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5,868,1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7. 30.부터 2022. 8. 1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인정사실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2019. 1.경 D 등으로부터 서울 송파구 E 외 1필지 지상에 다세대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는 공사를 도급받았다.
피고 C은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 중 지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받아 2019. 7.경부터 공사를 진행하였다.
원고는 일용노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피고 C에게 고용되어 2019. 7. 22.부터 이 사건 건물의 지붕 위에 파이프 하지작업(금속으로 된 파이프로 틀을 만드는 바탕작업)을 한 후 그 위에 샌드위치판넬을 씌우는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 건물의 지붕은 비스듬한 ‘ㅅ’자 모양으로 양쪽 지붕에는 창문을 만들기 위한 개구부가 각 2개씩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원고를 포함한 작업자들은 작업하는 쪽의 지붕이 아닌 반대편 쪽의 지붕 위에 자재들을 쌓아 놓고 작업을 하여 왔다.
원고는 2019. 7. 30. 오후 무렵 반대편 쪽의 지붕 위에 쌓아 놓은 자재들을 작 업하는 쪽의 지붕으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자재를 가지러 가기 위하여 반대편 쪽의 지붕으로 이동하던 중 개구부 위에 덮여 있던 스티로폼을 밟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위 스티로폼이 무너지면서 개구부(이하 ‘이 사건 개구부’라 한다)를 통하여 약 2~3m 아래의 바닥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제1, 4번 요추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장해등급을 10급 8호로 결정하여 원고에게 휴업급여 19,520,200원, 요양급여 11,401,480원(요양기간 2019. 7. 30.부터 2020. 2. 6.까지, 입원 62일, 통원 130일), 장해급여 43,362,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책임의 인정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 제3항]. 사업주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 안전모를, 특히 높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경우 안전대를 지급해서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 제1, 2호),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서 작업을 할 때,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하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같은 규칙 제42조 제1항, 제2항). 사업주는 작업발판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 난간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며, 덮개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뒤집히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하여야 하고, 난간 등을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하거나 작업의 필요상 임시로 난간 등을 해체하여야 하는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거나,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같은 규칙 제43조 제1, 2항).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m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같은 규칙 제44조 제1항).
한편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증인 F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개구부에는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덮개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추락방호망이 설치되어 있지도 않았던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대나 안전모 등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던 점, ③ 피고들은 이 사건 개구부에 철제 안전발판을 덮어 놓았는데 원고가 편의상 이를 치워두고 그 곳에 스티로폼을 덮어 두었다가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4호증의 기재는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C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난간, 덮개, 추락방호망, 안전대 등을 마련하여 적절히 설치․제공하는 등 추락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C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거나,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특히 위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 또는 낙하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피고 회사가 건축주인 D 등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전체를 도급받았고, 피고 회사는 피고 C에게 위 신축공사 중 지붕공사를 하도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인바(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원도급인으로서 사업 일부를 하도급한 피고 회사는 위 법령 등에 따라 하수급인인 피고 C이 사용한 근로자인 원고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곳에서 작업하는 경우,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덮개 등을 마련하는 등 추락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난간, 덮개, 추락방호망, 안전대 등을 마련하여 적절히 설치․제공하는 등 추락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면서 개구부로 추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행에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고, 그 주의의무 위반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다른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을 30%로 정하고,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H, I의원에 대한 각 문서제출명령회신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 J생 남자, 사고 당시 K
