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7. 6. 선고 2016노128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2조의2 제2항의 규정형식, 이 사건 총회가 사용자의 승인 없이 근로시간 중에 진행된 점, 조합원 사이의 대책논의를 반드시 조합 총회 형태로 진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총회 개최는 쟁의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을 방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성이 야기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법상의 필수유지업무방해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D에 있는 한국철도공사 E사업소의 근로자이자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E지부의 지부장이다.

누구든지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방해하는 행위를 쟁의행위로서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4. 4. 7. 09:30경부터 같은 날 12:00경까지 위 E사업소의 후생복지관 식당에서 필수유지업무종사자 F 등 35명을 포함한 위 E지부의 조합원 약 180명과 함께 한국철도공사의 2014. 4. 7.자 "순환전보 및 정기인사교류" 조치에 반대하는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위 E사업소의 필수유지업무인 안전 운행을 위하여 필요한 차량의 일상적인 점검이나 정비 업무를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총회는 강제전보에 따른 근무조건의 변화 및 사용자와의 협의절차 등에 관한 의견수렴을 목적으로 개최된 것으로 업무 중단을 통하여 사용자에 대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개최되었다고 볼 수 없어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검수업무의 일시적인 중단으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보기도 어려운 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 사정들과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총회는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보장되는 일상적인 조합활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의 개최가 쟁의행위로서 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총회 무렵 한국철도공사는 그동안 시행되어 오던 인사와는 다른 방식의 순환전보를 시행하였다. 그 순환전보 시행의 대상인 차량분야는 정비 대상 차량의 종류 및 정비 분야에 따라 업무 내용이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일반적으로 대규모 순환전보에서 제외되어 있었는데, 그럼에도 한국철도공사는 2014. 4. 4.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특별한 준비기간을 두거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2014. 4. 10.자로 인사발령을 함으로써 각 사업소마다 조별 근무인원이 변동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로 인하여 근무인원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차량 정비의 질을 유지하고 열차 운행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하여 조합원들 사이에서 충분한 의견 교환이 필요하게 되었다.

②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은 순환전보 및 정기인사교류 시행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이 사건 총회를 개최하였고, 이 사건 총회에서 단체교섭 진행이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한 노동조합 전체의 집단적 결의 등은 없었다.

③

조합원들이 교대제로 근무하는 근무형태로 인해 전체 조합원들이 총회에 참석하려면 근무시간 중에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④

노동조합법 제42조의2 제2항은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가 될 수 없다는 것이지, 위와 같은 행위를 쟁의행위로 간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2)

또한, 안전보호시설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 규정인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과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의 제한 규정인 노동조합법 제42조의2 제2항의 유사성과 그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법 제91조 제1호, 제42조 제2항 위반죄에 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도3450 판결)를 노동조합법 제89조 제1호, 제42조의2 제2항 위반죄에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쟁의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에 대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제89조 제1호, 제42조의2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법리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 개최로 인하여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에 어떤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태훈(재판장) 남성우 강문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