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2012. 2.분 임금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2. 2. 28.까지 공동대표였으므로 근로자에 대하여 2012. 2.분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② 2012. 3.분 이후의 임금에 관하여, 피고인이 2012. 2. 28.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공동대표로서 주식회사 E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로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며, ③ I 주식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후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의사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피고인이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형사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판단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주식회사 E(아래에서는 'E'라 한다)는 2011. 4. 1. I 주식회사(아래에서는 'I'라 한다)와, I가 추진하는 영등포구 J외 54필지의 주상복합 개발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사업부지 소유자들과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해주고 45억 원의 대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부동산지주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E는 그 후 위 계약에 관하여 토지매입기한을 연장하고 용역대금의 지급조건을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토지매입용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2011. 8. 20. 피고인과의 사이에, 피고인이 E를 위하여 2012. 2. 28.까지 사업부지미계약토지의 매입용역을 완료해주고 대금 16억 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부동산매입용역계약(아래에서는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원래 E의 대표이사인 K과 피고인을 E의 공동대표로 칭하되 피고인을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하지는 않고, 피고인은 E에게 긴급자금 1억 원의 대여 및 사업진행에 필요한 급여 및 운영경비로 월 2,000만 원을 지급하며, E(사실상 K으로 보인다)는 I와의 계약주체로 대내외적 업무를 총괄하고, 피고인은 인원의 관리 및 전략적 지휘를 공동책임하며, 피고인의 토지매입용역의 기간은 2012. 2. 28.까지로 한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E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2. 2.분까지 6개월간의 급여 및 운영비를 지급하고, 공동대표 K 및 직원 H, G, F 등과 일을 하였다.
K은 E의 대표이사로서, E의 자금관리와 회계처리를 담당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돈을 근로자들의 임금지급을 비롯한 운영비로 지출하였고, 매일 업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E의 토지매입용역은 2012. 2. 28.까지 달성되지 못하였고, 결국 E와 피고인 모두 용역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후 E는 2012. 4.경 I와 용역대금을 대폭 삭감하고 지급조건을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매입계약 체결이 부진하고 2012. 5.경 위 용역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이 퇴사하자, 위 변경계약의 이행을 포기하게 되어 피고인과도 새로이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다.
H, G, F는 2012. 5. 20.경 E를 퇴직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 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죄는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그 지급 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근로자들이 E를 퇴직한 2012. 5. 20.경 및 그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무렵에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에 정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위의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에서 2012. 2. 28.까지 토지매입용역을 하기로 하였으므로 2012. 2. 28. 이후에는 이 사건 계약의 종료로 인하여 E의 공동대표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12. 2. 28. 이후에도 E로 출근을 하고 영등포구청에 지구단위계획을 접수하러 갔으며 2012. 5.경 지주 L를 만날 때 회사 대표자격으로 참석하였다 하더라도, ① 이 사건 계약이 종료하기 이전에도 K이 임금의 지급을 비롯한 자금의 집행을 담당하였고 업무회의를 주재하였던 점, ② K은 원심 법정에서 'K이 대외적인 일이나 원청회사와 관계되는 일을 하는 것이 맞으나 피고인이 그룹에 있다가 나왔기 때문에 업무 조정을 더 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여 피고인이 담당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일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여, K이 대외적인 업무나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H, G, F는 K에게 2012. 2.분 급여를 청구하였는데 K으로부터 피고인이 돈을 주지 않아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보아, 2012. 2.경에는 피고인에게 급여를 청구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그와 같이 행동만으로는 근로자들이 E를 퇴직할 무렵에 피고인이 E의 사업경영담당자라거나 E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업무상의 명령 또는 지휘감독을 하는 등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결국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퇴직 무렵에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인숙(재판장) 현의선 엄상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