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상시 근로자 700여 명을 고용하여 복합운송주선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3. 2. 1. 피고에 경력직 부장으로 입사하여 2011. 7. 18.부터 2012. 10. 12.까지 C물류팀 항공수출 부서(이하 '항공수출 부서'라고 한다)에서 근무한 근로자이다.
원고에 대한 인사명령의 경위
피고는 회사 예산의 사적 유용, 불성실한 업무수행, 조직질서 저해 등의 이유로 2012. 10. 12.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2. 10. 1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여 구제명령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고, 서울행정법원에 재심판정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피고는 2014. 4. 1. 원고를 복직시키면서 종전 근무부서가 아닌 특송 일반고객 영업(General Customer 영업, 이하 'GC영업'이라 한다)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인사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 2,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인사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반면 그로 인해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심하고,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인사권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인정사실
피고는 2010. 4.「Vision 2020」을 선포한 이후 GC영업 활성화를 추진과제로 설정하였고, 또한 인력채용은 가급적 동결하여 경영수지를 개선한다는 2012~2014년 사업계획을 수립하였다.
원고는 2011. 7. 18.부터 2012. 10. 12. 해고되기 전까지 항공수출 부서에서 아래와 같은 '항공수출 고객지원(Customer Service)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가 항공수출 부서에 전입하기 전부터 총 4명의 직원이 항공수출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원고가 해고된 후 현재까지도 총 4명의 직원이 별다른 문제없이 항공수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2014. 4. 1. 이 사건 인사명령을 받고 GC영업 부서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원고가 부여받은 업무지침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8호증, 을 2, 3, 8 내지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현행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해당함)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등 참조). 또한, 전보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947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가 최근 몇 년간 인력채용을 동결하고 기존 직원들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여 생산성 향상을 높이고 있는 사실, ② 원고가 항공수출 부서에 전입할 당시는 물론이고 복직 전후에도 기존의 직원만으로 항공수출업무가 원활하게 수행되고 있었던 사실, ③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전에 항공수출 부서에서 담당하던 업무가 주로 복사나 비품관리 등으로 원고의 직위나 경력에 비추어 필수적인 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사실(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취소소송에서도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업무부여는 인격적인 모욕감이나 소외감을 유발하여 원고가 스스로 사직하도록 만들거나 해고사유를 수집하기 위하여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④ 피고가 2010. 4. 이래로 GC영업을 활성화한다는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GC영업팀을 확대·강화해온 사실, ⑤ C지역에는 GC영업 전담직원이 없는 사실, ⑥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기 전 영업직에 종사한 경험이 있고, 항공수출 부서도 영업부서에 해당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로서는 C지역에 GC영업 전담직원을 배치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모욕감과 창피를 주기 위하여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갑 3, 4, 5, 12호증의 각 기재가 있으나 증인 E의 증언에 비추어 위 각 증거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면서 원고와 협의하지 않은 사실은 다투지 아니한다. 그리고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하루 60~80km를 차량으로 이동하며 영업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종전 업무와 비교하여 육체적으로 더 피로하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부담하는 육체적 피로가 감수하기 힘든 정도라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에도 원고의 근무 장소나 보수, 출퇴근 시간 등은 종전과 같은 점, 앞서 본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입게 되는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과 사전협의 절차 미준수 등의 문제가 업무상 필요성과 비교하여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김지연 고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