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피고인은 구직급여 요건을 모두 갖추었으므로 고용보험법을 위반하지 않았고, 이 사건 당시 편취 범의가 없었으므로 사기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원심의 판단
당심의 판단
관련 법조항
관련 판례
구 고용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0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은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았거나 받고자 한 자에 대하여는 당해 급여를 받은 날 또는 받고자 한 날부터의 구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8조 제1항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자에 대하여는 지급받은 전체 구직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수급자격 없는 사람이 수급자격을 가장하거나 취업사실 또는 소득의 발생사실 등을 감추는 일체의 부정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근로소득이 있는 자가 그 신고의무를 불이행한 경우에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나, 구직급여를 수급받은 자가 형식상 자신의 명의로 된 사업자등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폐업상태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 전혀 소득이 없었던 경우에는 사업자등록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2두7494 판결 등 참조). 고용보험법 제116조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도 마찬가지로 해석할 것이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7459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5454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2014. 7. 1.부터 E 치과의원에서 치과위생사로 근무하다가 2016. 4. 30. 사직하였음에도, 2014년 겨울경 E로부터 D 치과에 치과위생사 명의를 대여해 달라는 제의를 받고 이를 승낙하여 그 무렵부터 피고인은 D에게 고용된 것처럼 관련 서류가 처리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피보험자 이력내역도 '사업장명 : E 치과의원, 취득일 : 2014. 7. 1., 상실일 : 2014. 11. 1.', '사업장명 : D 치과, 취득일 : 2014. 11. 1., 상실일 : 2016. 5. 1., 이직일 : 2016. 4. 30.'으로 조회되는 사실, 피고인은 2016. 4. 30. E 치과의원에서 사직한 후 위와 같은 이력내역을 토대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6. 5. 16.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실업급여로 두 번에 걸쳐 347,320원, 1,519,56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피고인은 결국 D 치과의 피보험자격 득실을 가장한 것이 되는데, 이러한 행위를 수급자격을 가장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위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가 수급자격을 가장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고용보험법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
고용보험법 제116조는 실업급여 등을 실제로 받은 자를 처벌하고 그 미수죄를 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보호법익은 실업급여등 관련 재정에 관한 이익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실업급여등 고용보험 행정상의 절차나 의무위반은 제118조에서 과태료의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실업급여등을 받음에 있어 다소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수단이 사용되었더라도 실업급여 등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가 정당한 금액을 받았다면 법위반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1>. 비록 피고인이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D 치과에서 근무하다가 실직한 것처럼 실업급여 수급자격인정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E 치과의원에서 치과위생사로 근무하다가 실직한 것은 사실이므로, 이를 밝혀 수급자격인정신청을 하였더라면 그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고용보험법 제58조에 정한 수급자격의 제한 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피고인을 피보험자로 한 실업급여에 관한 보험료는 정당하게 납부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G에게 고용된 것처럼 가장하게 된 것은 사업주인 E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고용보험법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 등에 관한 사항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할 의무가 있는 자는 사업주이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피보험자격 취득 및 상실에 관하여 허위신고한 자는 사업주인 E, G인 것으로 보인다).
실업급여제도란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소정의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우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주는 제도로서, 그중 구직급여 제도는 실업급여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급여로 소정의 수급요건을 충족하는 수급자격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실직근로자는 생계의 안정을 도모하며 구직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사업주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다가 실직을 하게 되었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에게 구직급여가 지급되는 것이 실업급여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나아가 위에서 본 각 사정들과 판단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일부 기망적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되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므로, 이 사건 사기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2의 다.항 기재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를 하지 않는다.
판사 김용한(재판장) 강세빈 김세현
각주1)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관한 대법원 2001. 1. 5. 선고 99도4101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도8870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도8751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