험가입자인 원고가 이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주문 제1항 전단 기재와 같은 확정 및 개산 보험료, 가산금, 연체금의 부과처분을 하는 한편, 피고가 참가인에게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법 제72조 제1항에 따라 보험관계성립신고를 하지 아니한 원고로부터 위 보험급여액의 50%를 징수하여야 한다는 사유로 주문 제1항 후단 기재와 같은 보험급여액의 징수처분을 하였다(이하 위 처분 모두를 가리켜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사업이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의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고, 한편 원고가 행한 차량탁송은 소외 ○○운수주식회사가 소외 ○○자동차판매주식회사로부터 도급을 받아 소외 주식회사 ○○트랜스포터, 원고 순으로 순차 하도급되어 행하여진 것이므로, 원수급인인 위 ○○운수주식회사가 사업주로서 보험료 납부의무자이며 보험급여액 징수대상자일 뿐 원고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 원고를 보험료 납부의무자 등으로 보아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둘째, 원고가 이 사건 탁송영업을 하면서 고용한 것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총무 1명 뿐이고 탁송기사들은 고용한 바 없으며 이들은 각자 독립한 사업자로서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는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을 사용하는 사업주로서 위 법의 작용을 받지 아니하여야 할 것인즉, 이와 달리 보아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셋째, 가사 원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을 사업주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사업은 "운송관련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야 하는데도 "항만하역 및 화물취급사업"으로 잘못 분류되어 고율의 보험료율에 따라 과다하게 보험료 등이 부과되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원고의 다른 주장에 앞서 원고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관계 법령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5조는 "이 법은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 다만, 사업의 위험률·규모 및 사업장소등을 참작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법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7호는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을 법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사업의 하나로 들고 있다.
한편 법 제4조 2호는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14조는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 11 내지 18, 27, 28, 29호증, 갑 제7, 8, 9, 10호증의 각 1, 2, 갑 제42호증의 1, 2, 3, 갑 제43호증의 1 내지 11, 갑 제45호증의 1 내지 7, 을 제9호증의 8, 10의 각 기재, 증인 ○○○의 증언, 당원의 주식회사 ○○트랜스포터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증인 ○○○, 같은 ○○○의 각 증언은 믿기 어려우며, 을 제9호증의 3, 6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고 이와 달리 볼 증거가 없다.
원고는 1992.5.1. 소외 주식회사 ○○트랜스포터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위 회사의 위탁에 따라 차량운송을 대행하기로 약정하였고, 그 후 특별한 갱신절차 없이 계속하여 위 계약에 따른 차량탁송을 하여 왔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자동차판매주식회사의 여주집하장 한 쪽에 약 4, 5평 규모의 콘테이너 박스를 두고 이를 사무실로 하여 총무 1인만을 고용한채, 차량 탁송기사 약 30명과는 개별적으로 차량운송하도급계약을 맺은 후 그들로 하여금 차량탁송을 하게 하였다.
원고는 정형화된 양식의 계약서를 사용하여 탁송기사들과 차량운송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소외 망 ○○○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그 구체적 계약 내용을 보면, 탁송기사는 원고의 위탁에 따라 차량 운송을 수행하되 이에 따르는 제반사고에 대하여는 탁송기사가 책임을 지기로 하였고(을 제9호증의 10의 계약서 제2조), 운송구간은 양측의 합의하에 수시로 정하기로 하였고(제3조), 대인 및 대물사고는 원고가 보험처리하고(제4조,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실제로는 원고에게 위탁한 소외 주식회사 ○○트랜스포터가 운송차량 포괄보험에 가입하여 해결함을 알 수 있고, 한편 위 4조에 비추어 보면 2조의 제반사고는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하는 외의 탁송기사 자신의 부상사고, 운송 차량의 파손, 도난 등의 사고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에 대하여 탁송 기사가 책임을 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탁송료는 차종과 운반지역에 따라 1대당 정액으로 정하여지는데(제6조), 원고가 탁송기사로부터 세금계산서를 제출받아 부가가치세를 공제한 금액을 7일 단위로 지급하고(제5조), 차량운송에 소요되는 비용은 탁송기사가 전액 부담하기로 정하여져 있었다(제7조).
원고는 위 ○○트랜스포터로부터 차종(티코, 다마스, 라보의 3종류)과 운반목적지(위 ○○집하장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6개군으로 분류)에 따라 정액으로 정하여진 탁송료를 지급받았고, 트레일러 등 차량 탁송을 위한 별도의 화물차량을 보유하지는 않았으며, 탁송기사들로 하여금 직접 탁송 대상 차량을 운전하고 목적지에 가 이를 인도하게 하는 방법으로 탁송영업을 하여 왔다.
원고 또한 차종과 운반목적지에 따라 탁송료를 일정액으로 정하여 두고 이를 탁송기사에게 지급하였는데, 위 금액에는 통행료, 유류대 등 탁송 소요비용이 대략적으로 계산되어 포함되어 있었고, 탁송기사는 정하여진 탁송료를 받고 목적지까지 차량을 탁송함에 있어 그 경로 등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비용변동이 생기더라도 이를 원고와 정산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탁송기사에게 탁송료 외에 고정급이나 기본급을 지급한 바 없고, 탁송료 지급시 탁송기사의 사업소득을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으며 그들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고, 대부분의 탁송기사들이 사업자등록증을 갖추고 있었지만 위 망 장○○과 같이 그렇지 않은 탁송기사에 대하여는 사업자등록번호 대신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여 사업소득 원천징수 등을 하였다.
원고가 탁송할 차량의 수량은 고정적으로 정하여져 있는 것이 아니고 수시로 변동이 있었으며, 따라서 탁송기사들이 탁송할 수 있는 수량도 일정하지 않아 그들 대부분이 원고 외의 다른 탁송업자와도 계약을 맺고 현대, 기아자동차 등도 탁송하였다.
탁송기사의 차량 탁송 여부는 원칙적으로 자유였고, 원고가 제시하는 목적지, 차종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탁송을 하지 않아도 되었으며, 대부분 원고의 사무실에 연락을 하여 탁송할 차량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 보고 탁송할 차량이 정하여지면 비로소 원고의 사무실로 나와 차량 탁송에 임하였다.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12.9. 선고 94다22859판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탁송 대상 차종과 운반목적지가 원고에 의하여 제시되기는 하지만 탁송기사가 탁송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 업무의 내용이 전적으로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 탁송기사가 출발지로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어 업무수행과정에서 원고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또한 이 사건에서의 탁송기사의 업무 성격상 탁송기사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탁송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보여져 업무대체성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콘테이너를 소유하며 이를 사무실로 사용하였을 뿐 별도의 운반도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지 않았던 점, 탁송기사에 대한 고정급, 또는 기본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오로지 탁송 수수료만이 정액으로 정하여져 탁송실적에 따라 지급되었던 점, 탁송기사 대부분이 사업자등록을 갖추고 있었고 원고에 의하여 사업소득 원천징수를 당하고 있었던 점, 탁송기사가 원고에 전속된 것이 아니고 다른 탁송업자와도 계약을 맺고 탁송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간에 있어서 탁송기사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여지지 않으므로 그들을 원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함이 상당하다.
소결
따라서 원고는 총무 1인만을 고용하였을 뿐 탁송기사들과 사이에 고용관계가 없었으므로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위 법의 적용을 받음을 전제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함이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위법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최병학(재판장), 성기문, 김중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