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개월에 처한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범죄일람표 2의 순번 1, 2, 6 내지 9, 11, 12, 14 내지 19, 21, 23, 24, 26 내지 32, 35 내지 46, 49 내지 52, 54, 56 내지 59, 61 내지 66, 68 내지 72, 74 내지 81, 83 내지 92, 95 내지 101, 103 내지 112, 114 내지 116, 118, 119, 121, 범죄일람표 3의 순번 6, 12 내지 21, 30 내지 36, 38 내지 52, 54, 55, 57 내지 88, 범죄일람표 4의 순번 1, 2, 4, 범죄일람표 6의 순번 1 내지 5, 7, 11 내지 14, 16, 18 내지 22, 24, 25, 33, 35, 37 내지 41, 44 내지 46, 49, 52, 53, 55 기재 각 근로자들에 관한 근로기준법 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각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원심판결 중 위 각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항소가 제기되지 아니한 각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 무죄 부분에 한정된다.
한편, 원심은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배상신청인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은 그 즉시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 역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유죄 부분)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은 ㈜F의 전 대표이사인 Q의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하여 ㈜F의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기성대금이 압류되었기 때문이고, 피고인은 ㈜F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난 이후 회사의 영업 정상화 및 임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책임조각사유가 있다.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이 피해자 B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2015. 4.경에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의 용역계약으로 매출이 있었고, 이후 위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면 ㈜F은 1억 원을 변제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편취범의가 없었다.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C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허위로 ㈜F의 매출을 부풀리거나 능력을 과시한 바 없고 피해자는 스스로 장부 등을 확인한 후에 금원을 대여 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무죄 부분)
C은 ㈜F에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며 회사의 임금 체불 및 노동부 서류 제출 업무 등을 실제로 수행하였고, C이 피고인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지 못한 것은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므로 C의 근로자성을 부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유죄 부분)에 대한 판단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649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정하고 위 법 제112조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정들이 인정된다.
㈜F은 건물을 관리, 운영하는 등 용역을 제공하는 회사로, 전 대표이사였던 Q이 횡령 및 배임으로 재판을 받게 되어 더 이상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당시 자회사인 BL의 영업사장으로 있던 피고인은 Q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2014. 5. 21.경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F은 2013년 이후 2번의 세무조사로 인하여 합계 20억 원 상당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피고인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자신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F 명의로 13억 원 상당을 차용하였고, B와 C 등으로부터 1억 6,000만 원을 추가로 차용하였으며, 이후 F의 2015년 단기차입금은 26억 원에 이르렀고, F의 각 2014, 2015년 자본금 대비 부채비율은 Q이 대표이사로 있던 2013년보다 증가하였다(2013년은 약 126%이나, 2014년은 약 388%, 2015년은 약 543%이다).
㈜F은 2015. 4. 28. BM조달청과 국민연금공단 사옥 시설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 당시 근로기준법 등 관련법규를 준수하여 해당 용역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특약사항을 정했으며, 영등포세무서는 2016. 3. 16. ㈜F의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기성 대금 채권을 압류하였고 이에 국민연금공단은 해당 대금을 공탁하였으며, ㈜F이 기성대금을 받지 못하여 해당 계약의 용역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자 BM조달청은 위 특약 위반을 이유로 위 계약을 해지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과거 Q이 대표이사였던 시기에 U 용역근로자 12명에 대하여 착오로 6년간 월급이 지급되지 않았는데, 올해 회사로 지급청구가 들어오면서 회사 통장 5개가 모두 압류되었으므로 더 이상 현장 용역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게 되었고, 이후 직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의뢰받은 일도 모두 없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2016. 5.경 C 등으로부터 추가적으로 금원을 차용하려하자, C은 더 이상 차입금을 받지 마라, 회생절차를 밟아 일정한 계획 아래 체계적으로 운영하라는 취지로 조언하였다.
㈜F은 2016. 8. 3. 회생신청을 하여 같은 해 9. 2. 회생개시결정을 받았으나, 같은 해 11. 16.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회생절차가 폐지되었다.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요구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아니하였고, 단순히 '회사가 정상화 될 것이니, 곧 체불임금도 지급할 것이다'는 취지로만 말해왔을 뿐(증거기록 5권 6쪽), 구체적인 임금지급 계획을 수립하거나, 직원들에게 이에 관하여 설명하거나 협의한 사실도 없다(증거기록 4권 34쪽).
위 인정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 이미 ㈜F은 자금난을 겪고 있었고, 이후 자금난은 심화되었으며, 회사의 용역대금 채권과 통장이 압류되는 등의 사유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정은 인정되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F은 용역 회사라는 특성상 현장 용역 근로자들의 계약 종료로 인하여 잦은 퇴직이 있으므로, 퇴직급여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여 퇴직금 지급에 대비하여야 하였음에도 피고인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경영축소 등의 노력 대신, 계속적으로 채무를 확장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확장적 경영을 한 결과, 매출이 있더라도 대부분 차용금 상환 및 이자로 지출되었고, 특히 ㈜F의 중요 계약 중 국민연금공단 시설 용역 계약을 유지하기 위하여 해당 용역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불되지 않도록 여유자금을 마련하지도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불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단순히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피해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는 바, 근로기준법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위반 범죄의 책임조각사유가 있다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5도424 판결, 1996. 5. 14. 선고 96도48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 B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2015. 4.경 ㈜F이 국민연금관리공단 용역을 수주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F은 당시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용역대금을 직원들 급여, 사무실 관리비, 수주등 경비, 체납된 세금과 퇴직금, 채무 원리금 상환 등으로 모두 지출하였고, ㈜F의 2014년 부채 합계액은 57억 원을 초과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사 조달청과의 계약이 해지되지 않아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계속해서 용역대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약정된 변제기한까지 변제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피해자 C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2016. 5. 12.경부터 같은 해 6. 5.경까지 피해자에게 '투자자 V로부터 투자금을 받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니 10억을 마련해달라'고 제안했으나, 피해자와 T가 ㈜F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음을 이유로 위 제안에 응하지 않자, 늦어도 2016년 말까지는 개인적으로라도 갚아주겠으니 피고인의 개인 채무로 금원을 차용하겠다고 하여 2016. 6. 15.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회사를 위해 빌려주는 것은 맞지만, 피고인 개인이 빌리는 것으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피해자는 F의 회생신청시 채권신청을 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19억 원(보증채무 포함)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무죄 부분)에 대한 판단
원심은, C이 ㈜F의 이사로 입사를 하였으나 C은 근무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적 없고,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도 C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거나 업무에 관하여 논의를 한 바 없음을 인정한 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C을 근로자로 인정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원심 설시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C은 ㈜F의 상법상 등기이사이고 이사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위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었던 점, 증인 AE은 원심법정에서 C은 Y 본부장 자리에 온 것인데, Y은 C과는 달리,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업무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C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이사 겸 본부장으로 간 것은 Q의 횡령을 알아내고, Q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보태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C과 합의하여 피해자 C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 B에게도 4,200만 원을 변제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