소득 :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
가동일수 및 가동연한 : 월 22일, 만 65세가 되는 2026. 4. 6.까지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하는 것은 과다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근로조건이 산업환경에 따라 해마다 변동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일실수익을 그 1일 노임에 관한 통계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경우에는, 그 가동일수에 관하여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포함한 각종 통계자료 등에 나타난 월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고 그 밖의 적절한 자료들을 보태어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고용노동부장관이 법령에 따라 건설업을 포함한 일용근로자의 1개월간 실제 근로일수 등을 고려하여 고시한 통상근로계수[2018. 1. 1. 시행, 고용노동부고시 제2017-82호]가 73/100(2021. 12. 31.까지 적용)인 사실, 고용노동부장관은 약 3년마다 위와 같이 고시된 계수의 타당성을 재검토하여 이를 다시 고시해 오고 있는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이러한 사실에 통상근로계수 73/100은 일용근로자의 1개월간 근로일수가 22.3일 정도임을 전제로 산출된 것으로 보이는 점, 도시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더라도 향후 국내외의 경제적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고, 현재까지 위 통상근로계수가 유지되는 것은 사회적 환경이 바뀌었어도 아직 일용근로자의 평균 근로일수를 변화시킬 만큼은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가동일수는 월 22일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후유장해
제1, 4요추 압박골절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 32%, 영구장해,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척추손상 카-I-A-1-c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신경뿌리병증을동반한요추및기타추간판장애’ 진단을 받아 치료받은 사실이 있는 점에 비추어 그 기왕증을 노동능력상실률에 참작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가해자측이 피해자 주장의 후유장해가 기왕증에 의한 것이라고 다투는 경우 가해자측의 그 주장은 소송법상의 인과관계의 부인이고 따라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그 인과관계의 존재 즉, 당해 사고와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거나 소극적으로 기왕증에 의한 후유장해가 없었음을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80778 판결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4년 전 무렵인 2015. 3. 18.경 ‘신경뿌리병증을동반한요추및기타추간판장애’ 증상으로 한 차례 치료를 받은 내역이 있을 뿐인 점, ②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을 진행한 감정의는 “원고의 나이가 당시 58세이고 골다공증이 예측되는 나이가 아니고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는 대사질환이 특정되지 않습니다. 수상 기전도 지붕에서의 3미터 낙상이어서 고에너지 손상으로 분류됩니다. 외상 기여도 100%, 기왕증 기여도 0%로 판단됩니다”라는 의견을 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후유장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2019. 7. 30.(사고일)부터 2019. 9. 30.(입원기간 종료일)까지 : 100%
2019. 10. 1.부터 2026. 4. 6.(가동종료일) : 32%
계산
2019. 7. 30.(사고일)부터 2020. 2. 6.(요양기간 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 : 9,693,588원(아래 표 순번 1 내지 3항의 합계액)
2020. 2. 7.부터 2026. 4. 6.(가동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 : 64,914,878원(아래 표 순번 4 내지 8항의 합계액)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받은 보험급여 공제<1>
휴업급여 기간의 일실수입 9,693,588원에서 위 기간 동안 원고가 수령한 휴업급여 19,520,20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게 된다.
휴업급여 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64,914,878원에서 원고가 수령한 장해급여 43,362,00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은 21,552,878원이 된다.
기왕 치료비
갑 제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직접 부담한 진료비 3,584,000원은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치료비용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기왕 치료비는 3,584,000원이 된다.
기왕 개호비 : 불인정
피해자가 사고로 인한 후유장애로 말미암아 개호가 필요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의 개호비를 청구하기 위하여는 실제로 개호를 받아 그 비용을 지출하였거나 또는 개호비를 현실로 지출하지 않았으면 적어도 피해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 근친자의 개호를 실제로 받았을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다8081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실제로 개호비를 지출하였거나 가족 등의 개호를 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책임의 제한 : 피고들의 책임비율 70%
일실수입 : 15,087,014원(= 21,552,878원 × 70%)이 되는데, 원고가 8,359,370원을 구하고 있으므로 그 금액만 인정하기로 한다.
기왕 치료비 : 2,508,800원(= 3,584,000원 × 70%)
위자료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입원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 15,000,0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5,868,170원(= 일실수입 8,359,370원 + 기왕치료비 2,508,800원 +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9. 7. 30.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8. 1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각주1)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