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문화사업, 시설관리사업, 기술사업, 근로자 파견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기능지원직으로 종사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환경업무를 담당하는 자들이다.
피고의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보수규정 및 복리후생관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기준급, 상여금, 제수당으로 구성되고 그 중 제수당에는 가족수당이 포함되어 있으며, 피고의 복리후생비는 급식보조비(매월 10만 원), 보건후생비(연 2회 각 160만 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의 임금은 기준급, 직무수당, 급식비, 능률수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소속된 BB노동조합이 2021. 2. 15. 작성한 2020년 임금협약에 관한 합의서에서는 원고들의 급식보조비를 매월 8만 원, 보건후생비를 연 2회 각 20만 원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의 취업규칙, 보수규정, 인사규정, 기능지원직 관리요령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6호증, 을 제3,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주위적으로, 피고는 피고 소속 직원들에게는 업무의 내용, 직급 등에 관계없이 일률적·보편적으로 지급하는 가족수당,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를 원고들에게는 지급하지 않거나 과소지급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차별적 처우의 금지) 제1항에 위배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또는 과소지급한 가족수당,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인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피고가 위와 같이 원고들에게만 가족수당,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를 차별적으로 지급한 것은 헌법상 평등권의 대사인적 효력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한 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손해배상으로 이와 같은 차별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인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은 지위와 업무의 내용이 다르고 상호 대체가능성이 없으므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양자는 채용절차, 수습과정 유무, 임금체계, 업무평가 등도 달리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양자 사이에 가족수당,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에 차이를 둔 것을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대우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들의 기능지원직이라는 지위가 사회적 신분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위반에 따른 임금지급의무 내지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원칙 위반 여부
기능지원직의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는바,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 헌법 제11조 제1항을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화한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의 ‘사회적 신분’ 역시 헌법 제11조 제1항과 마찬가지로 해석하여야 하고, 다만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는 경우 같은 법 제114조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은 더욱 명확하고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되어야 한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다른 차별금지사유인 ‘성별’, ‘국적’, ‘신앙’은 모두 사용자의 의사나 사업장에서의 근로형태 등과 관계 없이 당해 근로자가 비교적 오랜 기간 이를 유지하여 와서 쉽게 변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가 선택하여 취득할 수 없는 요소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쉽게 변경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고정성’과 ‘선택불가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기능지원직’이라는 근로계약상 지위 내지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되어야 성립되므로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고, 당사자의 의사합치에 따라 그러한 고용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또한, 기능지원직 근로자라도 일정한 채용절차를 통해 일반직으로 지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직도 가능하여 선택의 자유와 이탈의 자유를 가지므로 위와 같은 고용형태가 변경 불가능한 계속적, 고정적인 지위에 해당하거나 근로자의 인격과 관련된 일신전속적인 표지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기능지원직’이라는 원고들의 근로계약상 지위 내지 고용형태는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피고의 직원들과 달리 가족수당,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거나 과소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들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한편,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들과 같은 기능지원직의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한 경우에 해당할 뿐이어서 원고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직제규정은 제2조에서 직원은 주간급, 1직급 내지 7직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4조에서는 직원의 정원을 정하고 있는 반면, 제3조에서는 정원 외 사용인에 대하여 ‘사장은 업무상 필요에 따라 매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영업직, 연봉직, 기능지원직을 둘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피고의 기능지원직 관리요령 제4조 제1항에서는 기능지원직의 정원을 현장상황에 따라 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피고의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공개경쟁시험에 의하여 채용되고(인사규정 제10조), 채용시험은 직종별 또는 직무별로 본사에서 통합 실시하도록 되어 있으며(인사규정 시행세칙 제5조 제2항), 채용시험의 방법은 서류심사, 실기시험, 필기시험, 면접시험 및 신체검사로 구분하되 일부를 생략 또는 통합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인사규정 시행세칙 제6조). 또한 피고의 직원들에게는 능력급제가 적용되며(인사규정 제3조의 2) 신규채용자의 초임직급 및 초임능력급은 신규임용자의 자격, 경력 등을 참작하여 세칙이 정하는 평정기준에 의하여 부여되도록 되어 있다(인사규정 제14조). 반면 원고들의 경우 공개경쟁시험에 의해서가 아니라 피고의 예산정원에 따라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임금도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되어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은 채용절차와 임금체계가 상이하다.
피고의 직원들의 직군은 사무직과 기술직으로 구분되고, 사무직의 직종은 다시 일반사무, 회계, 컴퓨터로 구분되며, 기술직의 직종은 건축, 설비, 통신, 전기, 시설관리로 구분된다(인사규정 시행세칙 별표1) 이러한 피고 직원들의 직종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인 반면 원고들의 업무는 피고의 사업장 내에서의 환경 업무로서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은 업무 내용을 달리하고 양 업무 사이의 상호대체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의 직원들은 근무성적 등에 기초한 승진 심사를 받으나(인사규정 제22조 등), 원고들과 같은 환경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이러한 경쟁적인 승진제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피고의 직원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시업시간이 오전 9시, 종업시간이 오후 6시로 되어 있는 반면 원고들과 같이 환경직 근로자들의 시업 및 종업시간은 현장실정에 따라 조정하여 시행하되 근무형태에 맞도록 근무조 및 근무시간 편성을 별도로 정한 근무지정표에 따르게 되어 있어 양자는 근무시간도 달리하고 있다.
BB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교섭단위 분리결정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1. 환경직과 피고의 다른 직종과 사이에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함을 전제로 피고의 교섭단위에서 환경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들은 가족수당,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는 실비변상적·복리후생적 수당이므로 담당 업무의 성격에 다르다고 하여 이를 차등지급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주장하나, 위 수당들이 정액으로 일률지급되는 점에서(가족수당은 가족 수에 따라) 실비변상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복리후생적 차원에서 지급되는 수당이라 하더라도 이 역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으로서 구체적인 근로제공과의 관련성 정도에 따라 임금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업무의 본질적 차이를 근거로 그 지급여부를 달리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기간제법 제8조 제1항 위반 여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대상 근로자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두539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들에게 피고의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가족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를 피고의 직원들에 비하여 적게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채용형태 및 절차, 업무내용 및 범위, 권한과 책임 등을 달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직원들이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근거를 둔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들이 주된 업무의 내용에 있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피고의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가족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보건후생비, 급식보조비를 적게 지급한 것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함으로써 헌법상 평등권의 대사인적 효력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